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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3 (수)

이슈 손흥민으로 바라보는 축구세상

"독일에서 인종차별 많이 당했다" 김민재 고충, 손흥민은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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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어렸을 때 독일에서 인종 차별을 많이 당해서…"

지난 2022년 손흥민은 국내에서 열린 '손 커밍데이' 행사에서 2018년 러시아 월드컵 독일전이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라고 전하며 독일에서 당했던 인종차별 피해를 털어놓았다. 당시 한국은 독일을 2-0으로 꺾었고 손흥민은 1-0으로 앞선 후반 추가시간 두 번째 골을 넣었다.

손흥민은 "어릴 때 독일에서 상상도 못할 힘든 생활을 했다. 인종 차별도 많이 당하고 힘들었다"며 "언젠가는 꼭 갚아줘야겠다고 생각했다. 독일 사람들이 우는 모습을 보여서 위로해주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내가 좋아하는 것으로 복수해 줄 수 있어서 참 기억에 남는 경기"라고 이야기했다.

손흥민은 2008년 독일 함부르크 유소년 팀에 입단한 뒤 함부르크를 거쳐 바이어 레버쿠젠에서 뛰었다.

손흥민의 이 발언은 독일은 물론이고 세계에서 큰 화제가 됐다. 독일 축구 매체 키커는 '인종차별과 싸워야 했다: 독일에 대한 손흥민의 복수'라는 제목 아래 "언젠가 복수를 하고 싶었다"는 손흥민의 말을 옮기며 "독일전 승리가 손흥민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인 이유는 '인종차별에 대한 복수'였기 때문"이라고 적었다.

미국 '블리처 리포트 풋볼'은 인스타그램 카드뉴스로 손흥민의 발언 전문을 영어로 번역해 업로드했다. 그런데 '좋아요'를 누른 인물 중엔 전 독일 국가대표 수비수 제롬 보아텡도 있다. 보아텡은 가나인 아버지와 독일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흑인혼열이다.

프랑스 매체 '프랑스24'와 영국 인디펜던트 역시 "토트넘 홋스퍼에서 뛰고 있는 손흥민이 10대 때 독일에서 인종차별을 겪었다"는 소식을 기사로 조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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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바이에른 뮌헨 수비수 김민재에게 벌어지는 상황은 손흥민의 발언을 떠올리게 한다.

바이에른 뮌헨 부동의 주전 수비수였던 김민재는 겨울 이적시장에서 팀에 합류한 에릭 다이어에게 밀려 지난 두 경기 연속 벤치에서 출발했다. 김민재가 지난해 발롱도르 순위에서 센터백 중 가장 높은 위치에 올랐던 반면 다이어는 토트넘에서 '측면 수비수'에게 밀렸을 정도로 입지가 떨어져 있던 선수였다는 점에서 상식 밖 선수 기용이다.

투헬 감독은 지난 9일 마인츠 05와 경기를 앞두고 "김민재에겐 정말 어려운 시간이다. 지금도 충분히 뛸 자격이 있고, 아주 훌륭하다. 그러나 이럴 때도 있다"면서도 "다이어와 더 리흐트가 앞서 두 번의 홈경기를 치러봤다. 그래서 조합을 고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다이어는 매우 명확한 플레이와 말을 한다. 수비진을 잘 조직하는 능력이 있어 더 리흐트와 관계가 좋다. 아무래도 그들이 한 발 앞서 있다"라고 김민재의 입지 하락을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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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독일 매체들은 김민재에게 유독 박한 평가를 해왔다. 김민재가 프라이부르크와 경기에서 실수로 실점 빌미를 주자 하나같이 '김민재를 선발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모았다. 시즌 내내 김민재를 쌍심지 켜고 지켜보던 '키커'는 "김민재는 프라이부르크전에서 부진했다. 더 이상 안전을 보장하는 선수가 아니다. 앞으로 해결책은 다이어와 마티아스 더 리흐트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빌트'도 시선이 비슷했다. 이들 역시 "김민재는 가장 일관된 플레이를 펼치는 센터백이었다. 그러나 라치오와 2차전을 앞두고 다른 수비수와 경쟁에서 패한 모습이 엿보인다. 토마스 투헬 감독도 김민재의 패배를 판단하기 시작했다"고 거들었다.

하나같이 최근의 바이에른 뮌헨 부진 원흉을 김민재라 칭한 셈이다.바이에른 뮌헨은 마인츠와 경기 전까지 지난 5경기에서 1승에 그치며 분데스리가 우승이 멀어지고, 챔피언스리그에서도 벼랑 끝까지 내몰렸다. 이중 김민재는 RB 라이프치히전을 제외한 4경기에서 풀타임을 소화했다. 김민재가 뛰는 동안 바이에른 뮌헨의 실점이 늘어난 게 사실이었다. 반면 다이어를 선발로 내보낸 라치오전과 마인츠전에선 차례로 3-0, 8-1 승리를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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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키커는 지난 1월 독일 분데스리가 전반기 랑리스테(선수 등급)을 공개하면서 논란을 일으켰다. 바이에른 뮌헨에서 '혹사' 우려가 제기됐을 정도로 수비를 지켰던 김민재가 아닌 우파메카노를 바이에른 뮌헨 최고의 수비수로 선정하면서 김민재를 분데스리가 전체 수비수 중 11위에 올려놓았다.

