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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27 (토)

“오지영 나이 고려하면 제명에 준하지만” 후배 괴롭힘→1년 자격정지→페퍼 퇴단…사실상의 은퇴 선고, 국대 리베로 어쩌나 [MK상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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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 나이 고려하면 제명에 준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앞으로는 이러한 일이 없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27일 한국배구연맹(KOVO) 대회의실에서는 페퍼저축은행 후배 B, C 선수 괴롭힘 의혹을 받은 오지영에 대한 상벌위원회가 열렸다. 지난 23일 상벌위원회를 열었으나 결론을 내지 못했다. 이날 다시 재개최를 했는데 상벌위원회는 오지영에게 자격정지 1년의 중징계를 내렸다.

KOVO는 “오늘 상벌위원회에서는 오지영 선수 및 피해자로 지목되었던 선수를 재출석 시킨 것을 비롯하여 페퍼저축은행 관계자도 소명 기회를 부여하고 구단의 참고인들의 진술을 확인하는 등 정확한 사실 관계 파악을 위해 만전을 기하였다. 그 결과, 오지영 선수의 팀 동료에 대한 괴롭힘, 폭언 등 인권침해 행위가 있었다는 사실은 확인하였고 다음과 같이 결정하였다”라고 운을 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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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영. 사진=KOVO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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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영. 사진=KOVO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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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상벌위원회는 이 같은 행위들은 중대한 반사회적 행위이며 앞으로 프로스포츠에서 척결되어야 할 악습이므로, 다시는 유사한 행위가 재발하지 않도록 제재하기로 하여 선수 인권보호 위원회규정 제10조 제1항 제4호, 상벌규정 제10조 제1항 제1호 및 제5호, 상벌규정 별표1 징계 및 제재금 부과기준(일반) 제11조 제4항 및 제5항에 의거, 오지영 선수에게 『1년 자격정지』의 징계를 결정하였다”라고 덧붙였다.

어쩌면 충격적인 결과일 수 있다. 상벌위원회에 출석해 소명했던 오지영 측 법률대리인 법률사무소 이음 정민회 대표 변호사는 “우리가 진술할 수 있는 내용을 모두 전했다. 진정인(후배 B, C) 선수들이 말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부인을 하고 나왔다. 피진정인(오지영), 진정인들이 나눈 메시지 내용이 너무 방대해서 동영상으로 만들어 제출도 했다. 그 외 다수의 증거들이 있으나 시간 관계상 제출하지 못한 것도 있다. 만약 상벌위에서 양해를 해준다면 관련된 자료들을 더 제출할 의향이 있으며, 억울함을 풀고 싶다”라고 이야기했다.

또 정민회 변호사는 “구단에서 제출한 증거들이 어떤 것들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나도, 오지영 선수도 알지 못했다. 이러한 내용으로 상벌위가 열린다는 것도 22일에 알았다. 구단 내부 조사 때 오지영 선수의 의견은 하나도 반영되지 않았다”라고 말하며 억울함을 호소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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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영 측 법률 대리인 정민회 변호사. 사진(서울 상암)=이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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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상벌위원회는 네 시간이 넘는 긴 회의를 통해 1년 자격정지의 중징계를 내렸다. 36살의 오지영에게 1년 자격정지는 사실상 선수 생활의 끝을 의미할 수도 있다.

상벌위원회가 끝난 후 취재진 앞에서 이장호 KOVO 상벌위원회 위원장은 “피해 선수, 오지영 선수와 변호사, 그리고 페퍼저축은행 사무국장의 이야기를 모두 자세히 들었다. 서로 주장이 다르지만 종합했을 때 인권 침해 사안이 된다고 봤다. 팀 동료 선수들도 확인서를 제출했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최소 경고부터 최대 제명까지 징계를 줄 수 있다. 사무총장님을 비롯한 위원 모두가 고심한 끝에 내린 최선의 결과다”라며 “피해자 두 선수가 구단을 나갔는데, 오지영 선수의 괴롭힘에 의해 나갔다고 주장했고 상당 부분이 사실로 밝혀졌다”라고 덧붙였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선수 생활 막바지를 향하고 있는 오지영에게 자격정지 1년은 사실상의 은퇴 선고나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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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호 KOVO 상벌위원회 위원장. 사진(서울 상암)=이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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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호 위원장 역시 “선수 나이 등을 봤을 때 어쩌면 제명에 준한다고 볼 수 있다. 안타까운 상황이다. 그러나 사회적 분위기를 고려하고 특히 스포츠계에서 이러한 인권 침해 사례가 더 이상 없어야 한다. 우리 선수들이 열심히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하는 게 구단과 연맹의 역할이다”라고 힘줘 말했다.

오지영에게 많은 책임을 물지만, 이들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페퍼저축은행 구단도 책임을 피할 수는 없다.

이 위원장은 “지금 책임을 묻는 단계다. 이러한 일들이 발생한 후 동료 선수들이 불편해했다. 사무국에서는 적극적으로 대처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별도의 논의를 통해 제재금 정도는 가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다시는 이러한 일들이 벌어지지 않길 바라는 이장호 위원장의 마음이다.

이장호 위원장은 “굉장히 안타깝게 생각한다. 동료를 보듬어주고, 운동할 수 있는 환경과 격려해 주는 분위기를 만들어줘야 한다”라며 “어찌 됐든 이번 일이 배구계뿐만 아니라 스포츠계에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구단, 체육계에서도 전반적인 인권 침해에 대한 예뱡 교육을 확실하게 했으면 한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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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영. 사진=김영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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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페퍼저축은행은 27일 오후 2시 50분 공식 입장문을 발표했다. 페퍼저축은행은 “먼저 구단 내 불미스러운 일로 페퍼저축은행을 아껴 주시는 팬 여러분과 한국배구연맹 그리고 배구 관계자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합니다. 페퍼저축은행은 내부조사를 통해 오지영 선수에 의한 인권침해 행위 사실을 파악 후, 곧바로 선수단에서 배제하고 배구연맹에 이를 신고하였습니다. 상벌위원회 징계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며, 금일부로 오지영 선수와의 계약을 해지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향후 구단은 선수들의 권익 보호와 재발 방지에 만전을 기하겠습니다. 심려를 끼쳐드려 다시 한번 사과드립니다”라고 오지영과 계약 해지 소식을 전했다.

오지영은 근영여중-근영여고 졸업 후 2006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4순위로 도로공사에 입단했다. 이후 KGC인삼공사(現 정관장)-GS칼텍스를 거쳐 2022-23시즌 트레이드를 통해 페퍼저축은행으로 넘어온 오지영은 통산 443경기 리시브 효율 47.799% 세트당 디그 3.017개를 기록 중이다. 올 시즌에도 22경기 리시브 효율 42.58% 세트당 디그 4.867개를 기록 중이었다. 2020 도쿄올림픽 4강 주역으로 활약하는 등 국가대표 리베로로 활약하며 발군의 수비를 뽐냈던 오지영이 불명예 은퇴 위기에 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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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영. 사진=KOVO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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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영의 선수 자격 정지 징계 발효는 오늘(27일)부터 시작된다. 오지영은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

상암(서울)=이정원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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