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대표팀 주장 손흥민은 5경기 내내 교체 없이 전부 풀타임을 소화하면서 한국의 4강 진출을 이끌었다. 호주전에서는 후반 막판 돌파로 페널티킥을 얻어내고, 연장 전반에서는 직접 프리킥을 성공시켰다. 경기가 끝난 뒤 바로 힘 없이 땅을 손으로 짚고 무릎을 꿇은 뒤 숨을 헐떡이면서 한동안 일어나지 못하기도 했다.
손흥민은 호주전에서 테이프를 여러 번 덧대 왼쪽 무릎을 감쌌다. 테이핑은 근육이 한계 이상으로 수축하거나 이완하는 것을 막아주고, 관절에 부담도 덜어준다. 테이핑을 많이 한다는 건 그만큼 무릎에 부담을 많이 느낀다는 뜻이기도 하다. 손흥민 무릎에 붙은 테이프는 경기가 끝난 뒤 잔디에 비벼져 초록색으로 물들어 있었고, 해져 있었다. 군데군데 상처도 나 있었다. 많은 경기를 뛰어 온 탓에 무릎에 지속적으로 부담이 가고 있는 듯 했다.
손흥민은 개의치 않았다.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에 손흥민은 “내가 축구선수를 하면서 이렇게 연장전을 2번 연속 치른 적이 한 번도 없는 것 같다. 힘들다기보단 이런 상황을 정신력으로 이겨야 하는 게 토너먼트의 묘미고 일부인 거 같다. 국가를 위해 뛰는 데 힘들다는 건 핑계다. 이젠 정말 토너먼트에서 4팀만 남았고, 하나의 우승컵을 위해 싸운다. 어떤 핑계, 어떤 힘듦, 어떤 아픔도 필요 없다. 오로지 한 가지 목표를 가지고 뛰어갈 예정이다”라고 했다.
[알 와크라(카타르)=이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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