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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 현장]대표팀 갈등, 진실 규명-징계 없이 덮자는 정몽규 회장…차기 감독에게 부담 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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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신문로, 이성필 기자]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살아 있지만, 젊은 선수들의 치기로만 봐달라는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의 현실 인식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정 회장은 16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긴급 임원 회의를 주재해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대표팀 감독의 경질을 결정했다. 클린스만 감독에게는 전화로 통보했다고 한다.

2023 카타르 아시안컵 4강 탈락 과정에서 대표팀은 온갖 나쁜 모습을 다 보여줬다. 클린스만 감독은 미소만 보여준 리더쉽으로 도마 위에 올랐고 전략, 전술, 대응 무능력의 끝판왕을 보여줬다.

외신 보도로 촉발된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의 태도 문제와 주장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등 선배들을 향한 항명성 행동은 사실로 확인됐다. 이 과정에서 축구협회는 평소 어떤 사안에도 '무생물'처럼 대응하다 빠른 인정으로 팬들로부터 '선수들을 의도적으로 축구협회 잘못을 가리기 위해 활용한 것 아니냐'라는 의심을 받았다.

대표팀은 3월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태국과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3차전을 치른 뒤 26일 태국 방콕으로 건너가 원정 4차전 리턴 매치를 벌인다. 2승을 거두고 있어 모두 이기면 조기 3차 예선 진출 확정이지만, 현재 분위기에는 장담하기 어렵다.

통상 소집 일주일 전 명단 발표를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3월 11일 전까지는 감독 내지는 감독 대행 체제를 꾸려야 한다. 한 달도 남지 않은 시간이다.

그러나 여전히 각종 의혹과 상황에 대한 억측 등이 튀어 나오고 있고 현장에 있었던 선수들은 "지금은 할 말이 없다"라며 선을 긋고 있다. 여러 가지로 인화 단결을 하기에는 부족함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선수 보호 없이 관망하다 인제야 팬들과 언론에 도움을 요청하는 것 자체가 아이러니한 상황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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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회장은 "(아시안컵을 앞두고) 일부 선수들은 지난해 12월 26일 소집, 70여 일 동안 합숙했고, 해외파는 1월 2, 3일께 늦게 왔다. 남자 선수들로만 오랜 시간 합숙했다. 120분 경기를 연속해서 했다. 모두가 예민한 상황에서 일어난 일이다. 팀에서 종종 일어나는 일이기도 하다"라며 단체 생활에서 있을 수 있는 일로 치부했다.

오히려 "이럴 때 너무 시시비비를 따지는 것은 상처를 후벼서, 악화시킬 수 있다. 언론도 축구를 사랑하는 팬들도 도와주셔야 한다. 다들 젊은 사람들인데, 잘 치료할 수 있게 도와주시면 좋겠다"라고 부탁했다.

의도는 순수했지만, 단순히 아시안컵에서부터 벌어진 일이라고 보기에는 너무 사안이 크다. 사실상 2022 카타르 월드컵부터 이어진 것이 이번 대회 기간에 활화산처럼 솟구친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시각이 팽배하다. 조직력이 단단하다 생각했더니 전혀 아니었던 것이다. 소위 '국가대표 로열티'를 망각했다는 비판이다.

국가대표 품위 유지 위반 가능성이 없는 것도 아니다. '축구국가대표 운영규정 제14조(선수의 의무)'에 따르면 대표 선수는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훈련 및 소집에 응할 의무', '지도자의 경기력 향상과 관련한 지시 및 정당한 인권과 안전 보호를 위한 지시 사항의 이행 의무', '대표팀의 규율을 준수할 의무', '세계반도핑기구에서 금지하는 약물의 복용금지' 등으로 구분된다.

이번 문제는 '대표팀의 규율 준수 의무 위반 여부'다. 단순히 요르단전 전날 벌어진 일에 의한 것인지 그 전부터 누적이 된 문제인지부터 따진 뒤 기랑 정립 등으로 이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제17조(징계 및 결격사유)' 중 ③ 다음 각호에 해당하는 사항에 대하여 징계 대상으로 상정한다. '1. 고의로 대표팀의 명예를 훼손한 자', '2. 대표팀 운영 규정을 위반하였거나, 기타 훈련규범을 지키지 아니한 자' 적용이 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축구협회 공정위원회 규정에는 선수 징계를 국가대표가 아닌 '협회 임직원', '시도협회, 연맹단체 및 소속 임직원', '협회에 등록된 단체(팀)와 선수, 지도자 등 그 소속원', '심판, 중개인 등 기타 협회의 행정적용을 받는 대상'으로 정의했다. 대표 선수가 공정위를 통한 징계를 받기 애매한 부분이다.

축구협회 한 고위 관계자는 "정 회장의 언급대로 우리 소속(축구협회) 선수가 아니다. 선수가 속한 팀에서 벌어진 일로 인한 징계여야 한다. 대표 선수로서는 A매치 등 경기에서 퇴장 등으로 벌어진 것에 대한 선발이나 출전 정지 징계로 따지는 것이 옳다"라고 주장했다.

정 회장도 "징계 사유에 대해서는 조항 살펴봤지만, 우리 소속 선수가 아니다. 징계는 (대표팀에 선발하지 않아) 소집을 안 하는 것뿐이다. 이 부분은 추후 대표팀 감독 선임되면 말할 이야기다"라고 답했다.

그래도 규정의 밖 문제, 소위 '국민 정서법'에 반한 행동의 측면도 있다. '태극마크'를 달고 나서 벌어진 일이라 더 입방아에도 올랐다. 이런 문제를 정리하지 않으면 대표팀 운영에 어려움이 생기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를 두고 정 회장은 "국내파, 국외파와 1992년생, 1996년생, 또 어린 선수 등으로 나눠 팀을 가르는 건 좋지 않은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대표팀을 한 팀으로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게 다음 대표팀 감독의 가장 중요한 덕목이라고 생각한다. 중요한 문턱에서 허망하게 무너지는 것도 한 팀이 되지 못한 것이 이유가 될 것이다. 누가 무엇을 어떻게 했는지 등 시시비비를 하나하나 따지고 보다, 앞으로 더 성장하고 방안을 새로운 감독과 상의하도록 하겠다"라며 오직 차기 대표팀 감독과 모든 것을 해결하겠다는 시각을 드러냈다.

차기 감독 또는 대행에게 상당한 부담을 안기는 정 회장이다. 협회 차원의 대응을 먼저 해야 감독의 지도력에도 힘이 실린다는 점에서 더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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