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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을 앞두고 오클랜드와 스프링트레이닝 초대권이 포함된 마이너리그 계약을 하고 시범경기 생존 레이스에 돌입한 박효준은 12일(한국시간) 미 애리조나주 스캇데일 솔트 리버 필즈 앳 토킹 스틱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경기에 선발 8번 우익수로 출전, 3타수 2안타 1득점을 기록하며 활약했다. 박효준은 이날 팀의 6-5 승리에 일조했고, 모처럼의 선발 출전에서도 타격감이 꺾이지 않았음을 과시했다.
박효준은 최근 들어 들쭉날쭉한 출전 시간 속에 타격감이 다소 떨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었다. 한때 5할 이상이었던 시범경기 타율이 최근 무안타 침묵 속에 어느덧 0.300까지 내려왔다. 이 고비를 잘 넘기는 게 중요했는데 12일 경기에서 모처럼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타율을 0.348까지 끌어올렸다. 시범경기 멀티히트는 3월 2일 캔자스시티전(원정) 이후 처음이고, 안타는 3월 5일 신시내티전(1안타) 이후 처음이다.
박효준은 이번 시범경기 13경기에서 선발과 백업을 오가며 총 23타수를 소화, 타율 0.348(23타수 8안타), 출루율 0.360, 장타율 0.565, 1홈런, 6타점, 2도루, 4득점, OPS(출루율+장타율) 0.925를 기록 중이다. 박효준은 2022년 피츠버그 소속으로 시범경기 타율 0.308, OPS 0.934를 기록했으며, 지난해에는 애틀랜타 소속으로 타율 0.273, OPS 0.740을 기록한 바 있다. 전체적인 출전 경기 수나 성적에서 올해가 메이저리그 데뷔 후 가장 좋은 시범경기 시리즈를 보내고 있다. 메이저리그 로스터 진입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첫 타석부터 안타를 쳤다. 0-0으로 맞선 2회 2사 1루에서 첫 타석을 맞이한 박효준은 상대 선발 라이언 넬슨을 상대로 우전 안타를 쳤다. 2B의 카운트에서 3구째 93.6마일 패스트볼이 가운데 들어오자 망설임 없이 방망이를 돌려 안타를 만들었다. 기분 좋은 순간이었다. 다만 1루 주자 대럴 에르나이스가 홈으로 들어오는 과정에서 아웃돼 타점은 올라가지 않았다.
이어 5회에는 안타와 도루까지 성공하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박효준은 1-1로 맞선 5회 선두 타자로 나와 좌익수 방면에 떨어지는 안타를 때렸다. 상대 투수 카허의 98.2마일 강속구를 받아쳐 만들어 낸 결과였다. 이어 박효준은 호시탐탐 도루 타이밍을 본 끝에 결국 2루를 훔쳐 올해 시범경기 두 번째 도루를 만들어냈다.
박효준은 후속 타자의 안타 때 3루까지 갔고, 1사 후 잭 겔로프의 좌전 안타 때 여유있게 홈을 밟아 득점을 추가했다. 오클랜드는 2사 후 미겔 안두하의 적시 2루타가 터지며 4-1로 앞서 나갔다. 박효준의 선두타자 출루가 오클랜드의 5회 3득점에 크게 기여한 셈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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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준의 메이저리그 생존 가능성을 높인 경기이기도 했다. 사실 근래에는 어려움을 겪었던 박효준이다. 초고교급 유격수로 이름을 날렸던 박효준은 고교 졸업 후 KBO리그 드래프트에 나가지 않고 뉴욕 양키스와 계약하며 메이저리그 도전의 길을 갔다. 이후 마이너리그에서 오랜 기간 기량을 갈고 닦았고, 2021년에는 뉴욕 양키스 소속으로 꿈에도 그리던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았다. 그리고 직후 곧바로 피츠버그로 트레이드돼 인생의 전기를 맞이했다.
박효준은 2021년 피츠버그 트레이드 이후 44경기에 나가 타율 0.197을 기록했다. 피츠버그는 박효준을 활용하기 위해 트레이드를 했고, 그 기회는 2022년 시즌 초반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그 기회에서 확실한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내야와 외야를 오가며 부지런히 경기에 나갔으나 23경기에서 타율은 0.216, 출루율은 0.276에 그쳤다. 결국 박효준은 그 시점 이후 다시 메이저리그로 올라오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보스턴과 계약을 했으나 켄리 잰슨을 영입한 보스턴이 40인 로스터의 한 자리를 비우기 위해 방출했고, 애틀랜타의 부름을 받아 이적했지만 하필 팀이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야수층이 두껍고 주전 선수들이 확실한 애틀랜타였다. 박효준이 지난해 마이너리그에만 머문 이유다. 박효준은 지난해 트리플A에서 101경기에 나가 타율 0.262, 출루율 0.385, 6홈런, 42타점, 16도루라는 준수한 성적을 거뒀으나 애틀랜타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자리가 없었다. 결국 시즌이 끝난 뒤 애틀랜타를 떠났다.
나이로 봤을 때 마지막 승부를 걸었어야 했던 박효준은 오클랜드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했다. 긍정적인 요소가 많았다. 오클랜드는 메이저리그 최약체 팀이다. 선수층이 두껍지 않다. 그리고 잘하는 선수들은 트레이드로 팔려나가기 일쑤다. 마이너리그와 메이저리그에 걸쳐 있는 선수들에게 문이 상대적으로 넓게 열려 있다는 뜻이다. 박효준도 생존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 하에 과감하게 베팅했다. 그리고 지금까지는 성공적인 길을 걷고 있다.
오클랜드는 지난 11일 스프링트레이닝에 있던 선수 중 총 12명을 한꺼번에 컷오프했다. 이제 메이저리그 스프링트레이닝에 남은 선수는 총 40명이다. 이중 32명이 원래 40인 로스터에 있던 선수고, 나머지 8명은 초청 선수 신분이다. 초청 선수를 나눠보면 투수가 하나, 나머지는 야수다. 오클랜드는 현재 야수층이 두껍지 않다. 지금까지의 컷오프 과정과 현재 로스터 상태를 보면 초청선수라고 해도 메이저리그 개막 로스터 진입이 가능해 보인다. 7명의 선수 중 절반은 살아남을 가능성이 있다.
이중 백업 포수로 유력한 카를로스 페레스의 생존 확률이 가장 높다. 그 다음이 박효준이다. 박효준의 타격 성적은 역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다즈 카메론(타율 0.235)이나 맥스 슈먼(타율 0.263)보다 좋기 때문이다. 아직 장담할 수는 없지만, 현재 타격을 이어 나간다면 극적인 메이저리그 재진입도 가능해 보인다. 여기에 박효준은 이미 내야는 물론 외야까지 두루 소화할 수 있는 유틸리티 플레이어로서의 가치도 있다. 마지막 고비를 넘길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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