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서울의 한 시장에서 손님을 기다리는 상인들 모습.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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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눈덩이처럼 불어난 자영업자 대출이 빠르게 부실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신용평가기관 나이스평가정보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양경숙 의원(더불어민주당)에게 제출한 ‘개인사업자 대출현황’ 자료를 보면, 2023년 말 기준 금융권의 개인사업자 대출 장기 연체율은 2.5%로 2022년 말(1.7%) 대비 0.8%포인트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개인사업자의 기업대출과 가계대출 잔액 합계에서 원리금을 90일 이상 연체한 차주가 보유한 전체 대출액 비중을 나타낸 것이다. 3개 은행에 대출이 있는 차주가 1개 은행 대출을 연체했어도 나머지 2개 은행 대출 잔액까지 연체한 것으로 계산했다는 의미다. 통상 금융권에서는 3개월 이상 연체된 채권은 상환 가능성이 떨어진다고 본다.
자영업자 장기 연체율은 지난해에 빠르게 상승했다. 2018년과 2019년 말 각각 2.9%, 2.8%를 기록하다가 2020~2022년까지는 1.4∼1.7%로 낮아졌다. 2020년부터 코로나 피해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대출 만기 연장과 원리금 상환 유예 조처가 시행된 영향이다. 그러다 지난해 12월 말 2.5%로 올랐는데, 지난해 9월 원리금 상환유예 조처가 종료되며 일부 채권의 원리금 상환이 시작된 게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연체 금액 증가세를 봐도 부실 징후는 뚜렷하다. 지난해 말 자영업자 전체 대출잔액은 약 1110조원으로 전년 대비 2.5%(27조원) 늘어난 반면 장기 연체(3개월 이상) 대출 잔액은 27조원으로 전년보다 50%(9조원) 늘었다.
자영업자 가운데 세 곳 이상의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은 다중채무자 수도 지난해 말 기준 173만1283명으로 1년 전보다 5만119명(2.98%)늘었다. 다중채무자의 연체 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22조원, 연체율은 3.2%로 전년 대비 모두 오름세를 보였다. 다중채무자는 일반 차주와 견줘 상환 능력이 떨어져 채권 부실 위험이 더 크다.
특히 20대와 60대 다중채무자 수가 지난해에 가장 크게 증가했다. 지난해 말 20대 다중채무자 수는 4만4110명, 60대는 37만4231명으로 전년 대비 각각 9.29%, 10.15% 증가했다. 평균 증가율(2.98%)을 훌쩍 웃도는 수준이다.
남지현 기자 southj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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