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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6 (목)

이슈 손흥민으로 바라보는 축구세상

"손흥민 언제 와?"…베르너 출전해서 무승무…"SON 나섰다면 이겼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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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이민재 기자] 손흥민(31)이 있었다면 결과가 달라졌을까. 전문가는 토트넘의 승리가 이어졌을 것으로 예상했다.

토트넘은 15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의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2023-2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1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2-2로 비겼다. 승점 40을 쌓은 토트넘(12승 4무 5패)은 5위를 유지했다.

이날 토트넘은 손흥민 없이 경기를 치렀다. 손흥민이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 출전하기 위해 카타르로 떠났기 때문이다.

손흥민의 빈자리가 클 것으로 보였다. 이날 토트넘은 무승부를 기록하면서 패배를 기록하지 않았지만 승리를 챙기지 못한 아쉬움도 있었다.

15일 영국 매체 '더 부트 룸'에 따르면 축구 전문가 리처드 키스는 "손흥민이 있었다면 토트넘이 편안하게 승리를 따냈을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토트넘은 기회가 여러 번 왔지만 마무리를 하지 못한 게 아쉬웠다. 손흥민의 골 결정력이 어느 때보다 그리워지는 하루였다.

이날 토트넘은 선제골은 내줬다. 전반 3분 만에 맨유가 득점을 올렸다. 라스무스 호일룬이 페널티 지역에서 강한 왼발 슈팅으로 골대 상단 그물을 흔들었다. 토트넘은 전반 19분 히샤를리송의 헤더로 균형을 맞췄다. 왼쪽 구석에서 페드로 포로가 차올린 공을 히샤를리송이 머리로 방향만 바꿔 골망을 흔들었다.

토트넘은 전반 40분 마커스 래시포드에게 득점을 허용해 다시 리드를 빼앗겼다. 그러나 후반 시작과 함께 다시 동점을 만들었다. 티모 베르너의 패스를 받은 로드리고 벤탕쿠르가 왼발 슈팅을 날렸고, 이 공이 그대로 골로 이어졌다.

결국 두 팀은 남은 시간 득점을 올리지 못하면서 그대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토트넘은 슈팅 16개를 날렸으나 단 2골만 넣었다. 맨유는 슈팅 9개를 기록했다. 볼 점유율도 토트넘이 64%로 더 높았다. 코너킥도 13-8로 더 앞섰다. 전체적으로 더욱 공격적인 축구를 통해 분위기를 진두지휘했다는 뜻이다. 그러나 마침표를 찍지 못했다. 손흥민이 있었다면 경기의 흐름이 달라졌을 것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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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은 올 시즌 경기력이 상당했다. 전반기 동안 12골 5도움으로 토트넘의 공격을 홀로 책임졌다. 1월에 열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출전으로 프리미어리그에서의 좋은 흐름을 계속 끌고가지 못하는 게 아쉬울 따름이었다. 위르겐 클린스만호에 합류한 손흥민은 64년 만에 아시안컵 우승을 이끌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다. 한국이 이번 아시안컵에서 숙원을 푼다면 손흥민은 최대 6경기나 결장할 수도 있다.

여기서 토트넘의 고민이 발생한다. 전반기 활약이 워낙 좋았기에 어느 때나 손흥민의 존재감을 느낄 수 있지만 개막 후 무패 행진을 마치고 다소 굴곡을 겪을 때 더욱 기대왔던 에이스였다. 특히 지난해 연말 박싱데이로 촘촘한 일정이 진행될 때 손흥민의 폭발력이 상당했다.

특히 손흥민은 포지션을 가리지 않고 활약했다. 손흥민은 최전방과 왼쪽 윙어를 오갔다. 히샬리송이 시즌 초반 부진할 때는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나서며 골 결정력을 뽐냈다. 최근에는 히샬리송의 경기력이 올라오면서 다시 왼쪽 윙어로 자리 잡았다.

따라서 여러 포지션을 소화하면서 뛰어난 스피드와 다재다능함을 갖춘 손흥민의 빈자리는 커 보였다. 그의 빈자리를 채울 수 없다면 줄여야 할 터. 손흥민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토트넘은 겨울 이적 시장이 열리자 마자 겨울 영입 1호로 베르너를 선택했다.

