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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님 2배' 연봉 42억원 과장님…채권 브로커, 무슨 일 하길래

뉴스1 박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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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님 2배' 연봉 42억원 과장님…채권 브로커, 무슨 일 하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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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쇄적 장외시장서 매수-매도 중개…영업 중요한 '그들만의 리그'

지난해 경제 변동성에 역할↑…"인하기 와도 브로커 호황 계속"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63빌딩에서 바라본 여의도 증권가. 2024.1.24/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63빌딩에서 바라본 여의도 증권가. 2024.1.24/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지난해 여의도 증권가에서 성과급을 기반으로 수십억 원 연봉을 수령한 고액 연봉자들이 속속 등장했다. 특히 채권·기업어음(CP) 중개 영업직원들이 '회장님'보다 많은 연봉을 받으며 고액 연봉자 상위에 이름을 올렸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윤태호 다올투자증권 채권본부과장은 지난해 연봉으로 42억 500만 원을 수령했다. 이병철 회장(18억 700만 원)보다 두 배가 넘는다.

윤 과장의 기본 급여와 복리후생 지원금은 7400만 원 정도였지만, 채권·CP 부문 중개영업에서 성과를 올려 41억 4000만 원의 상여금을 책정받았다. 다올투자증권은 중개영업 활동 중 직·간접비를 제한 후 성과보상비율(20%~50%)을 곱해 성과급을 산정한다.

다올투자증권에서 공시한 개인별 보수 상위 5인 중 이병철 회장을 제외한 모두가 채권영업 관련 임직원이었다.

박신욱 부장(19억 3000만 원), 김요한 부장(13억 7200만 원)도 채권·CP 등의 중개 영업을 통해 대거 상여금을 받아 연봉이 높게 책정됐다. 김정준 상무보(12억 4500만 원)도 채권 및 파생상품 매매를 통해 성과급을 10억 원가량 받았다.

타 증권사에서도 채권 관련 업무 담당자가 고액 연봉자에 이름을 올렸다. 남창현 현대차증권 전문상무(16억 4200만 원)는 채권금융에서, 신승호 유안타증권 과장(15억 9000만 원)은 채권·CP 영업에서 성과를 거두며 높은 연봉을 수령하게 됐다.


채권 영업은 본래 대표적인 고연봉 직무라는 것이 업계 전언이다. 채권 거래는 대부분 장외에서 이뤄지는데, 그 특성상 투자자가 거래 대상과 매수 가격을 찾기 힘들다. 이 때문에 브로커(중개인)의 채권 매수자와 매도자를 연결해 주는 역할이 특히 중요하다. '그들만의 리그'에서 '영업력'이 뛰어난 인재에게 성과가 몰리는 구조다.

특히 지난해 금리 변동성 확대로 채권시장 불확실성이 커지고, 단기채 차환 발행이 어려워지며 이들의 역할이 더 강조됐다. 만기된 채권을 새 채권으로 발행하는 차환 수요가 여전히 있음에도 차환된 채권을 받아줄 곳을 찾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이에 채권을 팔려는 이와 인수자를 적절히 연결해 주는 브로커의 수요가 더 커졌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건당 규모가 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기업금융(IB) 같은 부서에 시선이 쏠리면서 가려지긴 했지만, 채권 브로커들은 원체 고연봉 직군"이라며 "부동산이 꺾이고 채권 시장에서 브로커들이 기회를 잡으면서 고연봉으로 다시 주목받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브로커 전부가 고연봉자인 것은 아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잘하는 사람이 쭉 잘하는 구조라 특정인에게 일이 몰리는 경향이 있고, 이런 '능력자'들이 대형사에 비해 수수료율이 높은 중소형사에 적을 두는 일이 많다"고 설명했다. 다올투자증권도 전통적으로 채권·CP 영업이 강한 하우스로 꼽힌다.

올해 금리 인하 기대감 속에서 채권 시장 전반이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되며 채권 중개업 호황은 계속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금리가 떨어지는 시장에서는 채권 매매가 더 많아질 수 있고, 보유만 해도 이익이 난다"며 "채권 금리가 떨어지면 보유한 채권 평가 금액이 올라가고, 딜러들은 보유한 채권에서 추가 이익을 낸 상태에서 이를 팔아 수수료 수익도 챙기게 된다"고 말했다.

seungh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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