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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8 (토)

이슈 손흥민으로 바라보는 축구세상

토트넘이 손흥민 재계약에 목숨 건 이유...'제2의 케인 사태' 안 된다→'특급 대우' 약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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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장하준 기자] 재계약에 모든 것을 거는 이유가 있다.

영국 매체 ‘풋볼 인사이더’는 9일(한국시간) “올여름 토트넘 홋스퍼와 손흥민은 새로운 계약을 확정할 것”이라 전했다. 이어서 “토트넘과 손흥민은 재계약 협상을 진행하고 있지만, 다음 시즌에 있을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티켓을 위해 이번 시즌에는 끝까지 경기에만 집중할 예정이다”라고 덧붙였다.

손흥민은 앞서 사우디아라비아 이적설이 불거졌다. 영국 매체 ‘팀 토크’는 지난 6일 “사우디아라비아 알 이티하드는 손흥민 영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알 이티하드는 공격수 호마리우와 결별 후 손흥민을 노리고 있다”라고 전했던 바가 있다.

하지만 현지 매체에 따르면, 손흥민은 이적 생각이 없다. 마찬가지로 토트넘 역시 손흥민을 뱃길 수 없는 상황이다.

토트넘은 분명 사우디아바리아 팀에 비해 자금력이 약하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작년 여름 엄청난 ‘오일 머니’를 앞세워 유럽의 스타 선수들을 대거 영입했다. 2022년 12월 알 나스르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영입은 신호탄이 됐다. 이후 알 이티하드로 카림 벤제마와 파비뉴, 은골로 캉테가 왔고, 알 힐랄에는 네이마르와 후벵 네베스, 알렉산드로 미트로비치 등이 합류했다. 모두 축구를 즐겨 본 팬들이라면 어렵지 않게 이름을 들어본 선수들이다. 여기에 더해 사우디아라비아 클럽들은 손흥민뿐만 아니라 케빈 데 브라위너(맨체스터 시티), 모하베드 살라(리버풀) 등을 노리고 있다.

이에 토트넘은 손흥민에게 사우디아라비아 못지 않은 ‘특급 대우’를 해주려 하고 있다. 현재 손흥민의 연봉은 약 190억 원 정도인데, 토트넘과 재계약을 맺는다면 연봉이 250억 원 정도로 대폭 상승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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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만약 토트넘이 이번 시즌 후 손흥민을 판매하게 된다면 약 6,500만 유로 정도의 이적료를 받을 수 있다. 손흥민의 나이가 31살이고, 또 계약 기간이 1년밖에 남지 않았다는 것을 고려했을 때 사실상 손흥민을 통해 이적료를 챙길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하지만 토트넘은 이적료를 챙길 생각이 전혀 없다. 오히려 엄청난 대우를 바탕으로 손흥민과 동행을 이어가려는 각오가 엿보인다.

이처럼 토트넘이 손흥민과 재계약에 목숨을 거는 이유는 바로 해리 케인 때문이다. 토트넘은 작년 여름 팀의 대체불가 에이스인 케인을 바이에른 뮌헨으로 떠나 보냈다.

뮌헨은 작년 8월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케인 영입을 발표했다. 계약 기간은 2027년까지다. 케인은 "11세 소년에서 가장 먼저 팀을 떠난다는 걸 알리고 싶었다"라면서 토트넘과 작별을 알렸고, 뮌헨 이적을 확정했다.

케인은 토트넘 유스 출신으로 임대 생활을 제외하면 토트넘에서 활약했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 아래에서 월드클래스 선수로 발돋움했고,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준우승 뒤에 레알 마드리드 등과 연결됐다. 토트넘 입장에서 케인은 대체 불가 자원이었다. 토트넘 성골 유스 출신으로 압도적인 득점력을 바탕으로 많은 골을 만들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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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인은 토트넘에서 트로피를 들길 원했다. 토트넘과 재계약을 체결해 이적설을 차단했지만, 케인은 계속해서 우승 트로피를 갈망했다. 이후 조제 무리뉴, 안토니오 콘테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지만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다.

덕분에 뮌헨과 진하게 연결됐지만, 다른 팀도 있었다. 파리 생제르맹(PSG) 역시 케인의 영입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케인이 직접 PSG의 제안을 거절하며 뮌헨 이적으로 무게가 실렸다.

토트넘은 케인을 붙잡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영국 매체 '스카이스포츠'는 "토트넘이 케인에게 재계약 협상을 제안했지만 거절했다"고 보도했다. 여름 이적 시장이 열린 동안 이적 불가(NFS)를 선언했지만 시간은 토트넘 편이 아니었다.

뮌헨은 작년 여름 케인 영입을 위해 최대 8,600만 파운드(약 1,407억 원)를 지불할 의향이 있었다. 만약 케인이 이번 시즌도 토트넘과 함께했다면 시즌이 끝난 후 자유 계약(FA)으로 케인을 놓아줘야 했다. 이에 뮌헨은 보스만 룰에 따라 겨울에 협상할 수 있는 조건도 고려했다. 토마스 투헬 감독은 케인에게 전화를 걸어 뮌헨 향후 플랜과 활용법을 알려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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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과 영국에서 뮌헨 이적설이 끊이지 않았다. 독일 '스카이'는 "뮌헨 고위층과 토트넘 레비 회장이 런던에서 비밀 회담을 가졌고 긍정적인 분위기였다. 케인의 이적료가 나왔으며 조만간 케인의 이적이 성사될 것처럼 보인다“라고 전했다.