반면 다이어를 향한 독일 매체들의 대우는 상반된다. 라치오와 경기에서 빌트는 다이어에게 평점 2점을 매겼다. 1~5점까지 낮을 수록 수훈 선수에 가까운 독일 평점에서 2점은 꽤 큰 호평이다. 그동안 김민재가 전 지역을 커버하며 몸을 혹사시킬 때도 좀처럼 받지 못하던 평가다.

그래도 김민재를 감싼 의견도 있다. 바이에른 뮌헨에서 15년(1976~1991)동안 551경기를 뛴 원클럽맨인 클라우스 아우겐탈러는 지난 13일 독일 매체 TZ와 인터뷰에서 김민재가 선발에서 밀려난 이유는 '언어 문제'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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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파메카노와 김민재가 중앙 수비에서 함께 뛰었을 때 그들의 개인 능력을 볼 수 있었지만 조율이 부족해 좋은 수비를 만들지 못했다"라고 입을 연 뒤 "수비력은 라치오와 마인츠전이 훨씬 좋았는데 이게 더리흐트와 다이어 때문인지는 모르겠다"라며 "뮌헨은 이미 잘 갖춰진 팀이었다. 모두가 최선을 다했고, 이 팀에서 가능성을 보았다"고 했다.

이어 "의사소통 관점에서 보면 김민재한테 쉽지 않은 일"이라며 "그는 한국에서 왔고, 중국에서 튀르키예로, 튀르키예에서 이탈리아로, 그리고 지난 여름 이탈라에서 뮌헨에 왔다. 김민재는 매번 새로운 언어를 배워야 했는데, 이를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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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디애슬래틱도 김민재가 안전하다고 선을 그었다. "김민재는 견고한 모습을 보여 왔지만 그가 갖고 있는 잠재력은 바이에른 뮌헨에서 그의 입지를 안전한게 만든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디애슬래틱은 "나폴리에서 김민재를 지도했던 루치아노 스팔레티는 지난해 그를 '세계 최고 센터백'이라고 불럿다. 로즈 슈미트 전 베이징 궈안 감독은 '잠재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평가했다"며 "김민재는 금요일 프라이부르크와 경기에서 루카스 횔러가 후반 늦은 시간 동점골을 넣은 것을 지켜봤다. 개인 실수라는 측면에서 봤을 때 이것은 3부리그 사르부클켄전 1-2 패배와 하이덴하임전 4-2 승리에서 나왔던 잘못된 패스만큼 나쁘지 않지만 (프라이부르크전 실수는) 선수단 전체를 사로잡은 무기력함을 어느정도 상징한다"고 감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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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전투적인 플레이 스타일과 박스 안에서 적극적인 존재감으로 영입된 김민재는 끊임 없이 변화하는 포백 라인에 어떠한 권위도 발휘할 수 없었다"며 "이번 시즌 바이에른 뮌헨이 겪은 여러 문제를 생각하면 그에게 너무 많은 비난을 퍼부어선 안 된다. 바이에른 뮌헨은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를 5-1로 꺾은 경기에서 단 한 골만 내줬는데 이때 투헬 감독은 마르자위, 다욧 우파메카노, 김민재, 데이비스 등 자신이 선호하는 수비진을 내세웠고 김민재는 위대한 잠재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김민재는 주력과 좋은 포지셔닝을 갖고 있으며 키도 크다. 또 중원까지 공을 잘 운반하고 패스는 엘리트 수준이며 가로채기 비율(90분 당 2.18개)는 상위 5대리그 선수 중 99번째 백분위 안에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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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리더십과 압박 속에서 침착함과 같은 다른 방어적인 자질은 측정하기 어렵다. 이 관련성은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상황이 더 안정될 그의 두 번째 시즌에 더 높아질 것"이라며 "김민재는 차기 감독 밑에서 유리한 출발을 할 수 있다. 지금까지 좋은 시즌을 보낸 가장 근접한 수비수 중 한 명이며 이번 여름에 예상되는 큰 변화로부터 안전한 몇 안 되는 선수 중 한 명이다. 2021년 한지 플릭 감독이 떠난 이후 자신감을 잃은 것처럼 보이는 바이에른 뮌헨 선수들과 달리 김민재는 구단이 선수들에게 바라는 회복력을 정확히 구현하고 있다. 어쩌면 정상을 향한 그의 쉽지 않은 여정이 상황을 멀리 보는 데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키커는 16일 열리는 다름슈타드와 경기 선발 라인업을 전망하면서 김민재를 또 선발 명단에서 제외했다. 지난 두 경기와 마찬가지로 다이어와 마티아스 더리흐트가 선발로 출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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