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코의 AI 트레이너를 테스트한 골프 교습가가 동료와 함께 AI 스윙 분석 시스템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조효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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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세계 어느 나라를 가도 인공지능(AI)이 날씨, 기온 등을 분석해 골퍼에게 딱 맞는 공략법을 제공하고 축적된 골퍼의 데이터를 분석해 최적의 클럽을 선택할 수 있게 하는 시대가 됐습니다."
지난 27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막을 내린 '2024 PGA쇼'에서 만난 '레이더 거리측정기 원조' 플라이트스코프의 헨리 존슨 회장은 "트레이닝, 스윙 분석·코칭, 맞춤형 정보 제공 등 '골프 AI 시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대부분 영역에서 획기적인 서비스를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계 최대 골프 전시회로 불리는 PGA쇼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급성장한 골프 시장의 모습과 앞으로 변화할 방향을 한눈에 보여줬다. 일단 PGA쇼 규모만 봐도 시장을 짐작할 수 있다. 올해 PGA쇼의 등록 입장객 수는 3만여 명을 넘겨 전년 대비 12%나 증가했고 참가 업체도 지난해 800여 개에서 올해는 1000여 개를 돌파하며 성황을 이뤘다.
올해의 가장 큰 화두는 역시 AI. '배저(BADGER) AI'라는 서비스를 선보인 플라이트스코프는 이번 전시회에서 가장 눈에 띄었다. 존슨 회장은 "미보 플러스를 사용하는 골퍼의 스윙과 클럽 데이터를 활용해 AI가 세계 어디를 가든지 온도, 습도 등을 분석해 클럽 선택, 코스 공략 등을 알려준다"며 "이뿐만이 아니다. 말로 해도 AI 비서가 답하고 골프 관련 질문에 다양한 조언을 해줄 수 있다. 캐디 역할뿐만 아니라 골프 파트너가 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5월에는 한국어로도 서비스를 개시한다"면서 "한정판으로 나오는 플라이트스코프 거리측정기와 연동하면 원하는 공략 거리에 맞춤 클럽을 음성으로 알려주는 등 골프의 신세계를 경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AI 기술에서 한국은 빼놓을 수 없다. 한국에서는 QED로 잘 알려진 크리에이츠의 유니코는 'AI 트레이너'로 많은 골프 교습가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고성능 카메라를 이용해 골퍼의 관절을 13개로 구분한 뒤 스윙 구간마다 분석하고 문제점을 지적하는 프로그램이다. 직접 경험한 교습가들과 골퍼들은 스윙한 뒤 자신의 스윙 점수와 문제점을 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세계 롱드라이브 챔피언십 우승자 마르틴 보르크마이어도 호평했고 특히 올리버 브루어 캘러웨이 최고경영자(CEO)는 AI를 기반으로 한 크리에이츠의 제품 생태계를 유심히 살펴보기도 했다.
유니코의 AI 트레이너를 만든 김종택 AI센터장은 "현재 스윙을 분석하고 스스로 점검할 수 있는 단계는 시작이다. 앞으로는 자신과 스윙 메커니즘이 비슷한 프로골퍼와 매칭해 연습하게 하거나 비교 훈련을 하는 프로그램으로까지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의 대표적 '퍼팅 연습 시스템'인 투어펏도 관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투어펏 서클의 새로운 기능인 AI 퍼터 피팅 때문이다. 골퍼가 몇 차례에 걸쳐 퍼팅 테스트를 하면 골퍼 성향에 맞춰 퍼터를 추천하는 기능이다. 관람객들은 "퍼터 선택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어려웠는데, 이렇게 AI를 통해 정량적 수치를 확인하고 퍼터 추천을 받으니 놀랍다"고 소감을 전했다.
올해 PGA쇼에서는 AI를 통한 새로운 골프의 미래뿐만 아니라 코로나 팬데믹 이후 미국 골퍼들의 성향 변화도 한눈에 볼 수 있었다. 가장 큰 변화는 '빨리빨리'와 '고급화', 그리고 여성 골퍼의 증가다.
라운드 시간을 단축하면서 동시에 고급화된 골프를 즐기기 위한 지표는 '골프 카트'다. 올해 전시회에는 4인용 카트보다 2인용 카트가 주를 이뤘다. 특히 한국 이노디자인에서 선보인 1인용 카트 F1은 실제 300대를 한 번에 주문한 고급 골프장 오너가 나오고 상담이 이어지는 등 가장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여성 골퍼 증가로 새로운 시장 진입의 기회도 생겼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출품한 코오롱FnC의 골프 브랜드 왁(WAAC)도 이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며 미국 시장에서 연착륙할 계획을 세웠다.
[올랜도 조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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