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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27 (토)

단숨에 랭킹 8위 진입! 정규리그 끝낸 '승부사' 초클루 "꿈은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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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카드 초클루가 우승컵과 함께 팀의 시그니처 포즈인 손가락 한 개를 들어보이고 있다, P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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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eams come true(꿈은 이루어진다)" 이번 대회 결승행이 결정된 뒤, 챔피언 무라트 나지 초클루(튀르키예, 하나카드)가 상대인 응우옌꾸옥응우옌(베트남, 하나카드)과 나눈 메시지 내용이다.

지난 3일, 고양 킨텍스 PBA스타디움에서 열린 시즌 9차 투어이자 정규리그 마지막 투어인 '크라운해태 PBA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초클루가 응우옌을 세트스코어 4-2로 꺾으며 정규리그 마지막 트로피의 주역으로 올라섰다. PBA 4강부터 결승전까지는 7전4선승제로 열린다.

이 날 초클루는 1,2세트를 응우옌에게 내주고 3,4,5,6세트를 연이어 몰아치는 괴력의 역전드라마를 펼쳐 시선을 사로잡았다.

23-24시즌을 앞두고 PBA 전향을 알린 초클루는 프로 데뷔 8개월 24일(264일)만에 프로 첫 결승, 더 나아가 우승까지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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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카드 초클루, P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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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전에는 하나카드가 23-24시즌 챔피언결정전 최종 우승을 차지하며 2관왕 타이틀을 얻어냈다. 만일 초클루가 시즌 '왕중왕전'인 SK렌터카 월드챔피언십에서도 우승을 차지한다면 데뷔시즌에 그랜드슬램의 꿈을 이루는 초유의 기록을 달성한다.

초클루는 과거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인해 각종 고된 일을 전전하고, 택시와 버스까지 몰며 당구선수의 꿈을 키웠다. UMB에서 활약하던 시절 세계랭킹 5위까지 올랐던 그는 올 시즌을 앞두고 PBA 전향을 선언하며 당구팬들의 시선을 모았다.

그리고 한국에 건너온 첫 시즌부터 PBA 2관왕의 꿈을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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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카드 초클루가 우승 후 인터뷰실을 찾았다ⓒMHN스포츠 권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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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인터뷰실을 찾은 초클루는 차분한 표정으로 돌아와있었다. 우승 소감에 대해 묻자 그는 "최소 이번 대회 준결승전에 진출해야 월드챔피언십에 나설 수 있다고 알고 있었다. 그래서 어제 경기가 끝나고 4강 진출을 확정했을 때 매우 기뻤고, 여남은 경기를 모두 이길 수 있게 되어 행복하다"고 전했다.

초클루는 직전 준결승전에서, 한국선수로는 유일하게 4강까지 오른 황형범과의 혈전 끝에 프로 첫 결승을 디뎠다.

올 시즌 그의 성적은 그리 좋다고 할 수 없었다. 시즌 3차 투어(하나카드 챔피언십)에서 거둔 16강이 직전 최고 성적이었다. 대부분의 경기에서는 128강 탈락을 거듭할 정도로 부진에 골을 앓았으며, 직전 상금랭킹은 68위(500만원)를 맴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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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카드 사카이-초클루, P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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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소속팀 하나카드의 팀리그 우승은 그에게 남다른 자신감을 안겨주었다. 초클루는 '챔피언 MVP'까지 수상하며 톡톡한 존재감을 과시했다. 특히 사카이 아야코(일본)와의 복식에서는 찰떡 호흡을 선보였다.

초클루는 이에 대해 "당연히 팀리그 우승이 이번 대회에도 영향을 미쳤다"며 "파이널 MVP까지 수상하게 되면서 개인적으로 자신감이 많이 올라왔다. 사실 팀리그 포스트시즌 전까지는 PBA에 적응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그런데 팀리그를 통해 PBA에 완벽하게 적응했고, 내 자신을 좀 더 믿게되며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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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전 악수를 나누는 하나카드 응우옌(좌)-초클루, P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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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 날 결승에서 만난 응우옌과는 '집안 싸움', 즉 '하나카드 더비'를 펼쳤다. 팀의 우승을 위해 치열한 팀워크를 보여줬고, 이 날은 한 테이블에서 적으로 만난 것이다.

직전까지 성적이 부진했던 초클루는 월드 챔피언십 진출에 대한 기대를 사실상 버린 상황이었다. 그는 한 팀인 응우옌을 향해 "다음 대회 때는 꼭 결승에서 보자"고 각오를 다졌는데, 놀랍게도 현실은 예상보다 훨씬 빨리 이뤄졌다.

