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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이강인을 도와주세요"…'징계 가능성 일축' KFA, 공은 차기 감독에게 [현장 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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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엑스포츠뉴스 신문로, 김지수 기자)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최근 불거진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토트넘 홋스퍼)과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의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기간 다툼 논란에 대해 언론과 팬들에게 관용을 부탁했다. 축구협회가 이례적으로 선수들 사이에서 발생한 불화를 공개적으로 인정한 점은 별도의 해명이 없었다.

대한축구협회는 16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긴급 임원 회의를 개최했다. 정몽규 회장을 비롯해 김정배 상근부회장, 최영일 부회장, 정해성 대회위원장, 이임생 기술발전위원장, 이윤남 윤리위원장, 김태영 사회공헌위원장, 황보관 기술본부장, 김진항 대회운영본부장, 전한진 경영본부장이 참석했다.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회의는 정몽규 회장이 오후 2시 30분 공식 브리핑에서 발표자로 나섰다. 아시안컵 종료 후 비판 여론에도 두문불출했던 가운데 드디어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정몽규 회장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 사실을 알렸다. 전날 김정배 상근 부회장 주재로 열린 전력강화위원회에서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 의견을 모은 가운데 이를 재가했다.

정몽규 회장은 "클린스만 감독은 (아시안컵에서) 축구대표팀을 이끄는 경쟁력과 선수 관리, 근무 태도 등에서 우리가 기대하는 지도력과 리더십을 못 보여줬다"며 "(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회의) 의견을 종합한 결과 클린스만 감독의 지도력과 태도가 국민 기대치 정서에 못 미쳤다. 앞으로도 개선이 어렵다는 판단하고 북중미 월드컵 2차 예선 중 사령탑을 교체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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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는 64년 만의 아시아 정상 정복을 목표로 카타르에서 열린 2023 아시안컵에 출전했다. 손흥민, 이강인을 비롯해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황희찬(울버햄튼)까지 초호화 멤버들이 모인 역대급 '황금세대'를 앞세워 우승이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결과는 처참했다. 조별리그부터 전력상 한 수 아래인 요르단, 말레이시아와 패배와 다름없는 무승부로 체면을 구겼다. 공격은 주축 선수들의 개인 기량에만 의존했고 수비의 견고함은 없었다. 무실점 경기가 단 한 차례도 없을 정도로 허술했다.

토너먼트에서도 반전은 없었다. 16강에서 사우디아라비아, 8강에서 호주를 혈투 끝에 물리쳤지만 운은 여기까지였다. 준결승에서 다시 만난 요르단에게 0-2로 무릎을 꿇었다. 변명의 여지가 없이 '실력'으로 졌다.

아시안컵 실패의 후폭풍은 거셌다.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 8일 귀국 기자회견에서 반성 없는 태도로 빈축을 샀다. 이틀 뒤에는 언론에 알리지 않고 돌연 미국으로 떠나 축구협회의 아시안컵 리뷰에 화상으로 참여하는 촌극까지 보여줬다.

여기에 손흥민과 이강인이 지난 6일 요르단과의 아시안컵 준결승 하루 전 저녁 식사 자리에서 다툼이 있었다는 외신 보도까지 나왔다. 대한축구협회는 극히 이례적으로 대표팀 소집 기간 발생한 선수들 사이의 내분을 인정했다.

다툼의 원인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진 이강인은 개인 SNS를 통해 사과문을 게재했지만 논란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았다. 클린스만 감독의 유일한 장점으로 여겨졌던 선수단 장악도 문제가 가득했다는 게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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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규 회장도 "(아시안컵 기간에 있었던) 선수단 내분 문제가 불거져 팬들에게 실망을 안긴 일이 있었다. 한달이 넘는 긴 단체 생활에 선수들이 육체적, 정신적으로 힘들고 예민한 가운데 발생한 일이지만 향후 대표팀 운영에 있어 중대하게 들여다보고 시사해볼 부분이 있다"고 고개를 숙였다.

또 "향후 코칭스탭 구성과 선수 관리 시스템을 정비해 유사한 상황이 재발하지 않도록 대책을 강구하겠다"며 "이번 아시안컵에서 대표팀을 응원해 주신 팬들과 국민에게 실망을 안겨드린 점 다시 한 번 사과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이강인과 문제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공식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 다음달 태국과의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예선 소집 때 어떤 식으로든 의견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정몽규 회장은 일각에서 제기되는 손흥민, 이강인에 대한 대한축구협회 공식 징계 가능성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내부 규정상 뚜렷한 근거가 없다는 입장이다.

정몽규 회장은 "징계 사유에 대해서 여러 조항을 살펴봤다. 징계는 우리 소속 선수는 아니기 때문에 (할 수 있는 건 대표팀) 소집을 안 하는 것뿐이다. 이 부분은 추후 대표팀 감독이 선임되면 문제를 잘 논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현실적으로 손흥민과 이강인을 동시에 대표팀 소집에서 제외하는 건 어렵다. 한국은 당장 다음달 중순 태국과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 4차전을 치른다. 싱가포르, 중국을 연파하고 C조 선두를 달리고 있기는 하지만 가장 까다로운 상대인 태국을 상대로 핵심 선수 2명을 배제하는 선택은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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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규 회장은 일단 손흥민, 이강인 감싸기에 나섰다. 하지만 논란을 가중시킨 축구협회의 다툼 인정 내용에 대한 사과는 없었다. 수습을 차기 대표팀 감독에게 맡기겠다는 발언으로 빈축을 샀다.

정몽규 회장은 "모두가 예민한 상황에서 일어난 일이다. 팀에서 종종 일어나는 일이기도 하다. 너무 시시비비를 따지는 것은 상처를 더욱 후벼서 악화시킬 수 있다. 언론도 축구를 사랑하는 팬들도 도와주셔야 할 것 같다. 다들 젊은 친구들인데 잘 도와주셨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언론에서) 국내파, 해외파, 92년생 이상의 고참, 96년생 그룹, 너무 이렇게 팀을 나눠서 생각하고 이런 방식으로 대표팀을 가르고 개개인으로 나누고 이런 건 좋지 않다. 대표팀을 하나로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게 다음 대표팀 감독의 가장 중요한 덕목일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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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대표팀은 지난해 11월 시작된 북중미 월드컵 2차 예선 첫 2경기를 모두 승리로 장식했다. 싱가포르(5-0), 중국(3-0)과의 2연전에서 2연승을 거둔 한국은 C조 선두(승점 6점)에 올랐다.

그러나 오는 3월 태국과의 북중미 월드컵 2경기를 앞두고 정상적인 경기력을 발휘하기 어려운 상황에 몰려있는 부분이 문제다. 차기 감독으로 누가 오더라도 당분간 팀 분위기 수습에 주력해야 한다.

대한축구협회는 이날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 여부만 논의했을 뿐 큰 틀에서 차기 사령탑 선임 후보군 선정도 이뤄지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오는 3월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전까지 시간이 많지 않은 가운데 이달 중 감독 선임과 코칭스태프 구성을 완료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촉박한 일정을 고려하면 명성과 지도력을 모두 갖춘 외국인 지도자 영입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사진=신문로, 김한준 기자/연합뉴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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