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올 여름 토트넘 홋스퍼와 재계약을 맺고 구단 레전드 반열에 오를 손흥민이지만 아직 갈 길이 남았다.
프리미어리그 역대 최고의 공격수 톱 10에 포함되기에는 부족하다는 평가다.
영국 스포츠바이블은 9일(한국시간) 역대 최고의 프리미어리그 공격수 10명을 선정하며 순위를 매겼다. 이 명단에 최근 프리미어리그에 합류한 엘링 홀란(맨체스터 시티)이 포함됐지만 10년 가까이 뛴 손흥민의 이름은 없었다.
스포츠바이블은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최고의 공격수 순위를 매기는 건 가장 어려운 작업이었다. 프리미어리그가 출범한 후 32년 동안 순수한 골잡이, 기술적인 공격수, 세컨드 스트라이커 등 최고의 공격수들이 많이 배출됐다"라며 "우리는 수많은 기준을 바탕으로 리그 역사상 가장 위대한 공격수 순위를 매겼다"라고 손흥민이 빠진 톱 10 리스트를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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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위는 리버풀에서 활약한 루이스 수아레스(인터 마이애미)였다. 매체는 "수아레스는 3년 반 동안 리버풀 소속으로 프리미어리그 110경기 69골을 넣었다. 특히 마지막 2시즌 동안 단 66경기에서 54골을 터뜨렸다. 마지막 시즌에는 31골을 넣었으며, 공격 파트너 다니엘 스터리지와 함께 거의 홀로 리버풀을 프리미어리그 우승 문턱까지 올려놨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많은 논란도 있었다. 리버풀을 떠나 바르셀로나로 이적한 그 해 여름, 월드컵에서 조르지오 키엘리니를 물어뜯은 혐의로 4개월 동안 모든 축구 활동 정지 처분을 받았다"라고 논란으로 인해 순위가 깎였다고 설명했다.
9위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레전드 앤디 콜이었다. 매체는 "많은 팬들은 맨유가 유벤투스를 꺾고 1998-99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진출하도록 만든 토리노에서의 결승골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며 "프리미어리그에서는 1994년 뉴캐슬 유나이티드 소속으로 단일 시즌 34골을 넣어 최고 기록을 세웠다"라고 조명했다.
또한 "187골을 넣어 프리미어리그 역대 최다 득점 순위 4위에 올랐으며, 그 중 93골을 맨유 소속으로 넣었다"라고 프리미어리그에 남긴 업적을 치켜세웠다.
8위는 마이클 오언이었다. 잉글랜드 선수로는 마지막으로 발롱도르를 수상한 오언에 대해 매체는 "이 명단에서 순위를 매기기 가장 어려운 선수였다. 19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 전성기 시절 오언은 세계 축구를 통틀어도 최고의 스트라이커였다. 2001년 발롱도르 수상이 이를 입증했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커리어 후반에는 부상으로 타격을 입었다. 리버풀에서 7시즌 동안 117골을 넣었지만 2005년 이뤄진 뉴캐슬 이적은 성공적이지 못했다. 이후 맨유에서 3년 동안 중요한 골을 몇 개 넣었다"라고 막바지 활약이 아쉽다고 덧붙였다.
7위는 맨유의 7번 에릭 칸토나였다. 매체는 "프리미어리그 초창기 맨유와 잉글랜드 축구에 혁명을 일으킨 선수였다"라고 극찬했다. 이어 "맨유는 칸토나가 뛴 5시즌 동안 한 시즌을 제외하고 모두 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유일한 시즌은 1994-95시즌으로 칸토나가 크리스탈 팰리스 관중에게 쿵후킥을 날려 8개월 출전 정지를 받은 때였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맨유 소속으로 단일 시즌 20골의 벽을 넘지는 못했지만 칸토나는 단순한 골잡이 그 이상이었다"라며 칸토나의 영향력에 높은 점수를 줬다.
6위는 현재 프리미어리그에서 2번째 시즌을 맞은 엘링 홀란이었다. 매체는 홀란에 대해 "몇 년 더 시간을 준다면 명단 상위권에 오를 선수"라고 평가하면서 "단 18개월 만에 이 자리에 있다는 건 그가 얼마나 좋은 선수인지 보여준다"라고 했다.
이어 "영국 축구는 홀란과 같은 축구 선수를 본 적이 없다. 신체 능력, 속도, 마무리 능력 모두 하나로 통합된 것 같다. 지난 시즌에는 리그 35경기 36골로 득점왕과 단일 시즌 최다 득점 기록을 세웠다"라며 "이번 시즌 18골이 평범해보일 정도다. 홀란은 자신만의 놀라운 기준을 가지고 있으며 부상 복귀 후 다시 시작하고 있다"라고 미래를 기대했다.
