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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제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이 손흥민의 주전 선임 배경을 설명했다. 토트넘은 오는 3일 새벽 4시 15분(이하 한국시간)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 프리미어리그 경기를 치른다.
경기를 앞두고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기자회견을 가졌다. 여기서 손흥민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주장 선임과 관련된 질문이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손흥민은 토트넘 주장 완장을 찼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을 주장으로 선임한 건 큰 결정이었다. 리더 자리가 비어있는 상태였다. 더욱 신중한 접근이 필요했다. 해리 케인, 위고 요리스는 물론 에릭 다이어까지 토트넘에 오래 있었던 선수들이 팀 내 큰 영향력을 끼쳤다. 팀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가 중요한 고려사항이었다. 새로운 방향을 설정하기 위해선 변화가 필요했다"고 말문을 뗐다.
그의 선택은 손흥민.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변화를 위해선 손흥민 같은 큰 영향력을 가진 선수가 주장으로서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다. 난 다르게 생각했다. 손흥민이 주장으로서 적임자라 판단했다. 한국 대표팀에서도 주장을 맡아온 선수다. 그를 주장으로 임명하는데 주저함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선수뿐 아니라 주장으로서 손흥민을 높이 사는 포스테코글루 감독이다. 주장 손흥민에 대해 "손흥민은 주장으로서 훌륭했다. 때때로 주장이란 자리가 부담스러울 수 있다. 그러나 올 시즌 손흥민은 완벽했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됐다"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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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의 주장 선임은 예견된 일이었다. 기존 주장이던 골키퍼 위고 요리스는 이적이 임박한 상황이었다. 해리 케인은 하루 전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했다. 토트넘 선수 중 실력, 인기, 리더 등에서 팀을 대표할 선수는 손흥민이 유일했다.
당사자인 손흥민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주장 발표 직후 토트넘 구단과 가진 인터뷰에서 "경기 전 미팅때 주장 선임 사실을 들었다. 처음엔 많이 놀랐다. 동시에 정말 자랑스러운 순간이었다"며 "말로 표현할 수 없다. 토트넘에서 주장을 한다는 건 내게 큰 영광이다"고 소감을 전했다.
2015년부터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손흥민은 어느덧 베테랑 연차에 접어들었다. 주장 선임과 별개로 큰 책임감을 느끼는 나이다. 손흥민은 "(주장 완장은)아주 큰 의미로 다가온다. 물론 지금 누가 주장이냐는 중요하지 않다. 당연히 어떤 1명이 주장을 해야하지만, 모든 선수가 책임감을 가지고 임해야 한다. 이미 선수단에게도 모두가 주장이라고 생각해달라 말했다. 그게 중요하다"며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주장 완장을 차고 있는 동안 난 모든 걸 쏟아붓겠다. 실망시키지 않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오랜 기간 동고동락한 케인, 요리스에 대한 존경도 나타냈다. "내게는 늘 환상적인 주장들이 있었다. 경기장 안팎에서 그들에게 정말 많은 걸 배웠다"며 "케인과 요리스는 토트넘 전설이다. 그들은 선수들을 위해 싸웠고 모든걸 쏟아부었다. 나 역시 그렇게 하려 한다"고 말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손흥민 주장 임명은 토트넘 내부에선 파격적인 선택이라 해석했다. 영국 매체 '풋볼런던'은 "토트넘 내부 사람들은 손흥민이 새 주장에 선임됐을 때 깜짝 놀랐다. 엄청나고 대단한 인기를 누리는 선수였지만 그동안 주장 그룹엔 포함되지 않았다. 리더로 보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전까지 토트넘 내에서 목소리를 내던 선수들은 주장 위고 요리스를 비롯해 해리 케인,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 에릭 다이어였다. '풋볼런던'은 "손흥민은 팀 내에서 이렇다, 저렇다 말이 많지 않았다. 포스테코글루 감독 결단에 많은 사람들이 놀란 이유다"라고 덧붙였다.
커리어만 놓고 보면 현재 토트넘에서 주장을 맡을 선수는 손흥민이 유일하다. 2015-16시즌부터 지금까지 토트넘에서만 9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다.
토트넘에서만 160골을 넣었다. 구단 역대 득점 5위다. 국제축구연맹(FIFA) 푸스카스상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 득점왕, 아시아 선수 최초 프리미어리그 100골 돌파 등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굵직한 업적을 수차례 쌓았다.
1882년 창단한 토트넘 141년 역사에 비유럽 국적 주장은 손흥민이 처음이다. 프리미어리그 한국인 주장은 박지성이 퀸즈파크 레인저스(QPR)에서 주장 완장을 찬 뒤 역대 두 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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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여기에 손흥민의 숨겨진 리더십도 발견했다. "손흥민은 한국 대표팀에서도 주장을 맡고 있다. 축구계에서 동료와 상대 모두에게 늘 존중받는 선수다. 매일 열심히 훈련하고 모범을 보인다. 주장직을 잘 받아들이고 있다"며 칭찬했다.