이번 대회 4강전이 끝난 후, 초클루는 응우옌과 'Dreams come true(꿈은 이루어진다)'라는 응원의 메시지와 함께 서로 좋은 승부를 치르자는 격려를 나눴다고.

PBA로의 전향 계기를 물어보는 말에 그는 "UMB 소속 당시, 최근 몇 년 간 단체에 대해 실망했고 아마추어같다는 느낌을 받기도 했다"고 솔직하게 입을 열었다. 이어 "그 와중에 PBA를 접하고 좋은 환경을 가졌다고 생각했다. 보수적인 이야기지만 큰 상금에 대한 부분도 어느정도 고려했다. 한국에 친한 친구 두 명이 있는데, PBA에 오면 잘 맞을 것이라고 설득해서 마음을 굳혔다"고 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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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 확정 후 관중석을 향해 세리머니하는 하나카드 초클루, P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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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환경이 크게 다른만큼, 적응 또한 쉽지 않았다. 직전까지 예선 탈락으로 골을 싸매던 초클루는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이곳저곳에 도움을 구했다. 특히 '4대천왕'으로 주목받으며 건너왔지만, 올 시즌 결국 뚜렷한 성적을 내지 못한 다니엘 산체스(스페인, 에스와이)와는 동병상련의 심정을 나눴다.

산체스는 올 시즌 대부분의 대회에서 128~64강 이상의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최고 성적은 3차 투어와 5차 투어(휴온스 챔피언십)에서 거둔 32강이다.

초클루는 "사실 초반 몇개 대회를 치르는 동안 저 자신에게 실망했고 좋지 않은 기억도 있다"며 "같은 경험을 가진 산체스와도 대화를 나눴는데, 특히 UMB 시절과는 다른 테이블과 볼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또 조재호(NH농협카드)에게도 이야기를 털어놓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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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운해태 챔피언십에서 준우승한 하나카드 응우옌과 우승한 초클루가 끌어안고 기뻐한다, P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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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호는 그런 초클루에게 "거의 모든 선수들이 PBA에 적응하기까지 1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조언을 건넸다. 물론, 예외도 있다. 데뷔전(23-24 블루원리조트 챔피언십)에서 곧장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이변을 연출한 '미스터 매직' 세미 사이그너(튀르키예, 휴온스)같은 케이스다. 그러나 대부분은 최소 1년, 길게는 2~3년이 걸려 무관을 깨기도 한다.

초클루는 이에 대해 언급하며 "그래도 저는 1년 안에 트로피를 들었기에 굉장히 만족한다"며 특유의 차분한 텐션으로 말을 이었다.

그런 그는 이 날 우승의 원동력에 대해 가장 첫번째로 하나카드 팀원들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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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뻐하는 하나카드, P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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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카드는 팀리그 파이널에서 우승을 거둘 당시, 25일간 합숙을 하며 치열하게 팀워크를 다졌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런 끈끈한 팀원들 간의 정이 초클루의 멘탈을 지지해준 기둥이 된 셈이다.

초클루는 "하나카드 팀 동료들이 우승의 가장 큰 원동력"이라며 "항상 응원을 와주고, 개인연습할때도 조언을 해준다. 동료들이 월드챔피언십에 꼭 같이 가자고 했는데, 이게 가장 큰 동기부여가 됐다. 올 시즌이 끝나면 다 같이 휴가를 가기로 했다. 저를 위해 투어를 뛰는 것도 있지만, 함께 선수 생활을 하고 있는 팀메이트들을 위해 경기에 임하니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물론, 늦은 시간까지 관중석에서 두 손을 모으고 남편의 경기를 지켜보는 아내에 대한 감사와 애정도 잊지 않았다. 이 날 매 세트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초클루의 경기를 바라보는 아내의 모습이 여러번 중계 카메라에 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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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클루의 아내(좌)-초클루, P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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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아내는 제 최고의 팬이고 서포터"라고 치켜세우며 "때와 장소를 가리지않고 응원해주고, 제가 잘 칠때나 못 칠때나 격려해준다. 너무 많이 사랑한다고 전하고싶다"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초클루는 이번 대회 우승으로 23-24시즌 상금랭킹 8위(누적 1억500만원)까지 단숨에 뛰어올랐다.

한편, 'SK렌터카 월드챔피언십'은 오는 3월 8일부터 17일까지 제주 한라체육관에서 개최된다.

사진= P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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