5위는 지난 시즌까지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한 손흥민의 단짝 해리 케인이 자리했다. 스포츠바이블은 "케인은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하기 전 토트넘에서 213골을 넣었다.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가장 위대한 골잡이 중 한 명이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앨런 시어러의 260골을 깨는 건 불가능해 보이지만 웨인 루니, 앤디 콜 같은 선수들은 이미 넘어섰다"라며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3회, 통산 어시스트 47개를 기록했다. 영국 축구계에서 케인보다 더 완벽한 공격수는 없다"라고 토트넘에서 완전체로 거듭났다고 강조했다.
4위는 맨시티 레전드 세르히오 아구에로였다. 아구에로는 프리미어리그 우승 5회, 5시즌 연속 20골 이상을 기록하며 맨시티 역사에 이름을 남겼다. 매체도 "맨시티의 성장세를 대표하는 선수가 있다면 바로 아구에로일 것"이라고 했다.
이어 "퀸스파크레인저스를 상대로 상징적인 승리를 거둔 후 아구에로는 펩 과르디올라 감독 밑에서 자신의 축구를 재창조했다"라며 "2017-18시즌 25경기 21골은 아구에로가 어떤 감독 밑에서든 골을 넣을 수 있는 선수란 걸 증명했다. 그냥 그에게 공을 주기만 하면 된다"라고 설명했다.
3위는 프리미어리그 역대 최다 득점자 앨런 시어러였다. 매체는 "프리미어리그 역대 최고의 스코어러가 3위에 불과하다니 믿을 수 없을 것"이라면서 "숫자로만 보면 시어러의 정점은 블랙번 시절이었다. 3시즌 연속 30골 벽을 깨뜨렸다. 이 중 하나는 커리어 최초이자 유일한 프리미어리그 우승으로 이어졌다"라고 적은 우승 경력이 다소 아쉽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시어러는 자신이 얼마나 대단한 선수인지 보여주기 위해 트로피가 필요한 선수가 아니다. 리그 통산 260골 기록이 이를 말해준다"라고 그의 업적을 칭송했다.
2위는 맨유 레전드 웨인 루니였다. "'웨인 루니라는 이름을 기억하라'는 해설 코멘트가 유명해진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라고 소개한 매체는 "루니는 16세의 나이로 에버턴에서 활약해 10년 이상 프리미어리그를 지배했다. 253골로 맨유 역대 최다 득점자에 올랐고, 208골로 프리미어리그 통산 득점 3위를 기록했다. 어시스트도 103개로 3위다. 득점 뿐만 아니라 어시스트 등 루니는 모든 걸 할 수 있는 공격수였다"라고 조명했다.
대망의 1위는 아스널의 킹 티에리 앙리였다. 매체는 "앙리는 아스널에서 3번의 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리그에서만 174골을 넣었고, 5시즌 연속 24골을 넘겼다. 2000-2001시즌부터 2005-2006시즌까지 5시즌 연속 리그 베스트 11에 선정됐으며,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을 제외하고 아스널에서 모든 걸 성취했다"라고 종합적으로 봤을 때 가장 우위에 있었다고 설명했다.
손흥민의 이름이 없다는 건 아쉽지만 선수들 면면을 보면 충분히 납득 가능하다. 손흥민에게도 마지막 남은 도전 과제다.
손흥민은 독일 함부르크에서 성장해 바이엘 레버쿠젠을 거쳐 2015년 토트넘에 입단했다. 입단 첫 시즌을 제외하고 매 시즌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하며 주축 공격수로 활약했다.
2021-22시즌에는 생애 첫 리그 득점왕을 차지했다. 리그에서만 35경기에 출전해 페널티킥 없이 23골을 집어넣어 모하메드 살라와 공동 득점왕에 올랐다. 손흥민은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에 오르는 영예를 안았다.
지난 시즌에는 다소 부진한 활약 속에서도 10골을 넣은 손흥민은 이번 시즌 완전한 주포로 자리매김했다. 팀 동료 해리 케인이 독일 바이에른 뮌헨으로 떠난 후 팀 득점 대부분을 담당하고 있다. 리그 23경기에서 13골 6도움으로 팀 내 최다골을 기록함과 동시에 6도움을 기록하며 이타적인 플레이도 선보였다.
