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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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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스타19, 청량했던 K팝에 관능미 “멋진 언니들로 봐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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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 유닛 씨스타19, 11년 만에 컴백

새 디지털 싱글 ‘노 모어’로 활동 시작

“트렌드 따르기 보다 우리만의 색깔로”

헤럴드경제

씨스타19이 11년 만에 다시 뭉쳤다. 청량했던 K-팝 업계에 관능미를 품고 온 멋진 언니들이다. 씨스타19 보라(왼쪽)와 효린 [클렙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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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시하다는 것이 우리의 무기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저 각자 팀이 가진 색깔 중의 하나인 거죠.” (씨스타19 보라)

얼굴만 마주 봐도 웃음을 참지 못한다. 소녀들의 수줍은 ‘까르르’ 대신 입을 크게 벌리고 화통하게 웃어버린다. 눈빛만 봐도 서로의 다음 이야기를 알아차리는 두 사람. 의도하지 않아도 손짓부터 눈짓까지 ‘쌍둥이’처럼 맞아 떨어진다.

씨스타19(나인틴)이 돌아왔다. 걸그룹 씨스타의 멤버 보라(35)와 효린(34)을 멤버로 한 유닛(소그룹). 이들의 컴백은 무려 11년만. ‘청량한 무해함’이 대세가 된 K-팝 업계에 관능미로 무장한 ‘전설의 언니들’의 등장이다. 두 사람을 한 무대에서 보는 것은 2017년 씨스타 해체 이후 7년 만이기도 하다.

새 디지털 싱글 ‘노 모어(NO MORE(MA BOY))’ 발매와 함께 만난 씨스타19은 “지금도 실감이 안 나지만, 이전과는 달라진 것이 많아 우리의 활동이 무척 재밌을 것 같다”고 말했다.

씨스타 해체 이후 효린은 1인 기획사를 차려 솔로 가수로 활동했고, 보라는 드라마 ‘종이달’과 ‘낭만닥터 김사부 3’ 등에 출연하며 배우로 영역을 확장했다. 저마다 활동은 많았지만, 팀으로 함께하지 않은 시간에도 둘의 관계는 끈끈했다.

“데뷔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부터 효린과 보라가 닮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닮은 두 사람이 쌍둥이처럼 옷을 입고 춤을 추다 보니 비슷하면서도 다른 케미스트리(화학작용)가 있어요. 한 곳을 바라보며 같이 있는 것이 우리들이에요.” (효린)

씨스타19은 활동 기간 중 ‘마 보이(Ma Boy)’, ‘있다 없으니까’와 같은 공전의 히트곡을 냈다. 2.5세대 K-팝 그룹 씨스타가 지금까지도 대체불가로 꼽히는 건강한 ‘여름 그룹’이었다면, 씨스타19은 관능적인 겨울의 정서를 닮았다. 보라는 “‘있다 없으니까’로 활동한 것도 1월이었다”며 “씨스타19은 계절에 구애받지 않고 팬들과 만났다. 지금 돌아오는 것이 새해를 맞은 선물 같은 느낌이 있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씨스타 뒤에 붙은 ‘19(나인틴)’이라는 숫자는 상징적이다. 활동 당시 두 사람 모두 19세는 아니었지만, 그룹은 숫자가 가진 경계의 의미를 담아냈다. 소녀와 숙녀 사이의 순수함과 성장의 불안이 19세라는 나이에 담겨 씨스타19의 이미지를 만들었다.

보라는 “나인틴이라는 숫자로 돌아오는 것이 어색하진 않았지만, 씨스타29로 해야 하나 고민도 했다. 어차피 그 나이도 지났고, 그렇다고 39를 하기엔 너무 앞서간 것 같았다”며 “지금 나이가 됐다고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기 보단 팀의 의미를 담은 감성을 낼 수 있는 것 자체가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했다”며 웃었다.

신곡 ‘노 모어’는 씨스타19의 데뷔곡 ‘마 보이’의 연장선에 있는 곡이다. 감미로운 스트링 사운드에 세련되고 무게감 있는 베이스와 드럼 비트가 인상적이다. 자타공인 보컬퀸 효린의 힘을 뺀 창법에 랩을 넘어 보컬리스트로 도약한 보라의 음색이 중독성 있는 훅(Hook·강한 인상을 주는 후렴구) 멜로디로 사로잡는다.

효린은 “‘마 보이’가 풋풋한 사랑을 노래했다면, ‘노 모어’는 사랑에 다치고 아파하며 이별을 경험한 감정을 겪은 뒤의 이야기”라며 “무겁지 않고 쿨하고 담담하게 전하는 감정을 담았다”고 말했다. 이 곡은 효린이 보컬 디렉팅을 봤다. 보라는 “랩이 아닌 노래를 통해 한층 성장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며 “효린이는 나에 대해 무척이나 잘 알고 있어 장점을 잘 캐치해준다”고 말했다.

컴백을 준비하는 과정엔 고민과 부담도 적지 않았다. 두 사람이 활동하던 때와는 음악 환경도 음악을 소비하는 방식도, 음악 스타일도 달라졌다. 효린은 “씨스타19가 나온다고 했을 때 많은 분들이 기대하고 그리워하는 모습이 있을 거라 생각했다”며 “유행하는 노선을 타기보단 우리만이 보여줄 수 있는 색깔을 가져가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팬들이 원했던 우리만의 포인트가 있었을 거예요. 티셔츠 한 장에 핫팬츠만 입어도 예쁜 친구들이죠. 씨스타19을 잘 모르는 친구들이 봐도 ‘멋진 언니들’로 봐주면 좋겠어요.” (효린, 보라)

2010년 데뷔한 보라와 효린은 씨스타로 7년, 이후 각자의 길을 걸으며 또 7년의 시간을 보냈다. 씨스타19으로 돌아오는 지금은 다시 맞는 인생의 분기점이다.

“씨스타로의 7년은 정말 길었고, 혼자 활동하는 7년은 너무나 짧았어요. 스스로 선택과 결정을 해야 한다는 것이 큰 부담이었어요. 이미 성장해야 했던 자아가 (충분히) 성장하지 못해 너무도 혼란스러운 때였죠. 한 연기자 선배님이 ‘멈추지 않고 꾸준히 하는 것이 잘 하는 거’라고 응원해주시더라고요. ‘꾸준히’ 라는 말이 크게 와닿았어요. 저도 효린이도 꾸준히 해왔기에 조금 더 단단해지고 있다고 느껴요.” (보라)

“씨스타 7년은 무언가를 돌아볼 겨를도, 인기를 체감할 여유도 없을 만큼 바삐 지냈어요. 홀로서기 7년 동안은 나를 알아가는 시기였고, 각자의 선택과 경험을 채울 수 있는 중요한 시간이었어요. 솔로 활동을 하면서 많은 분들이 씨스타의 모든 곡에 떼창을 해주셨어요. 우리가 이렇게나 큰 사랑을 받은 그룹이었다는 것을 알게 됐고, 나만 이렇게 큰 사랑과 함성을 들어도 되나 싶더라고요. 우리를 응원해 주시는 분들께 보답하고 싶다는 꿈이 커졌어요.” (효린) 고승희 기자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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