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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4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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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 지도자 어머니 DNA…16세 서민규, 한국 남자 피겨 새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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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대만에서 열린 ISU 피겨 주니어 세계선수권

총점 230.75점 기록하며 금메달 획득

어머니는 피겨스케이팅 지도자 김은주 씨

7세에 본격적으로 선수의 길 걸어

대구-서울 오가는 강행군에도 “연습 즐거워”

銀 신지아까지 남녀 동반 메달 획득 쾌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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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규가 2일 열린 ISU 피겨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뒤 금메달을 목에 걸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올댓스포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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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피겨스케이팅 지도자로 활동 중인 어머니를 따라 처음 얼음판을 밟았던 4세 꼬마가 12년 후인 2024년 3월, 한국 남자 선수 최초로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샛별 서민규(16·경신고 입학예정)의 이야기다.

서민규는 지난 2일 대만 타이베이 아레나에서 열린 2024 국제빙상연맹(ISU) 피겨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73.45점, 예술점수(PCS) 76.72점, 합계 150.17점을 받았다. 쇼트프로그램 80.58점을 합해 총점 230.75점을 기록한 서민규는 2위 나카타 리오(일본·229.31점)를 1.44점 차이로 제치고 우승했다.

한국 선수가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싱글 시상대에 오른 건 처음이다. 한국 남자 싱글 간판인 차준환(고려대)도 시니어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포디움에 올랐지만(2022~23시즌 은메달), 주니어 무대에서는 5위를 기록한 게 최고 성적이었다. 남녀 선수를 통틀어도 이 대회 우승을 차지한 건 2006년 김연아(은퇴) 이후 18년 만이다.

어머니에게 피겨 배우며…아이스링크가 놀이터

서민규의 어머니는 대구에서 20년 넘게 피겨스케이팅 코치로 활동하는 김은주 씨다. 지도자 생활을 하는 어머니 덕분에 아이스링크는 자연스럽게 서민규의 놀이터가 됐다. 제대로 달리기도 어려운 4세에 스케이트 신발을 신고 얼음판을 누빈 서민규는 7세부터 본격적으로 선수의 길을 걸었다.

성장세는 눈부셨다. 국제무대 데뷔 시즌인 2022년 ISU 주니어 그랑프리 시리즈 6차 대회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고, 지난해 주니어 그랑프리 시리즈 3차 대회에서는 차준환 이후 7년 만에 금메달을 따내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국가대표 1차 선발전 2위, 2차 선발전 3위를 차지하며 활약한 그는 중학생 주니어 선수임에도 시니어 형·누나들과 국가대표 태극마크를 다는 데 성공했다.

대구 태생으로, 어머니가 대구에서 피겨스케이팅 지도자 생활을 하는 만큼 서민규의 기본 훈련지는 대구다. 국가대표가 된 후에는 아버지의 차를 타고 한 달에 한두 번씩 서울 태릉에 올라와 국가대표 훈련에 참여한다. 이동에만 3시간 이상이 걸려 체력 소모가 크지만, 그는 국가대표 훈련을 한 번도 빼먹지 않은 악바리이기도 하다. 국가대표 선수들을 만나는 것에 좋은 자극을 받기 때문에 대구와 서울을 오가는 것도 힘들어하지 않는다고 서민규의 매니지먼트사 올댓스포츠 관계자는 전했다.

서민규는 뛰어난 스케이팅 기술과 풍부한 표현력이 강점이다. 스텝·스핀 등 비점프 요소가 고루 뛰어난 선수라는 평가를 받는다. 점프 진도는 다소 느린 편이었다. 지난 2022~23시즌까지만 해도 공중에서 3회전 반을 도는 트리플 악셀 점프를 프로그램에 구성하지 못했다. 요즘은 주니어 선수들도 프리스케이팅 프로그램에 4회전 점프 및 트리플 악셀을 기본으로 장착하기 때문에, 서민규에게도 고난도 점프가 필수였다. 그는 김아영, 최형경 코치와 함께 트리플 악셀을 연마하기 시작했고 올 시즌 주니어 그랑프리 시리즈부터 완성도 높은 트리플 악셀을 뛰며 두각을 나타냈다.

김연아 이후 18년 만에 주니어세계선수권 金

서민규가 처음 출전한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할 것이라고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그러나 쇼트프로그램부터 80점을 돌파해 1위에 오르며 예열을 마친 서민규는 깜짝 금메달을 목에 거는 쾌거를 만들어냈다.

2일 프리스케이팅 프로그램에서 노트르담 드 파리 오리지널 사운드트랙에 맞춰 경기를 시작한 서민규는 첫 점프 과제인 트리플 악셀-더블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깨끗하게 뛰었지만, 이어 시도한 트리플 악셀 단독 점프는 도약이 흔들려 1회전인 싱글 점프로 처리했다. 그는 당황하지 않고 남은 요소들을 모두 깔끔하게 소화했다.

서민규는 프리스케이팅 기술점수로는 4회전 등 고난도 점프를 뛰는 경쟁자 나카타에 밀렸다. 그러나 장기인 풍부한 표현력을 살려 예술점수에서 나카타를 앞서 격차를 줄였다. 서민규는 프리스케이팅 2위를 기록했지만 쇼트프로그램 점수를 더한 총점에서 1위를 차지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점수를 확인한 서민규는 벌떡 일어나 기쁨을 만끽했다.

경기 뒤 서민규는 “처음 출전한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것이 꿈만 같고 말로 표현하지 못할 정도로 기쁘다”면서 “집에 계신 아버지, 현장에서 저를 응원해주시는 어머니를 위해 멋진 경기를 하고 싶었다. 실수가 한 번 나와서 아쉽지만 이후 실수에 영향받지 않고 제가 할 것을 다해 매우 만족한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여자 싱글 신지아(16·세화여고 입학예정)의 은메달에 이어 서민규가 금메달을 따내면서 우리나라는 남녀 선수 모두 주니어 세계선수권 시상대에 오르는 쾌거를 이뤘다. 신지아는 올해까지 3년 연속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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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스케이팅을 마친 뒤 관중들을 향해 손하트를 그려보이는 서민규.(사진=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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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U 피겨 주니어 세계선수권 금메달을 따낸 서민규(왼쪽)와 은메달 나카타 리오(왼쪽), 동메달 아담 하가라.(사진=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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