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을 이렇게 기용한 감독은 없었다...이강인과 황희찬이 보낸 단 4번의 패스

[인터풋볼] 김대식 기자 =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시도한 뻥축구는 수치로 보니 더 심각했다.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FIFA랭킹 23위)은 7일 오전 0시(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에 위치한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준결승에서 요르단(FIFA랭킹 87위)에 0-2로 패배했다. 이로써 64년 만에 아시안컵 우승을 노렸던 대한민국의 희망은 물거품이 됐다.

이번 경기에서 클린스만 감독은 4-3-3 포메이션으로 변화를 주면서 조규성 대신 손흥민을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기용했다. 클린스만 감독이 갑작스럽게 미드필더에 선수 1명을 추가한 이유로는 2가지 추측이 가능하다.

첫째 지난 요르단과의 조별리그 경기에서 한국은 중원 싸움에 굉장한 애를 먹었다. 한국은 박용우가 후방으로 내려서면서 황인범만 중원에 홀로 남았는데 요르단은 한국의 중원 숫자가 부족하다는 점을 공략해 힘들게 했다. 이를 대비하고자 나온 변화로 보였다.

다른 하나는 요르단이 무작정 수비만 하는 팀이 아니라는 점이다. 요르단은 순간적으로 압박라인을 높이는 경우가 있기에 이때 발생하는 공간을 손흥민을 통해 공략해보겠다는 심산이었을 것이다.

변화의 이유는 타당했을지 모르겠지만 그에 따른 훈련이 제대로 되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 경기 초반부터 손흥민을 향하는 패스는 대부분 롱볼이었다. 손흥민이 수비 뒤로 침투하거나 측면으로 빠졌을 때만 공이 향했다. 월드 클래스 마무리 능력을 지닌 손흥민을 제대로 활용하는 방식이 아니었다.

손흥민을 좌우에서 도와야 할 이강인과 황희찬도 손흥민을 전혀 활용하지 못했다. 황희찬이 후반 36분에 교체되기 전까지 손흥민에게 보낸 패스는 단 1번이다. 반대편에 있는 이강인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이강인도 추가시간을 포함한 거의 100분 동안 손흥민에게 패스를 단 3차례밖에 보내지 못했다.

3선 자원인 이재성도 손흥민에게 단 3번, 그나마 황인범이 손흥민에게 11번의 패스를 공급해줬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비슷한 수치를 보여주는 것으로 보아 이는 '스트라이커' 손흥민을 위한 전술적인 세팅이 전혀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결론밖에 나오지 않는다. 심지어 센터백 2명이 손흥민에게 향했던 패스가 6번으로 이강인과 황희찬이 넣어준 패스보다 많았다.

스트라이커한테 단번에 롱패스를 전달해주는 운영을 펼칠 것이었다면 손흥민을 최전방에 세워선 안됐다. 그 결과 이번 경기에서 손흥민은 손흥민스럽게 요르단 골문을 단 한 차례도 위협하지 못했다. 90분 동안 제대로 된 패스조차 공급받지 못하던 손흥민은 슈팅을 날려보지도 못한 채 4강 탈락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선수 활용의 문제는 감독의 책임이다. 손흥민이라는 세계 최고의 공격수를 두고 뻥축구를 하는 감독은 전 세계에 많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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