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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신동훈 기자(알와크라)] "한가지 말씀 드릴 게 있습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은 2월 2일 오후 6시 30분(현지시간) 카타르 알와크라에 위치한 알 자누브 스타디움에서 열린 호주와의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8강전에서 2-1 역전승을 해냈다. 또다시 극적으로 이긴 한국은 타지키스탄을 무너뜨리고 올라온 요르단과 4강에서 만나게 됐다.
이날 출전으로 손흥민은 역사를 썼다. 손흥민은 2011 아시안컵부터 참여를 했다. 조별리그 바레인전에 데뷔를 했고 인도전에서 골을 기록하며 A매치 데뷔골을 터트렸다. 일본, 우즈베키스탄과의 경기에 나오면서 첫번째 아시안컵을 마무리했다. 유망주에서 핵심이 된 손흥민은 2015 아시안컵에서 총 5경기를 뛰었다. 우즈베키스탄전에서 두 골을 넣고 결승전 호주전에서 1골을 넣었는데 끝내 패배하며 준우승에 아쉬움을 삼켰다. 2019 아시안컵에선 중국전부터 뛰었고 2도움을 기록했다. 바레인, 카타르를 상대로 나섰는데 당시 벤투호는 8강에 머물렀다.
이제 네번째 아시안컵을 치르는 중이다. 바레인, 요르단, 말레이시아전에 모두 나와 풀타임을 소화했다. 페널티킥으로 2골을 기록했다.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선 정규시간, 연장전까지 다 뛰었고 승부차기 1번 키커로 나와 성공을 하면서 승리 발판을 다졌다. 한국은 결국 승리를 하면서 8강에 올라 호주를 만나게 됐다.
총 16경기를 뛴 손흥민은 이영표와 기록이 같다. 이제 8강 호주전에 나서기만 하면 17경기가 돼 대선배 이영표를 제치고 단독 1위가 돼 역사를 새로 쓰게 된다. 큰 이변이 없다면 무난하게 기록을 달성할 수 있어 보였는데 선발 출전하면서 역대 아시안컵 최다출전 한국 선수가 됐다.
9년 만에 복수전을 준비했다. 손흥민은 2015년 아시안컵 결승전에서 호주를 상대로 1-2로 패한 뼈아픈 기억이 있었다. 한국은 마시모 루옹고에게 실점해 패배 직전까지 몰렸다가 손흥민의 극장골로 1-1을 만들어 연장전까지 끌고 갔다. 연장전에서 제임스 트로이시에게 실점해 1-2로 패했고 호주가 트로피를 드는 걸 지켜봐야 했다. 코앞에서 우승을 놓친 쓰라린 기억으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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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경기도 흐름은 비슷했다. 전반 41분 황인범 실수가 나오면서 크레이그 굿윈이 골을 기록했다.계속 주도권을 잡고 공격을 펼치긴 했어도 마무리가 안 됐다. 그러다 종료 직전 손흥민이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키커로 나선 황희찬이 성공을 하면서 승부는 연장으로 향했다. 16강 사우디아라비아전에 이어 또 연장이었다. 9년 전 손흥민이 종료 직전 넣은 득점 상황과 굉장히 유사했다.
이번엔 결과가 달랐다. 당시에는 호주가 연장전에 골을 넣고 이겼는데 이번엔 한국이 이겼다. 연장 전반 7분 황희찬이 얻어낸 프리킥을 손흥민이 키커로 나서 마무리했다. 손흥민 골은 결승골이 됐다. 9년 전과 비슷하지만 다른 결과 속에서 경기는 클린스만호의 2-1 역전승으로 끝이 났다. 9년 전 복수를 제대로 해준 손흥민이다.
한차례 아찔한 장면이 나왔다. 연장 후반 7분 뒷공간으로 길게 내준 패스를 손흥민이 빠르게 달려가 잡으려다 골키퍼가 나와 처리했다. 이 과정에서 손흥민이 햄스트링을 부여잡았다. 다행히 손흥민은 이후 정상적으로 경기를 계속해서 뛰었다.
다만 손흥민은 이번 대회 단 1분도 쉬지 않고 경기에 나서고 있다. 지난 사우디전에서도 120분 풀타임을 소화했고, 이날도 120분을 뛰었다. 4강까지 남은 시간 동안 충분한 휴식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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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종료 후 공식 MOM(Man Of the Match)에 선정된 손흥민은 클린스만 감독과 함께 기자회견장에 모습을 비췄다. 기자회견장에 나와 "너무 어려운 경기였고, 경기 퍼포먼스 썩 만족하지 않지만 결과 가져온 게 중요. 양 팀 모두 공수적으로 좋은 경기 했다. 팀으로 좋은 결과 얻어서 기쁘다. 준결승 진출해서 기쁘다. 준결승이 목표는 아니지만. 최종목표 이루기 위해 다음 경기 좋은 경기 보여주도록 하겠다"고 소감을 밝히며 기자회견을 시작했다.