영국은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영국 매체 '이브닝스탠다드'는 "케인이 올해 여름에 토트넘을 떠나지 않을 예정이다. 1년 뒤 FA로 떠날 생각을 하고 있다"라고 알렸다. 뮌헨 기자회견에서 토마스 투헬 감독에게 케인을 물었지만 확답을 아끼기도 했다.

토트넘은 딜레마에 빠졌다. 케인과 함께 한 시즌을 더 함께한다면 이적료를 받아낼 수 없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을 3번이나 차지했던 공격수를 공짜로 내보내는 것은 분명 큰 손해였다. 하지만 케인이 없다면 이번 시즌은 어려워질 것이 뻔했다. 토트넘은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8위에 머무르며 아쉬운 행보를 보였다. 그 사이 케인은 리그에서만 홀로 30골을 넣으며 득점 2위에 올랐다. 팀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제 몫을 다 한 것이다.

그러던 중, 조 루이스 구단주가 결단을 내렸다. 케인을 판매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케인으로 벌어들일 수 있는 이적료를 포기할 수 없었다. 결국 이렇게 케인은 토트넘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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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손흥민은 케인의 이적으로 토트넘에서 가장 상징적인 선수가 됐다. 2015년부터 토트넘에서 활약하며 많은 골을 넣었지만, 팀 내 위상은 분명 케인이 한 수 위였다. 하지만 케인이 떠나며 이제 팀의 중심을 잡을 핵심으로 거듭났다. 시즌을 앞두고 토트넘에 부임한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에게 주장 완장을 맡기며 신뢰를 보이기도 했다.

이후 손흥민은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 23경기에서 13골을 몰아치며 득점 선두에 올라 있다. 케인이 떠난 자리를 어느 정도 잘 메워주고 있는 모양새다. 애초 케인의 빈 자리를 메워줄 최전방 공격수로는 히샤를리송이 낙점을 받았다. 하지만 히샤를리송은 초반 3경기에서 부진을 거듭했다. 자연스레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히샤를리송 대신 손흥민을 최전방을 세웠다.

이 선택은 적중했다. 손흥민은 프리미어리그 4라운드 번리전에서 시즌 첫 골과 해트트릭을 동시에 달성했다. 이어서 6라운드 아스날 원정에서 멀티골을 폭발했다. 손흥민은 이 경기서 제임스 매디슨의 패스 2개를 받아 모두 골로 연결했다. 그 다음 상대였던 리버풀전에서도 선제골을 넣으며 팀의 승리에 힘을 보탰다.

이어서 9라운드 풀럼전과 10라운드 크리스탈 팰리스전에서 2경기 연속골을 넣으며 분위기를 탔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맨체스터 시티, 뉴캐슬 유나이티드 등을 상대로 꾸준히 득점포를 가동했다. 여기에 더해 에버튼과 본머스의 골망을 가르며 케인의 빈자리를 열심히 메웠다.

이처럼 손흥민은 토트넘 팬들이 케인의 향수를 잊을 수 있도록 하는 선수가 됐다. 그리고 손흥민의 현재 상황은 이적 직전의 케인과 비슷하다. 당시 케인과 마찬가지로 계약 기간이 1년 정도 남았다. 토트넘과 동행 혹은 새로운 도전이라는 선택지 사이에서 고민을 할 법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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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손흥민의 결정은 오래 걸리지 않았다. 결국 토트넘과 재계약을 선택하며 다른 길을 걸을 분위기다. 토트넘 입장에서는 천만 다행이다. 케인을 떠나 보낸 상황에서 손흥민마저 보낸다면, 팀 전력에 큰 타격이 됐을 전망이다.

한편 토트넘을 떠난 케인은 이번 시즌 모든 대회 33경기에 출전해 33골을 넣는 괴물같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토트넘에서의 클래스를 그대로 선보이고 있다. 그런데 소속팀 뮌헨의 상황이 좋지 않다.

독일 최강팀으로 평가받는 뮌헨은 번 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우승을 놓칠 위기에 처해 있다. 투헬 감독의 지도 하에 조금씩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 사이 사비 알론소 감독의 레버쿠젠이 엄청난 행보를 보이고 있다. 레버쿠젠은 분데스리가뿐만 아니라 독일 포칼 컵과 유럽축구연맹 유로파리그(UEL)를 통틀어 무려 35경기 무패 행진을 달리고 있다. 현재 뮌헨과 승점 차는 무려 10이다.

케인 입장에선 현 상황이 아쉬울 따름이다. 11년 연속 분데스리가 우승을 기록 중인 뮌헨은 분명 케인에게 우승 트로피를 안겨줄 수 있는 팀으로 보였다. 하지만 우승이 멀어지며 케인 입장에서 꽤 답답할 만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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