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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이해하기 힘든 선택의 반복이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또다시 해외로 나간다.
클린스만 감독은 8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취재진을 만나 향후 일정에 대해 묻는 질문에 다음 주 유럽으로 향한다고 답했다. 그는 "좀 짧은 휴식을 가진 다음에 일단은 유럽으로 넘어가서 이강인 선수, 손흥민 선수, 김민재 선수나 또 다른 선수들의 일정을 보고 경기를 볼 예정이다"라며 해외파 선수들을 관찰하겠다고 말했다.
잦은 유럽 방문은 이전부터 클린스만 감독의 논란거리 중 하나였다. 국가대표팀 감독으로서 해외에서 뛰는 선수들의 경기력를 판단하고 상태를 지켜본다는 명분은 있으나 손흥민, 이강인, 김민재처럼 대표팀의 핵심 자원들을 보기 위해 자주 유럽으로 갈 필요가 있을까 하는 의문에서 나온 지적이었다. 클린스만 감독이 정작 K리그는 등한시한 채 해외에 나가 개인적인 일정까지 소화하자 이 논란은 더욱 커졌다.
물론 현 시점에서 클린스만 감독이 유럽을 갈 만한 이유는 있다. 우선 대표팀의 주장 손흥민이 요르단과의 준결승전 이후 한 발언이 은퇴 시사로 해석됐다.
심리적으로 지친 선수와 대화를 통해 선수를 위로하는 것은 국가대표팀 감독의 역할 중 하나다. 더욱이 그 선수가 대표팀의 주장이자 에이스인 손흥민이라면 감독 입장에서 걱정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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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가 아직 개막하지 않았다는 점도 이유가 된다. 클린스만 감독이 잦은 출장으로 비판을 받을 당시 나왔던 이야기 중 하나는 K리그 현장을 찾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클린스만 감독은 이에 대해 자신은 K리그 감독이 아닌 국가대표팀 감독이며, 국가대표팀 감독이 하는 일은 클럽 감독의 일과 다르다고 해명했지만 여론을 얻지는 못했다.
지금은 다르다. 현재 K리그 팀들은 동계훈련이 한창이며, 한 달 남짓 남은 2024시즌 개막을 바라보고 준비 중이다. K리그가 개막하지 않았으니 클린스만 감독도 K리그 현장에 방문하지 못한다. 여기까지는 당연한 이야기다.
하지만 시기에 의문이 든다. 클린스만호의 주요 일정이었던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은 이제 막 끝났다. 한 달 동안 함께 있었던 선수들을 대회가 끝난 직후 만나기 위해 유럽까지 가는 일이 필요한지 의문이다. 오히려 그동안 클린스만 감독이 보여준 모습들을 생각하면 출장의 주 목적이 무엇인지 의문을 넘어 의심이 생길 정도다.
손흥민, 이강인, 김민재는 클린스만 감독의 이른바 '해줘 축구' 핵심 3총사다. 전술과 용병술에 온갖 문제가 생긴 대표팀이 그나마 4강까지 갈 수 있었던 원동력이 이 3명의 혼신의 힘을 다한 투혼이었다. 능력과 정신력을 더 이상 의심할 이유가 없는데 뭘 다시 보러간다고 하는 건지 축구팬이나 국민들 입장에선 심각한 물음표를 달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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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협회는 설 연휴가 지나고 전력강화위원회가 모여 아시안컵을 복기하기로 했다. 그러나 정작 요르단전 이후 경기를 돌아보고 분석하면서 책임을 지겠다던 클린스만 감독은 이 논의에 함께할 것인지 정해지지 않았다.
이해할 수 없는 선택의 반복이다. 클린스만 감독이 정말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과 3월에 열리는 예선을 바라보고 있다면 그가 지금 해야 할 일은 해외파 관찰이 아닌 경기 분석을 통한 해결책 강구다. 지금은 13경기 무패 등 별 의미 없는 과거의 이야기로 스스로 위안하지 않고 아시안컵 실패를 인정하고 돌아봐야 할 시기다.
아시안컵을 통해 아시아 축구의 수준이 전체적으로 발전했다는 걸 모두가 확인했다. 일부 선수들에게 의존하는 클린스만 감독의 스타일이 변화 없이 유지된다면 아무리 한국이라도 월드컵 예선에서 한 번도 걸려 넘어지지 않으라고 확신하기는 힘들다.
그러나 클린스만 감독은 그동안 고수했던 태도를 바꿀 생각이 없어 보인다. 아시안컵 전까지 내내 외유 논란을 빚었지만 클린스만 감독은 아시안컵이 끝난 직후 또 해외로 나간다는 말을 하고 있다.
사진=김한준 기자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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