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골' 기성용, 딸에게 바친 '하트 세리머니'…"골 못 넣으면 핀잔, 득점 선물 기쁘다" [현장인터뷰]

(엑스포츠뉴스 서울월드컵경기장, 나승우 기자) FC서울 중심은 역시 캡틴 기성용이었다. 시원한 중거리 슛 한 방으로 서울에 시즌 첫 승을 안겼다.

서울은 1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하나은행 K리그1 2024' 3라운드 홈 맞대결서 2-0 완승을 거뒀다.

이른 시간 일류첸코의 페널티킥으로 앞서간 서울은 기성용의 중거리 골까지 터지며 시즌 첫 승을 따냈다. 승점 3점을 얻은 서울은 1승1무1패, 승점 4를 기록해 5위까지 뛰어올랐다.

기성용 활약이 돋보였다. 이날 한승규, 류재문과 함께 중앙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한 기성용은 나이가 무색한 활약을 펼쳤다. 수비 지역을 류재문에게 맡기고 평소보다 높은 위치까지 전진해 공격에 가담했다.

적재적소에 뿌려주는 패스도 일품이었고, 장기인 중거리 슛은 역시 기성용다웠다. 전반 24분 제주 수비가 걷어낸 공이 발 앞으로 흐르자 지체 없이 오른발 슈팅으로 이어갔다. 쭉 뻗어나간 공은 그대로 골망을 흔들었다.

이번 시즌 주장직을 다시 맡게된 기성용은 직접 골까지 터뜨리며 서울의 시즌 첫 승에 힘을 보탰다.

경기 후 수훈 선수 인터뷰에서 기성용은 먼저 "홈에서 승리를 하게돼 상당히 기쁘다. 지난 주 경기에서 부족한 부분들 때문에 많이 아쉬웠다고 생각한다"라며 "첫 경기보다 두 번째 경기가 나아졌다고 생각한다. 두 번째보다는 이번 경기가 더 나아졌기 때문에 아직 아쉬운 부분들이 있지만 오늘 선수들이 정말 좋은 모습으로 팬들에게 좋은 결과를 가져온 것 같다"라고 팬들에게 승점 3점을 선물해 기쁘다고 밝혔다.

이날 시즌 첫 골을 넣은 기성용은 하트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이에 대해 기성용은 "딸 아이(기시온 양)에게 한 거다. 항상 경기가 끝나고 나면 딸 아이가 언제 골을 넣냐고 물어보기도 한다. 지난 2경기에서는 골을 못 넣어서 핀잔을 들었다"라며 "딸에게 세리머니를 할 수 있어서 기뻤던 것 같다"라고 세리머니의 의미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물론 골 넣는 것도 좋지만 3경기 만에 어렵게 승점 3점을 가져온 것에 대해서도 만족스럽게 생각한다. 기회가 된다면 오늘처럼 더 전방에서 플레이를 하다보면 더 많은 찬스들이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앞으로 기회가 왔을 때 공격 포인트를 올려보이겠다고 선언했다.

류재문과의 첫 호흡에 대해서는 "좋은 경기를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2경기를 뛰지 못해 개인적으로 실망했을텐데 120%를 보여줬다고 생각한다"라며 "다른 선수들도 있고, 감독님의 전술적 판단으로 누가 나가게 될지 모르겠지만 모든 선수들이 하나가 돼 뛰어줬다. 술라카, 최준, 한승규 다 잘 해줬다. 팀이 경쟁하고 긍정적으로 나아갈 수 있는 부분이 될 것 같다"라고 평가했다.

이날 2만9536명의 팬들에게 승리를 선물한 것에 대해선 "긍정적인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많은 관중들이 왔을 때 좋은 경기력으로 더 찾아올 수 있게 했어야 했는데 개인적으로 아쉬웠다. 이번 경기를 준비하면서 또 많은 관중들이 오게 된다고 하면 절대 실망감을 주지 말자는 이야기를 선수들과 했다"라며 "다행히 무실점 경기로 관중들에게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린 것 같다. 다음 홈 경기 때는 선수들에게도 뛸 맛이 나는 경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김기동 감독과도 좋은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감독님이 팀에 오시고 얼굴이 많이 늙으신 것 같다"라고 농담을 던진 기성용은 "오신 지 2~3개월 됐는데 지난 2경기를 하면서 주장으로서 죄송한 마음이 있었다"라며 "감독님이 유쾌하고 그런 모습들이 살아나야 하는데 그러지 못해 결과를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었다"라고 아쉬워했다.

그러면서도 "포항에서 워낙 좋은 결과들을 만드셨기 때문에 전적으로 신뢰하고 있다. 배우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하루아침에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분명 시간이 필요하다. 서울은 울산이나 전북에 비하면 갈 길이 멀다. 한 경기 한 경기 오늘처럼 겸손하게, 열정적으로 하다보면 좋은 결과들이 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