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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최원영 기자)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에서 1년 만에 해임된 위르겐 클린스만(59)이 "스포츠(경기) 측면에서 보면 성공적인 결과였다. 최고였다"고 말했다고 독일 시사매체 슈피겔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런 가운데 그의 오른팔인 오스트리아 국적의 안드레아스 헤어초크 전 대표팀 수석코치는 손흥민과 이강인의 이른바 '탁구장 다툼'이 그간의 노력을 와르르 무너트렸다고 전해 눈길을 끌었다.
슈피겔은 클린스만이 통화에서 이렇게 말했다며 "그러나 그가 서울에 도착했을 때는 설날이었고 아무도 그와 대화할 시간이 없었다"고 했다. 언론과 통화는 아시안컵 직후 해임 이전에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은 지난 16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그의 해임을 발표했다. 정 회장은 당시 "임원 회의에서 전날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 내용을 보고 받아 의견을 모았고, 종합적으로 검토한 끝에 대표팀 감독을 교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국가대표팀 운영에 대한 협회 자문 기구인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가 전날 감독 교체를 건의함에 따라 소집된 이날 회의에서 임원들은 클린스만 감독과의 결별을 결정해 통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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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대표팀은 지난달 중순부터 카타르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 준결승 탈락한 뒤 후폭풍을 겪어왔고, 그 중심에서 비판받던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해 2월 말 부임한 뒤 1년을 채우지 못하고 한국 대표팀을 떠나게 됐다.
선수로는 세계적인 스타였으나 지도자로선 평가가 엇갈린 가운데 한국 대표팀을 맡은 클린스만 감독은 전술적 역량 부족과 잦은 해외 체류 등으로 지속해서 비판받아왔다.
그럴 때마다 클린스만 감독은 아시안컵 결과로 평가받겠다며 우승 목표를 강조했지만, 손흥민(토트넘) 등을 앞세운 '역대급 전력'이라는 평가에도 대표팀은 아시안컵에서 4강 탈락에 그쳤다.
조별리그에 이어 대회 중에만 두 번째로 만난 요르단과의 준결승전에서 '유효슈팅 0개'의 졸전 끝에 지면서 팬들의 실망감은 커졌고, 대회를 마치고 8일 귀국한 클린스만 감독이 이틀 만에 거주지인 미국으로 떠난 것도 공분을 키웠다. 감독 경질 여론이 거세지는 가운데 손흥민과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을 중심으로 선수 간 내분이 있었던 점도 뒤늦게 드러나 팀 관리 능력마저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하지만 클린스만은 해임이 결정되기 직전 16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대표팀 훈련 사진을 올린 뒤 "준결승 전까지 12개월 동안 13경기 무패의 놀라운 여정이었다. 계속 파이팅"이라고 적으면서 사실상 자신의 해임 결정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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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피겔은 클린스만이 아내와 함께 거주하는 미국 캘리포니아로 돌아갔다며 "더이상 한국 대표팀 감독이 아닌 이유를 설명하는 데 아마 어떤 통계나 경기보다 캘리포니아가 더 중요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런 가운데 클린스만과 함께 한국 대표팀을 떠난 헤어초크 전 수석코치는 오스트리아 매체 크로넨차이퉁에 기고한 글에서 선수들에게 책임을 돌렸다. 헤어초크는 "중요한 경기 전날 저녁 톱스타 손흥민과 이강인이 드잡이하며 팀 내 세대 갈등이 터질 줄은 아무도 몰랐다"며 "감정적인 몸싸움은 당연히 팀 정신에 영향을 미쳤다"고 썼다.
그는 "훈련장에서만 봤지 식당에서는 이런 경험을 해본 적이 없었다"며 "우리가 수 개월 힘들게 쌓아올린 모든 게 몇 분 만에 박살났다"고 주장했다.
대표팀은 요르단전 전날 저녁 식사시간에 한 곳에 모여 식사를 하지 않는다는 주장 손흥민의 질책과 이에 대한 이강인의 반감 등이 뒤섞여 이강인이 몇몇 동료들과 놀던 탁구장에서 둘이 몸싸움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영국 언론 '더선'이 이를 보도했고 대한축구협회가 즉각 팀 내분을 시인하면서 대표팀은 쑥대밭이 됐다.
오스트리아 레전드 공격수 출신으로, 이스라엘 대표팀 감독까지 했던 헤어초크는 클린스만과 함께 한국 대표팀에 부임했으나 자국에서 방송 해설을 겸임하는 등 사실상 '투잡'을 뛰어 적지 않은 비판을 받았다.
그러나 헤어초크는 탈락의 원인이 손흥민과 이강인 등 선수들에게 있다고 강조한 것이다. 그는 언론 탓도 했다. 헤어초크는 "짧지만 유익하고 아름다운 시간이었다"면서도 "지난 몇 달은 언론이 부정적인 것을 찾으려 하면 반드시 찾아낸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정치권의 압력에 굴복했다는 의견도 전했다.
그는 "아시안컵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뒤 나와 클린스만은 한국에서 계속 좋은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며 "그러나 지난 며칠간 상황이 우리에게 좋지 않게 흘렀다. 정 회장은 우릴 지지했으나 정치권의 거센 압박을 받아 결국 굴복했다. 안타까운 일이다. 우린 출범하고 요르단전 패배 직전까지 13경기 무패를 기록했다"고 엉뚱한 핑계를 댔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연합뉴스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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