[손흥민 기자회견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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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널티상황 물어보고 싶다. 조금 혼돈 있었던 거 같은데 본인이 나설 생각? 아니면 사전에?
일단 PK상황에서 제가 첫 번째 키커인건 변함 없다. 그 상황에서 (내가) 피지컬적으로 힘들었고 황희찬이 자신 있게 자기가 차고 싶다고 해서. '희찬선수'도 팀에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고. 그런 어려운 상황에서 스텝업 해서 골을 넣은 건 팀적으로 도움 됐다. 누가 차냐보다 골을 넣은 게 중요한데 희찬이 골 넣어서 팀에 도움을 줘서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 이 팀에서 어느 포지션이 편하고 퍼포먼스가 잘 나오는지? 이번대회 골 많지 않지만 감독이 측면으로 보냈을 때 좋은 모습 나오는 거 같고. 어떻게 생각?
PK만드는 장면에서 보시다시피 사이드 아니라, 사이드에서 가운데로 밀고 가기 때문에. 제가 잘 하는 포지션은, 그게 중요하지만, 다 잘할 수 있는 포지션이라 생각한다. 감독이 어디 세우든 제가 잘 맞는 자리 찾아서 로테이션 하면 경기마다 좋은 자리 찾아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주변에 능력 있는 선수 많아서 이런 플레이 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 계속 어려운 경기 하다가 이겨서 좀비축구라고 하는데, 어떻게 생각? 오늘 경기 앞두고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에게 받은 메시지 있나?
일단 어떤 축구를 해서 이기는 게 중요한 거 같다. 이건 사실 제가 좀비축구다 이걸 떠나서 팀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팀이 단단해지게 하는, 이런 스플릿은 우리를 단단하게 만드는 계기인 거 같고. 이런 경기로 인해 상당히 믿음이 강해지는 거 같다. 연장전 가면 지치는데 우리 선수들 끌까지 포기 않고 다 해준다.
하나로 뭉쳐있는 게 가장 큰 장점인 팀이지 않나. 포스테코글루 감독님은 계속 문자 주고받고, 경기 전에는 서로 토트넘 경기 할 때 행운을 빈다고 하고, 감독님도 매경기 문자 보내주셔서, 그런 부분에서 굿럭 메시지 주고받고 있다.
- 2015년 아시안컵에서 호주전 아픔 있었는데 그런게 또다른 동기부여 됐는지? 비슷한 양상이었고. 복수했다 생각?
복수라기보다는, 축구의 일부라고 생각하고. 2015년 때 마음이 너무 아팠고, 좋은 기회 놓쳐서 누구보다 마음 아팠던 거 같다. 그런 와중에 그런 경기, 경험으로 축구선수, 사람으로 성장하는 계기가 됐기에, 오늘 경기 꼭 그것 때문에 이기고 싶었다기보다, 저의 목표, 팀이 생각하는 골이 있기 때문에 이런 걸 생각하고 경기에 임했던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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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널티킥 얘기할 때 그 순간 힘들다고 했는데, 한국이 2경기 연속 120분 경기 했다. 컨디션 어떤지? 어려운 경기 하면서 이기는 원동력은 어디 있는지?
축구선수를 하면서 연장을 이렇게 2번 연속 한게 한번도 없던 거 같은데, 힘들다기보다 이 상황을 정신력으로 이겨야 하는 게 토너먼트의 묘미고 일부인거 같다. 나라 위해 뛰는데 힘들다는 건 핑계인 거 같다. 토너먼트에서 4팀만 남아서 하나의 우승컵 위해 싸우기에, 어떤 핑계 어떤 힘듦 어떤 아픔 필요 없고 오로지 한 가지 목표를 가지고 뛰어갈 예정이다.
- 마지막 한마디
한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게 있는데, 경기 뛰는 선수들이 상당히 많은 스포트라이트 받고 결국 많은 관심을 받는다. 오늘만큼은 벤치에서 경기 못하는 선수들에게 이렇게 관심을 보내주시면 좋겠어서 마지막 말을 하고 싶었다.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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