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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6 (목)

이슈 손흥민으로 바라보는 축구세상

승부차기 가장 먼저 찬 손흥민 “13년 전 지성이형 아직도 원망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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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지성이형을 많이 원망하고 있습니다, 하하하.”

축구 대표팀 주장 손흥민(32·토트넘)은 31일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전 승부차기에서 가장 먼저 나서면서 13년 전 주장이었던 박지성을 떠올렸다고 했다.

손흥민은 이날 카타르 도하의 알에글라 트레이닝센터에서 진행된 훈련에 앞서 취재진에 “사우디전 승리는 대표팀이 더 단단해지는 계기가 됐다”며 “하지만 지난 일은 빨리 잊고 다음 경기에 집중하는 것이 우리의 몫이다. 호주는 분명 쉽지 않은 팀이고, 좋은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국은 오는 3일 호주와 8강에서 맞붙는다. 2015년 아시안컵 결승에서 맞붙어 1대2로 패배했던 상대다. 손흥민은 “다시는 반복하고 싶지 않다. 남은 기간 잘 회복해서 호주를 상대로 좋은 경기를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주장 완장을 찬 손흥민은 사우디아라비아와의 16강전 승부차기에서 1번 키커로 나서서 골을 넣었다. 손흥민은 “우스갯소리지만, 지성이형을 아직도 원망하고 있다. 지성이형을 만나면 가끔 2011년 한일전 승부차기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고 웃으며 “후회를 남기고 싶지 않았다”고 했다.

한국은 2011년 아시안컵 준결승에서 일본을 만났다. 2-2로 승부를 내지 못하고 향한 승부차기에서 박지성은 키커로 나서지 않았다. 대신 나선 구자철, 이용래, 홍정호가 모두 실축하면서 0-3으로 졌다. 박지성은 당시를 회상하며 “나는 좋은 키커가 아니라서 나서지 않았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후배들에게 너무 많은 짐을 짊어지게 했던 거였다. 다시 그때가 돌아오면 1번으로 나설 것”이라고 하기도 했다.

손흥민은 “승부차기는 1번과 5번 키커가 중요한데, 감독님께서 (1번 키커 역할을) 맡기셨다”고 가장 먼저 나선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손흥민은 “선수들 모두 (한국에 있는) 많은 분에게 웃음을 드리려고 노력 중이다. 좋게 봐줬으면 좋겠다. 사우디전에서는 그동안 힘든 시간을 보낸 선수들이 좋은 역할을 해줘서 더욱 기뻤다. 대회가 끝난 뒤 팀에 대해 평가를 해주길 바란다”고 독려를 부탁했다.

[도하=이영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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