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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전 펼친' 감독은 웃었고, '최고 활약' 선수는 고개 숙였다...이강인, "죄송한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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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 신인섭 기자= 이강인이 고개를 숙였다.

이강인은 10일 개인 SNS를 통해 "한 달 동안 아시안컵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선수들, 코칭 스탭들, 지원 스탭들 함께 열심히 노력했지만, 원하는 결과를 이루지 못해 개인적으로 많은 아쉬움이 남습니다. 언제나 저희 대표팀을 응원해주시는 축구팬 여러분들의 끊임없는 기대와 성원에 이번 아시안컵에서 좋은 결과로써 보답드리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 죄송한 마음입니다"라고 전했다.

이어 "많은 축구 팬 여러분들께서 실망하셨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이제까지 그랬던 것처럼 저희 대표팀을 믿고 응원해주신다면 저희는 앞으로 대한민국 대표팀의 구성원으로서 모두 한 마음 한 팀이 되어 경기장에서 더 발전된 플레이를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고, 나아가 세계 무대에서 경쟁력 있는 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소속팀에서도 대표팀에서도 헌신적이고 팀의 승리를 위해 한 발짝 더 뛰는 선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이강인은 이번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의 에이스 역할을 자처했다. 조별리그 1차전 바레인과의 맞대결에서 이강인은 환상적인 왼발 중거리 득점과 쐐기골을 넣으며 멀티골을 터트렸다. 3차전 말레이시아를 상대로는 그림 같은 프리킥 골을 넣기도 했다. 대부분의 공격적인 지표에서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기까지 했다.

이강인을 비롯해 손흥민, 황희찬, 김민재, 황인범 등 슈퍼스타들이 즐비했기에 우승 후보로 떠올랐다. 하지만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좋은 재료를 두고도 맛있는 요리를 만들지 못했다. 선수들에게 '자유로움'을 준다는 명목 하에 기초적인 전술 지시 조차 없어 보이는 모양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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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을 우측 윙포워드로 기용할 뿐 그 이상은 없었다. 이강인이 공을 잡았을 때 주변 동료의 움직임, 공을 잡은 뒤 다음 전개에 대한 플랜 등은 전혀 볼 수 없었다. 자연스럽게 이강인은 볼을 끌 수 밖에 없었고, 상대 압박에 턴오버를 하거나 공을 빼앗기는 일이 잦아졌다.

맹활약과 함께 한국의 에이스로 급성장한 대회였다. 이강인은 2001년생으로 아직 앞길이 창창하지만, 이번 대회를 통해 향후 10년은 한국 축구를 이끌 선수라는 것을 스스로 보여줬다. 그의 책임감은 베테랑 못지 않았다. 요르단전 패배 이후 이강인은 "먼저 팀 동료들에게 너무 감사하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 그라운드에서 같이 싸워준 동료들도 그렇고, 경기를 뛰지 못한 선수들도 항상 한 팀이 돼 도와줬다. 정말 감사하다. 우리를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그리고 지금도 믿어준 감독님과 코칭스태프께도 감사하다. 지금 당장은 선수 한 명이나 감독님을 질타할 시기가 아닌 것 같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어떻게 하면 대한민국이 축구적으로 더 발전할 수 있고, 더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는지 생각하고 노력해야 할 것 같다. 나도 그렇다. 이번 대회를 하면서 많이 느꼈다. 많이 발전해야 한다. 아직 부족하다. 다시 한 번 되돌아봐야 한다. 앞으로 정말 많은 점이 바뀌어야 할 것 같다. 내가 첫 번째로 바뀌기 위해 노력하겠다. 발전하기 위해 많이 노력해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 많은 관심 가져주시고 응원해주시고 기대하신 축구팬들께 미안하고 죄송하다. 앞으로 더 발전한 모습, 더 팬들이 원하는 축구를 할 수 있도록 많이 노력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추가로 "1~2가지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모든 부분에서 발전해야 하고 바뀌어야 한다. 내가 첫 번째로 더 많은 부분에서 발전하고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지금 많은 분께 부탁드리고 싶은 게 있다면 어느 한 선수를 질타하지 않았으면 한다. 누군가 질타하고 싶다면 나를 질타했으면 좋겠다. 어느 선수, 감독님을 질타하는 것은 옳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패배한 건 팀이다.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한 것은 팀이다. 개인적으로 질타 받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팀 동료, 코칭스태프, 특히 감독님께 죄송한 마음이 크다"고 고개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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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스로 맹활약을 펼친 이강인은 고개를 숙였지만, 졸전을 거듭한 클린스만 감독은 환하게 웃었다. 그는 귀국 후 공항 인터뷰에서 마이크 앞에 서자마자 "와우, 사람 많네"라며 마치 많은 팬들이 자신을 응원하러 와준 것처럼 받아들였다.

클린스만 감독을 향한 첫 질문은 매우 날카로웠다. 감독으로서의 자격과 사퇴 여부에 대한 물음이었다. 진지하고 날카로운 질문에도 클린스만 감독은 특유의 웃음과 함께 "나이스 퀘스천"이라고 입을 열었다. 클린스만 감독 스스로도 정말 좋은 질문이라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나온 행동과 말이었을 것이다.

최악의 경기력과 졸전을 거듭하면서 팬들은 등을 돌렸다. 특히 요르단에 유효 슈팅 1개도 기록하지 못하고 패하면서 경질 여론이 들끓었다. 하지만 정작 클린스만 감독은 도통 이유를 모르는 눈치다. 경질 여론이 왜 형성된 것 같냐는 물음에 그는 "정확한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건 지난 1년 동안의 저희의 그런 성장 과정이다. 이번 대회를 통해서도 저희가 또 성장하고, 새로 발견한 부분들도 많다. 제가 부임한 후 지난 1년 동안 어린 선수들을 조금씩 또 팀에 합류를 시키면서 출전 시간도 더 많이 가져갔다. 앞으로 다가올 북중이 월드컵을 바라보고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사퇴 의사가 없음을 직접적으로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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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은 대부분 감독과 스태프를 옹호하는 발언을 했지만, 클린스만 감독은 정반대였다. 그는 "요르단은 강인, 희찬, 흥민이와 같은 우리의 공격진들에게 공간을 내주지 않으면서 골로 이어질 만한 기회를 허용하지 않았다"라며 선수들에게 잘못을 돌리는 듯한 뉘앙스의 인터뷰를 남겼다.

요르단이 공간을 내주지 않았다면, 감독인 클린스만 감독이 이를 조정해 선수들이 슈팅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줬어야 하는 게 맞다. 하지만 클린스만 감독은 요르단이 공간을 내주지 않았고, 강인, 희찬, 흥민이가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며 교묘하게 자신의 탓이 아닌양 말했다.

한편 이강인은 곧바로 소속팀 파리 생제르맹(PSG)으로 복귀하지 않는다. PSG는 11일 오전 5시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열리는 2023-24시즌 프랑스 리그앙 21라운드에서 LOSC 릴을 상대한다. PSG는 14승 5무 1패(승점 47)로 리그 1위에 위치해 있다.

경기를 앞두고 사전 기자회견에 참석한 루이스 엔리케 감독은 이강인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이강인은 다음주까지 휴가다. 돌아올 날짜가 있고, 그를 보게 될 것이지만 그는 우선 휴식을 취할 것이기 때문에 좋은 몸상태로 돌아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빠르게 복귀한다면 쿠보 타케후사와의 맞대결이 성사될 수 있다. PSG는 오는 15일 오전 5시 레알 소시에다드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16강 맞대결을 펼친다. 두 선수가 모두 나온다면 미니 한일전이 성사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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