최근 오일머니를 앞세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손흥민을 향한 러브콜이 끝없이 이어지고 있지만 손흥민은 토트넘 잔류만을 바랐고, 올 여름 토트넘과 재계약을 맺을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구단 레전드로 남게됐다.
영국 TBR풋볼은 "사우디아라비아가 올 여름 토트넘 홋스퍼의 월드클래스 선수를 영입할 계획이다. 손흥민이 그 타깃이며 세부사항이 마무리 중이다. 영입을 위해 몇 주 내로 접촉할 것"이라고 전했다.
사우디는 손흥민 뿐만 아니라 모하메드 살라(리버풀), 케빈 더브라위너(맨체스터 시티), 루카 모드리치(레알 마드리드) 영입을 노릴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 축구 부흥을 위해 세계적 선수들을 영입해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계획이다. 손흥민을 포함한 이 선수들은 수많은 팀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이탈리아 출신 축구 전문기자 루디 갈레티 또한 "사우디는 다음 이적시장 세션을 위해 전략을 수립했다. 계획의 세부사항을 마무리했고, 계약 우선순위를 정했다"라며 "현재 여름 이적시장 주요 타깃으로 간주되는 선수는 더브라위너, 살라, 손흥민, 모드리치다. 이들과의 접촉은 앞으로 몇 주 안에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손흥민의 사우디 이적설을 보도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손흥민이 사우디로 이적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이미 손흥민은 자신의 입으로 직접 사우디 리그는 가지 않을 거라고 말한 적이 있다.
지난해 여름 사우디 알이티하드 이적설이 불거졌을 때 손흥민은 "난 아직 거기에 갈 준비가 안 돼 있다. 프리미어리그가 더 좋고, 여기서 더 해야 할 일이 더 남아 있다. (기)성용이 형이 그때 이야기한 적이 있다"라며 희대의 명언이었던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주장은 중국에 가지 않는다'를 언급했다.
나라만 다를 뿐 돈을 바라보고 유럽을 떠나는 건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주장으로서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이라는 의미였다.
손흥민은 또 "나한테 돈은 중요하지 않다. 축구에 대한 자부심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리그에서 뛰는 게 더 중요하다"라며 "프리미어리그에서 아직 해야 될 게 많다. 토트넘 팬들은 좋아할 것 같다"라며 사우디 이적은 절대 없을 거라고 못 박았다.
당시 글로벌 스포츠 매체 ESPN은 "손흥민이 사우디아라비아 리그 알 이티하드로부터 매 시즌 3000만 유로(약 420억) 수준의 연봉이 포함된 4년 계약을 제안받았다"라고 보도했다.
이어 "사우디아라비아는 손흥민이 알 이티하드로 합류할 수 있다고 전망 중"이라며 "알 이티하드는 손흥민의 영입을 위해 6000만 유로(약 841억원)에 이르는 추가적인 보너스까지 준비했다"라고 덧붙였다.
사우디의 막대한 연봉 제안을 거들떠보지도 않고 프리미어리그 잔류를 외쳤던 손흥민이다.
TBR풋볼 또한 "손흥민이 토트넘을 떠나는 건 케인을 뮌헨에게 내준지 1년밖에 안 된 토트넘에 엄청난 타격이 될 것"이라며 "더군다나 사우디 프로리그가 얼마나 열악한지를 생각하면 손흥민의 사우디 이적은 많은 서포터들에게 큰 실망으로 느껴질 것"이라고 손흥민의 이적이 이뤄질 가능성을 낮게 점쳤다.
이어 "손흥민은 지난 몇 년간 토트넘 레전드, 구단 일인자로 자리잡았다. 여전히 전성기에 있기 때문에 중동으로 가는 건 수치스러운 일이 될 것"이라며 "사우디로 떠나는 건 토트넘에서 수년을 보낸 손흥민의 프리미어리그 경력에 오점을 남길 것"이라고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리고 영국 풋볼인사이더가 지난 8일 "토트넘은 손흥민과 새로운 계약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 여름에 마무리될 것"이라고 독점보도하면서 사실상 토트넘에서 뼈를 묻게 됐다.
매체는 "토트넘은 손흥민이 1년 더 머물게 할 수 있는 옵션을 가지고 있지만 기적으로 손흥민과 토트넘의 계약은 2025년 여름 만료된다. 현재 양측이 초기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시즌이 끝나면 새로운 게약이 성사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올 여름 재계약에 성공해 토트넘 레전드로 이름을 남기게 되면 나아가 프리미어리그 역대 최고의 공격수 자리에도 도전장을 내밀 전망이다.
사진=스포츠바이블, 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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