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대 불운 딛고 결승골…활짝 웃은 손흥민 "미칠 정도로 좋았다"

[스포티비뉴스=맹봉주 기자] 이번에도 해결사는 손흥민이었다.

토트넘은 31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02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 30라운드 홈경기에서 루턴 타운을 2-1로 이겼다. 선발 출전한 손흥민은 후반 41분 역전골을 넣으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토트넘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4-2-3-1 포메이션을 꺼내들었다. 손흥민은 왼쪽 측면이 아닌 최전방 공격수로 뛰었다.

2선에는 티모 베르너와 제임스 매디슨, 데얀 쿨루셉스키가 출격했다. 그 뒤는 이브 비수마와 파페 사르가 지켰다. 백4는 데스티니 우도기와 라두 드라구신, 크리스티안 로메로, 페드로 포로로 구성됐다. 골키퍼 장갑은 굴리엘모 비카리오가 꼈다.

토트넘은 홈이었지만 루턴 타운 역습에 흔들렸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출신 타이트 총을 중심으로 위협적인 움직임이 돋보였다. 수비 전환도 빨랐다. 역습 기회를 살린 루턴 타운은 전반 초반 선제골을 기록하며 토트넘을 코너에 몰았다.

전반 19분 아쉬운 장면이 나왔다. 손흥민이 골키퍼까지 제치고 완벽한 찬스에서 때린 슛이 골대를 맞고 나온 것. 이 공을 베르너가 다시 찼지만 수비수 맞았고, 다시 사르가 때린 슛도 수비수 몸에 맞고 나갔다.

계속해서 토트넘이 루턴 타운 수비 조직력을 깨려고 했지만 호흡이 맞지 않았다. 쿨루셉스키와 베르너 쪽에서 균열을 만들지 못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후반전 휘슬이 울리자 브레넌 존슨 등을 투입해 그라운드에 활력을 더했다.

후반 6분 토트넘이 동점골로 균형을 맞췄다. 매디슨과 존슨이 오른쪽에서 패스를 주고받은 뒤, 존슨이 날카로운 땅볼 크로스를 시도했다. 베르너가 볼을 향해 집념있게 침투했는데 루턴 타운 수비수 카보레가 자신의 골망으로 골을 걷어내고 말았다. 토트넘엔 행운의 자책골이었다.

팽팽하게 맞붙던 흐름에서 손흥민의 한방이 터졌다. 역습 상황에서 볼을 몰고 들어간 뒤 왼쪽의 베르너에게 패스했다. 베르너는 이어서 박스 안의 존슨에게 연결했고, 존슨은 뒤쪽의 손흥민에게 패스했다. 손흥민은 곧바로 슈팅해 루턴타운을 뚫어내며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15호골을 터트렸다.

경기 후 손흥민은 1만7,785명이 참여한 프리미어리그 공식 홈페이지 맨 오브 더 매치(MOM) 투표에서 80.4%의 지지를 얻어 팀 동료 존슨(8.4%)을 큰 격차로 따돌리고 1위를 차지했다.

영국 매체 '풋볼 런던'은 손흥민에게 팀 내 최고인 평점 8을 줬다. '풋볼 런던'은 "전반에 골키퍼를 제친 후 각이 없는 지역에서 시도한 슈팅이 양쪽 골대를 다 강타했을 때는 정말 운이 없었다"면서 "정말 많이 뛰었다. 돌파구를 찾으려 했고, 계속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었다. 경기 마지막 10분 구간에서 강력한 슈팅이 굴절돼 결승 골로 이어졌다. 주장다운 퍼포먼스였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영국 매체 '이브닝스탠더드'도 손흥민에게 8점을 줬다. 축구 통계 매체 후스코어드닷컴도 8.21점을 매겼다. 이날 후스코어드닷컴이 8점대 평점을 준 선수는 양 팀을 통틀어 손흥민이 유일했다.

'풋몹'도 손흥민에게 평점 8.4점을 부여했다. 이 또한 양 팀 도합 최고 평점이었다. 손흥민을 제외하면 토트넘의 페드로 포로가 7.7점으로 가장 높았다.

손흥민은 "매우 힘들고 정말 강도 높은 경기였다. 골 찬스가 많았다. 더 빨리 득점했다면 쉽게 경기를 풀었을 거다. 그래도 결과적으로 승점 3점을 얻어서 기쁘다"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결승골을 넣은 기분에 대해선 "믿을 수 없이 좋았다. 경기 후반부였지 않았나. 정말 늦은 시간이었다. 거의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했다"며 "팬들이 열광하는 모습을 보면 미칠 정도로 좋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순간이다. 다만 경기 막판보다 더 이른 시간에 이런 기분을 느끼고 싶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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