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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발표] '5억 헐값 손해' 김민식, 에이전트 패싱 논란…왜 선수협은 "근거 없음" 결론 내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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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SSG 랜더스 포수 김민식(35)이 올겨울 내내 이슈의 중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김민식의 에이전트가 SSG 구단과 선수가 에이전트 없이 직접 만나 FA 계약을 마무리한 '에이전트 패싱'과 관련해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선수협)에 자문을 구했는데, 선수협은 일단 에이전트 패싱이 이뤄졌다고 판단할 근거를 찾지 못했다고 결론을 내렸다.

선수협은 24일 보도자료를 내고 '최근 불거지고 있는 공인선수대리인-구단 간 FA 계약 관련 분쟁, 소위 에이전트 패싱과 관련해 각 당사자들의 의견을 종합한 결과 에이전트 패싱이 이뤄졌다는 근거를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에이전트 패싱 문제는 김민식이 지난 16일 SSG와 FA 계약을 마무리하면서 발생했다. 김민식은 지난 시즌을 마치고 FA 자격을 얻었고, 겨우내 SSG와 여러 차례 협상 테이블을 차렸으나 좀처럼 이견이 좁혀지지 않았다. 협상 시간이 길어지자 여론은 김민식에게 불리하게 흘러갔다. "도대체 얼마를 원하길래"라는 목소리가 점점 커졌다. 김민식은 지난 시즌을 앞두고 SSG가 제안했던 비FA 다년계약도 거절하고 시장의 평가를 받기로 한 상태였다. 그래서 더 선수의 '욕심'에 초점이 맞춰졌다.

포수는 한 시즌을 운영하는 데 있어서 핵심 전력이다. 베테랑 포수 이재원이 팀에 방출을 요구하고 한화 이글스로 이적한 가운데 김민식마저 팀에 없으면 SSG는 안방 뎁스 자체가 얇아지는 위험과 마주할 수밖에 없었다.

마침 국가대표 출신 베테랑 포수 이지영이 SSG의 레이더에 들어왔다. 이지영은 사실 지난 시즌 성적만 놓고 보면 외면 받을 이유가 없는 포수였다. 지난해 81경기에서 타율 0.249(217타수 54안타), 8타점, OPS 0.586을 기록하며 여전한 기량을 자랑했다. 그런데 원소속팀 키움 히어로즈가 차기 안방마님으로 확정한 유망주 김동헌을 주전으로 키우려고 기회를 늘리면서 이지영은 강제로 벤치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졌다. 게다가 키움은 이지영과 FA 계약에도 적극적이지 않았다. 그런데 이지영은 FA B등급이라 보상 규모가 큰 편이라 타구단과 바로 계약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B등급 FA를 다른 구단에서 데려가면 원소속팀에 보호선수 25인 외 보상선수 1명과 지난해 이지영의 연봉 100%(5억원) 또는 연봉 200%(10억원)를 보상해야 했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계약이 될 우려가 컸다.

SSG는 키움에 사인 앤드 트레이드를 요청했고, 키움은 지난 12일 이지영과 2년 총액 4억원(연봉 총액 3억5000만 원, 인센티브 총액 5000만 원)에 계약한 뒤 SSG로 트레이드했다. SSG는 이지영을 받으면서 키움에 현급 2억5000만원과 2025년 신인드래프트 3라운드 지명권까지 추가로 지급했다. SSG는 이지영 영입에 총 6억5000만원과 신인지명권까지 쓴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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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식은 급해질 수밖에 없었다. 이지영은 김민식보다 나이가 2살 많아도 여전히 주전 포수를 차지할 수 있는 기량을 보유한 선수였다. 시간을 끈 사이 SSG 내에서 김민식의 입지 자체도 줄었고, 샐러리캡 제도 아래서 SSG가 김민식에게 쓸 수 있는 금액도 같이 줄었다. 여러모로 김민식에게는 악재였다.

SSG는 김민식 측과 불필요한 싸움을 하고 있다는 판단 아래 에이전트가 아닌 김민식과 직접 연락을 취하게 됐고, 역시나 긴 싸움에 지쳤던 김민식은 SSG의 제안을 수락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리고 지난 16일 김민식은 SSG와 2년 총액 5억원 FA 계약서에 사인했다. 연봉 4억원과 인센티브 1억원이 포함된 조건이었다.

