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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이강인 감싼 손흥민, 사건 누설한 축협...'프로'가 품격을 드러내는 방법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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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오른쪽)의 골이 터지자 함께 기뻐하는 손흥민,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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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이가 이런 잘못된 행동을 다시는 하지 않도록 저희 모든 선수들이 대표팀 선배로서, 또 주장으로서 강인이가 보다 좋은 사람, 좋은 선수로 성장할 수 있도록 옆에서 특별히 보살펴 주겠습니다"

축구판에 현재 벌어진 여러 사건 중 하나만큼은 일단 마침표를 찍었다.

소위 '손흥민(토트넘)-이강인(파리생제르맹) 불화설'이 화해로 일단락됐다.

21일 오전, 손흥민은 본인의 SNS 계정을 통해 "안녕하세요 손흥민입니다. 오늘은 조금 무겁고 어려운 얘기를 하려고 합니다"로 시작되는 게시글을 게재했다. 그와 이강인이 다정하게 어깨동무를 한 사진과 함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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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손흥민 SNS 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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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은 게시글을 통해 "(이)강인이가 진심으로 반성하고 저를 비롯한 대표팀 모든 선수들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했다"며 "저도 어릴 때 실수도 많이 하고 안 좋은 모습을 보였던 적도 있다. 그 때마다 좋은 선배님들의 따끔한 조언과 가르침이 있었기에 지금의 제가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강인이가 이런 잘못된 행동을 다시는 하지 않도록 저희 모든 선수들이 대표팀 선배로서, 또 주장으로서 강인이가 보다 좋은 사람, 좋은 선수로 성장할 수 있도록 옆에서 특별히 보살펴 주겠다"며 대표팀 리더로써 후배의 잘못을 포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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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이강인 SNS 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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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 역시 같은 날 2차 사과문을 SNS에 게시하며 "지난 아시안컵 대회에서 저의 짧은 생각과 경솔한 행동으로 인해 (손)흥민이 형을 비롯한 팀 전체와 축구팬 여러분께 큰 실망을 끼쳐드렸다"며 손흥민이 있는 런던으로 직접 찾아가 용서를 구했음을 알렸다.

앞서 한국 축구 대표팀은 지난 6일(한국시간),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4강전인 요르단전을 하루 앞두고 초유의 내분에 휘말렸다.

당시 각종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강인을 포함한 젊은 선수들이 저녁식사 후 탁구를 치기 위해 일어섰고, 팀 단합을 위해 손흥민을 포함한 고참 선수들이 이를 제지하는 과정에서 언쟁과 몸싸움이 오갔다. 그리고 다음 날, 한국 대표팀은 요르단에 0-2로 패하며 64년만의 아시안컵 우승 도전 길목에서 좌절하고 말았다.

해당 사태가 일파만파 퍼지며 이강인은 하루아침에 수많은 질타와 비난에 휩싸였다. 또 이미지 실추로 인해 각종 광고업계가 일제히 등을 돌리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대개 화살은 이강인과 더불어 사건을 수수방관한 위르겐 클린스만 전(前) 감독, 대한축구협회 정몽규 회장에게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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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 대표팀에서 경질된 클린스만 전 감독ⓒMHN스포츠 박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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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에게도 불꽃이 튀었다. 이강인이 전국민적으로 지탄을 받고 있는 동안 주장으로서 후배를 무조건 감싸기 위해 나서지 않았고, 선배로서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혼자 조용하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손흥민은 한동안 침묵으로 사건에 대처했다. 대표팀 내부 일화에 대한 그 어떤 언급도 없었으며, 불화에 대해 큰 내색을 하지 않았다.

그는 아시안컵을 마치고 팀에 합류해 복귀전을 치른 지난 10일, 손가락 부상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아시안컵때 걸려서 삐었다"는 간단한 답변으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하극상' 논란 중심에 선 이강인이 1차 사과문을 내놓으며 대표팀 불화가 수면 위로 크게 떠올랐음에도 손흥민은 말을 아꼈다.

만 23살의 매우 젊은 나이에 더불어 '막내', '슛돌이'라는 귀여운 이미지의 프레임에 둘러싸여있을 뿐, 이강인은 엄연히 성인 대표팀 구성원이다. 본인이 저지른 잘못이 있다면 본인 스스로 입장을 밝히고, 용서를 구하고, 책임져야하는 위치다.

손흥민이 해당 시점에 연장자 및 주장으로서 별개 입장문을 낸다 하더라도 이강인의 잘잘못까지 다 덮어 가져가는데는 분명 한계가 있다. 외려 사건의 전말이 아주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선뜻 '이강인을 용서해달라'는 입장문을 냈을 경우, 혹은 나서서 사건에 대해 직접 언급할 경우 대표팀 기강 우려와 내분 추측이 더욱 심화될 수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대표팀이 차질없이 스케줄을 소화할 수 있도록 '운영'할 의무가 있는 대한축구협회는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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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규 축구협회장ⓒMHN스포츠 이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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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협회 관계자는 일이 터지기 무섭게 언론에 "대표팀 불화설이 사실이다"라며 인정했고, 더 나아가 내부 상황을 비교적 상세히 묘사하며 장작을 넣었다. 손흥민과 이강인에 대한 추측이 난무하고,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 누리꾼들 사이에 퍼져나가는 동안 축구협회는 클린스만 전 감독을 자르는 외에는 그 어떤 대책도 내놓지 않았다.

선수들을 방패막이 삼아 협회 내부의 분란을 덮는데만 급했다. 정몽규 회장은 그 어떤 책임도 지지 않았으며 심지어 사퇴 의사를 묻자 연임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기까지 했다.

더불어 현역 K리그 감독들의 실명까지 누설하며 조급하게 대표팀 새 감독을 선임하려는, 안일한데다 개선없는 모습으로 또 한번 비판의 도마에 올랐다.

실질적 타격을 받고 있는 선수단을 위해서는 '선수들을 향한 지나친 억측을 자제바란다'는 한 마디의 입장문조차 없었다. 공식 SNS조차 요르단전을 패배한 이후 줄곧 고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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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오른쪽)이 교체되어 들어오는 이강인을 격려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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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은 결국 협회가 해야 할 역할까지 대신했다.

런던까지 날아온 이강인의 손을 흔쾌히 잡았고,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하지만 팀을 위해서라면 싫은 행동도 해야하는 것이 주장의 본분 중 하나라는 입장이다. 다시 똑같은 상황에 처해도 팀을 위해서 행동하겠다. 강인이가 너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너그럽게 용서해달라"며 대표팀 갈등을 최대한 봉합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이제 남은 것은 축구협회의 항해 방향이다. 축구협회가 '프로'다운 모습을 보일 수 있는 얼마 안되는 기회다. 축구협회는 하루 전인 지난 20일, 임원회의를 개최해 정해성 신임 전력강화위원장을 선임했다. 21일은 정 위원장을 필두로 새로운 대표팀 사령탑을 뽑기 위한 첫 회의가 열린다.

한국 대표팀은 오는 3월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태국과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3차전을 치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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