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효슈팅 0개, 이 때문이었나… 아시안컵 때 두쪽 난 축구대표팀
손흥민, 이강인 선수. /박재만 스포츠조선 기자·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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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서 졸전을 펼쳤을까. 아시안컵 축구 4강 요르단전을 앞두고 한국 축구 대표팀 주장 손흥민(32·토트넘)과 이강인(23·파리 생제르맹) 등 후배들이 말다툼 끝에 몸싸움을 펼쳤고, 그 과정에서 손흥민 손가락이 탈구되면서 테이프를 감은 채 경기를 치렀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영국 대중지 더선은 14일 “토트넘 스타 손흥민이 준결승 전날 저녁 식사 자리에서 동료들과 언쟁을 벌이다가 손가락 탈구(dislocated) 부상을 입었다”고 보도했다. 대한축구협회도 이 보도에 대해 “그런 일이 있었다”고 시인했다.
더선 보도와 축구협회 설명을 통해 사건 전말을 요약하면 이렇다. 준결승 전날, 이강인과 정우영(25·슈투트가르트), 설영우(26·울산) 등 일부 젊은 선수들은 저녁을 일찍 먹고 탁구를 쳤다. 그러자 주장 손흥민이 팀 단합 시간으로 삼는 식사 자리에서 먼저 일어나 개인 행동을 하는 것을 나무랐고, 언쟁이 오갔다. 이 과정에서 후배들의 무례한 태도에 격분한 손흥민이 이강인 멱살을 잡았고, 이강인이 맞서 주먹을 날리는 소동이 벌어졌다. 순간 주변 선수들이 이 둘을 뜯어말리는 와중에 손흥민이 손가락을 다쳤다. 영국 데일리메일도 “손흥민이 먼저 자리에서 일어난 이강인에게 불만을 제기했고, 말다툼은 격렬한 몸싸움으로 번졌다”고 전했다.
손가락을 다친 손흥민은 7일 요르단전에 오른쪽 검지와 중지에 흰색 테이프를 감고 출전했다. 한 축구계 인사는 “대회 기간 손흥민과 김민재(28·바이에른 뮌헨), 황희찬(28·울버햄프턴) 등 고참급 멤버와 이강인 사이에 갈등이 있었다”며 “스페인에서 성장한 이강인은 한국에서 축구를 배운 선수들과 정서적으로 달라 자주 부딪쳤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이 일이 있은 뒤 고참 선수들은 클린스만 감독을 찾아가 이강인을 요르단전 선발에서 제외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클린스만은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대표팀 내 신구(新舊) 세대 갈등은 사실 오래된 얘기라는 게 축구계 전언이다. 손흥민과 김영권(34·울산), 김진수(32·전북), 이재성(32·마인츠) 등 30대 선수 그룹과 김민재와 황희찬, 황인범(28·즈베즈다) 등 96년생 그룹, 이강인과 정우영, 설영우, 오현규(23·셀틱), 양현준(22·셀틱), 김지수(20·브렌트퍼드) 등 20대 초반 그룹이 각각 훈련 때마다 따로 몰려다닌다는 말은 수시로 나왔다. 해외파와 국내파 사이도 서먹하다. 지난해 11월 중국과 월드컵 예선전을 치른 뒤 유럽파 선수들이 한국에 일찍 돌아가려고 사비로 전세기를 빌려 귀국한 일은 그 간극을 보여준 사례다. 아시안컵 현지 훈련장에선 한 유럽파 공격수가 너무 강하게 몰아붙인다면서 K리거 수비수에게 공을 냅다 차면서 화를 내는 모습이 눈에 띄기도 했다.
작년 3월엔 손흥민이 “대표팀에 뽑혀서 영광”이라는 글을 소셜미디어에 올리자 김민재가 돌연 손흥민 계정을 ‘언팔(구독 취소)’하면서 두 선수 불화설이 불거진 적도 있다.
이강인은 이날 보도가 파장을 부르자 인스타그램에 “아시안컵 4강전을 앞두고 손흥민 형과 언쟁을 벌였다는 기사가 보도됐다. 언제나 저희 대표팀을 응원해주시는 축구 팬들께 큰 실망을 끼쳐드렸다. 정말 죄송하다. 제가 앞장서서 형들의 말을 잘 따랐어야 했는데, 축구 팬들에게 좋지 못한 모습을 보여드리게 돼 죄송스러울 뿐이다. 저에게 실망하셨을 많은 분께 사과드린다”고 썼다. 하지만 정작 몸싸움 당사자인 선배 손흥민과 대표팀 동료들에게는 사과하지 않아 또 다른 뒷말을 낳고 있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과 클린스만 감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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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일을 두고 클린스만의 통솔력이 다시 도마에 올랐다. 대표팀을 맡을 당시 전술적 역량은 다소 부족하지만 선수들에게 동기 부여를 잘 하고 소통에 뛰어난 매니저형 사령탑이라는 평가가 있었는데 결과적으로 이마저도 미흡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협회는 15일 오전 11시 전력강화위원회를 열고 이번 아시안컵 결과를 평가한다. 대회를 마치고 귀국한 지 이틀 만인 지난 10일 자택이 있는 미국으로 출국한 클린스만 감독은 화상으로 회의에 참여할 예정이다. 이날 클린스만 거취에 대해 본격적인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장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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