SSG는 김민식과 협상을 마무리한 뒤 "포수진 경쟁력 및 뎁스 강화를 위해 포수 경험이 풍부한 김민식과 FA계약을 맺었다"고 반겼고, 김민식은 "친정팀에서 계속 선수생활을 이어갈 수 있어 기쁘다. 팀 선후배와 함께 다시 한번 SSG가 정상에 오를 수 있도록 더욱 더 노력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소감을 밝히며 만족감을 표현했다.

그런데 김민식의 에이전트가 반기를 들었다. SSG와 김민식은 만족했어도 에이전트는 협상 과정에서 배제된 것과 관련해 이의를 제기했고, 선수협에 자문을 구하는 상황까지 이어졌다.

선수협은 해당 에이전트의 제보를 받은 뒤 조사에 들어갔다. 선수협은 "각 당사자들과 만나 각각 의견을 청취했고, 내용을 취합해 정리하는 작업을 거쳤다. 당초 선수협은 서로 간의 오해로 발생됐을 수도 있는 상황을 정리해 화해를 권고하는 방식으로 중재를 계획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중재가 쉽게 이뤄지지 않았다. 선수협은 "각 당사자 간 주장이 너무 상반되고 의견 차이 간극이 너무 커 중재나 봉합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또한 선수협회는 각자 의견을 청취하는 것 외에는 특별한 조사나 증거 수집에 대한 권한이 없어 해당 분쟁사항에 대해 특정한 결론을 내리는 것도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고 현실을 짚었다.

다만 앞으로는 이런 문제가 발생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선수협은 "취합된 각각의 의견을 종합하고 각 당사자 간의 이견을 또 다른 상대방에게 재차 확인하는 과정을 진행했다. 이를 통해 내린 결과 이 분쟁사항의 핵심인 에이전트 패싱이 이뤄졌다고 판단할 근거는 찾지 못했다"고 먼저 결론을 내렸다.

이어 "현재 공인선수대리인 규정에는 FA 혹은 연봉 협상 과정에서 선수나 구단이 의도적으로 공인선수대리인을 배제했다고 해도 이를 제대하거나 징계할 조항이 없다. 아울러 FA 계약, 연봉 협상 등이 진전되지 못할 경우 공인선수대리인이 제외되고 선수와 구단이 직접 계약하는 사례도 종종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공인선수대리인 제도의 근간과 질서 확립을 위해 지양돼야 할 사항이다. 제도의 주체인 선수협회로서는 이를 경계하고 감독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덧붙이며 재발 방지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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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협은 "그런 의미로 이번 분쟁은 공인선수대리인제도의 현재의 불완전성과 미래의 지향점에 대해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선수협회는 판단하고 있다. 선수협회는 전 구단을 대상으로 현재 시행 중인 공인선수대리인 제도의 목적과 당위성에 대해 설명하고 협력과 상생을 요청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공인선수대리인과 전 구단을 대상으로 이와 유사한 사례가 발생한 적이 있는지, FA 협상 과정에서 양 측이 겪을 수 있는 애로사항이나 이슈 등에 대해 조사해 나갈 예정이다. 선수협은 이런 과정을 통해 공인선수대리인제도가 향후 더 건강한 방향으로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어쨌든 선수협 차원에서는 SSG와 김민식의 계약은 문제가 없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무엇보다 선수 본인이 협상을 빨리 끝내고 싶어했고, 구단은 선수의 뜻을 받아들였다. 다년계약 때 SSG가 제시했던 금액에 못 미치는 것도 모자라 헐값에 가까운 5억원에도 김민식은 뒤늦게나마 도장을 찍고 지루했던 싸움을 끝냈다. 다만 김민식의 에이전트가 다시 문제를 제기할 가능성은 남아 있다.

SSG는 올 시즌을 앞두고 포수 보강에 공을 들인 팀이었다. 이재원은 방출을 요구한 뒤 이적하고, 또 다른 포수 이흥련은 은퇴를 선언하고 SSG에서 원정 전력분석원으로 제2의 인생을 살기로 했다. SSG는 급한대로 지난 시즌 뒤에 진행된 2차드래프트에서 2라운드에 NC 다이노스 포수 박대온, 3라운드에 KIA 타이거즈 포수 신범수를 지명하며 수를 늘려놨다.

김민식은 이런 팀 사정을 고려했을 때 충분히 더 좋은 대우를 받을 수 있었지만, 어쨌든 에이전트와 마음이 맞지 않으면서 최악의 결과를 받아들이게 됐다. SSG는 한 명을 잡을 수 있었던 금액으로 이지영에 김민식까지 주전급 포수 2명을 동시에 보강하면서 최상의 결과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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