손흥민도 달라졌다. "프리시즌 돌입할 때부터 이런 생각을 갖고 있었다. 토트넘과 9년을 함께 했고 이제는 고참으로서 더 많은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젊은 선수들이 새롭게 합류했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이 그룹을 이끌어 가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주장을 맡게 돼 행복하고 기대가 된다. 하지만 우리에게 제일 중요한 건 누가 주장이냐가 아니라 당장 경기에 이겨 승점 3점을 따는 거다"고 밝혔다.
시즌 내내 활약도 좋다. 주장으로서 동료들을 이끌면서도 개인 경기력도 뛰어나다. 팀 내 득점, 도움 1위가 손흥민이다.
지난 1일 영국 매체 'BBC'는 2023-202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 30라운드 이주의 팀을 발표했다. 왼쪽 측면 공격수로 손흥민의 이름이 올랐다.
'BBC'는 프리미어리그 매라운드가 끝나면 전문가 가스 크룩스의 선택으로 이주의 팀을 선정해 소개하고 있다.
손흥민은 지난달 31일 열린 루턴 타운과 30라운드 홈 경기에서 후반 41분 역전 결승 골을 터뜨려 2-1 승리를 이끌었다.
크룩스는 손흥민을 언급하면서 "토트넘의 일관성 없는 모습에 화가 난다. 1분 동안은 세계 최고의 팀인 것 같다가도, 이후엔 영원한 패자로 보이기도 한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다행스럽게도 요즘 토트넘에서 유일하게 꾸준한 선수가 손흥민이다. 그가 없었다면 토트넘은 가라앉았을 것이다"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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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토트넘이 치른 리그 4경기 중 3경기에서 득점포를 가동한 손흥민은 시즌 15호 골을 기록했다 .프리미어리그 득점 4위 손흥민은 1위 엘링 홀란드와 격차를 3골까지 좁혔다. 득점왕 가능성도 충분한 상황.
손흥민은 고개를 저었다. "득점왕에 대해선 신경 쓰지 않는다. 알다시피 난 개인적인 성과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 편이다. 그저 팀을 위해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하고 싶다. 난 항상 축구가 팀 스포츠라 말했다. 개인적인 성과는 그 후에 따라온다. 팀을 위해 모든 걸 바치면 된다. 올 시즌 남은 경기에서 가능한 많은 승점을 따고 싶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특히 루턴 타운전 골은 손흥민에게 의미가 있었다. 토트넘 구단 역대 득점 순위에서 클리프 존스(159골)를 제치고 단독 5위(160골)가 됐기 때문이다.
영국 현지는 손흥민을 향해 찬사 일색이다. 경기 후 손흥민은 1만7,785명이 참여한 프리미어리그 공식 홈페이지 맨 오브 더 매치(MOM) 투표에서 80.4%의 지지를 얻어 팀 동료 브레넌 존슨(8.4%)을 큰 격차로 따돌리고 1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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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영국 매체 '이브닝스탠더드'도 손흥민에게 8점을 줬다. 축구 통계 매체 후스코어드닷컴은 8.21점을 매겼다. 이날 후스코어드닷컴이 8점대 평점을 준 선수는 양 팀을 통틀어 손흥민이 유일했다.
축구 통계 매체 '풋몹'은 손흥민에게 평점 8.4점을 부여했다. 이 또한 양 팀 도합 최고 평점이었다. 손흥민을 제외하면 토트넘의 페드로 포로가 7.7점으로 가장 높았다.
전반전 골대를 두 번이나 맞히며 아쉬움을 삼켰지만, 손흥민은 경기 막판 가장 중요할 때 역전골을 터트리며 해결사로 나섰다. 경기 후 손흥민은 "(골대를 두 번 맞춘)그 순간 정말 큰 좌절감을 느꼈다. 오늘(3월 31일)은 내게 운이 없는 날인 것 같았다. 골대를 두 번이나 맞추고, 상대 골키퍼의 멋진 선방도 있었다. 솔직히 말하면 경기 막판까지 좌절감에서 헤어 나오지 못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빠르게 멘탈을 수습했다. "주장으로서 마지막까지 침착함을 유지하고 싶었다. 감정적으로 보이고 싶지 않았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언제나 내 자신을 믿었다. 기회가 왔을 때 슈팅을 해야 한다는 걸 알았다. 결국 득점했고, 우리가 승점 3점을 얻는데 도움을 줄 수 있어서 기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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