베르너는 빠른 스피드와 돌파 능력을 바탕으로 공격진에 에너지를 불어넣을 수 있는 선수다. 왕성한 활동량으로 압박에도 특화되어 있는 공격수로 손꼽힌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라인을 높게 형성해 압박하고 공을 빼앗는 수비를 펼치는데, 여기에 베르너가 잘 어울린다는 평가다. 영국 매체 '더 부트 룸'도 "베르너가 갖고 있는 스피드와 공이 없을 때 활동량을 고려하면 포스테코글루 감독 시스템에 잘 맞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2016-17시즌부터 라이프치히에서 활약한 베르너가 가장 널리 이름을 알린 시즌은 2019-20시즌이다. 당시 분데스리가에서 28골을 터뜨려 34골을 몰아친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에 이어 리그 득점 2위에 올랐다.

독일에서 이름을 알린 베르너는 첼시로 이적을 하게 됐다. 첼시는 2020년 라이프치히에 5,300만 유로(약 763억 원)를 들여 베르너를 영입했다. 베르너에게 기대하는 바가 컸다. 스트라이커와 함께 왼쪽 윙어로 나설 수 있는 베르너에게 전술적으로 바라는 바가 분명했다. 분데스리가에서 워낙 많은 골을 넣었기에 첼시의 최전방을 장시간 책임질 것이라는 바람도 따랐다.

그러나 독일 시절의 퍼포먼스를 보여주지 못했다. 첼시로 이적하자마자 경기력이 떨어졌다. 2020-21시즌 리그 35경기에서 6골, 다음 시즌엔 리그 21경기 4골에 그쳤다. 전방에서 공격적인 모습을 드러냈지만 골 결정력이 아쉬웠다. 그에게 쏟아지는 비판의 목소리도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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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적으로 힘들어하는 모습도 있었다. 베르너는 팬들에 비판에 대해 "난 스트라이커인데 득점을 하지 못하고 있다. 때때로 팬들이 왜 날 응원하는지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베르너는 이 인터뷰 이후에도 득점력 부재에서 탈출하지 못했다.

그는 첼시에서 살아남지 못했다. 그는 2022년 8월 친정팀인 라이프치히로 돌아갔다. 첼시는 5,300만 유로를 지불했다가 고작 2,000만 유로(약 287억 원)만 회수하면서 영입 실패를 인정했다.

베르너는 이적 이후 첼시에서 경기력이 떨어진 게 단순한 부진 때문은 아니라고 언급했다. 자신감 부족과 경쟁자의 합류를 언급했다. 영국 '더 선'을 통해 베르너는 "첼시에서 첫 시즌에는 거의 모든 경기에 출전했다. 2020-21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했고, 레알 마드리드와 준결승전에서 득점했으며 골도 많이 넣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이 모든 것들이 감독 때문에 사라졌다. 불공평하다. 그래서 난 다시 즐거움을 얻기 위해 라이프치히로 돌아갔다. 감독은 다른 선수들보다 특정 선수를 선호했다. 그건 당연했다. 받아들여야 했다. 그래서 그냥 떠나고 싶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로멜루 루카쿠는 너무도 큰 스타 스트라이커였다. 첼시도 많은 돈을 썼기 때문에 기용해야 했는데 루카쿠의 성과는 충분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나는 뛰지 못했고 그래서 기복이 생겼다"라고 되돌아봤다.

결국 프리미어리그 생활을 청산한 뒤 베르너는 독일로 돌아가서 다시 경기력을 끌어올렸다. 지난 시즌 총 16골을 기록했다. 그러나 올 시즌 다시 입지가 좁아졌다. 로이스 오펜다, 유수프 포울센, 베냐민 세슈코에게 밀리고 말았다. 올 시즌 분데스리가 8경기 출전에 그쳤는데, 선발로 나선 건 2경기뿐이었다.

라이프치히에서 다시 기회를 잃어버린 베르너. 그는 경기에 나서고 싶었다. 이적을 앞두고 마르코 로제 라이프치히 감독은 "베르너가 임대를 원하는 것은 맞다. 그는 유로 대회에 출전하고 싶어 한다"고 밝혔다. 결국 그는 이적을 선택했다.

공교롭게도 베르너의 첫 데뷔전 상대가 맨유였다. 토트넘 이전에 유력한 행선지로 꼽힌 팀이 바로 맨유였다. 지난해 11월만 하더라도 독일 매체 '스카이스포츠'의 플로리안 플라텐버그 기자는 "맨유가 베르너 영입을 위해 라이프치히와 조기 논의를 진행했다"고 전할 정도였다. 맨유는 최근 몇 년간 공격진 부재로 고통받고 있다. 지난 시즌 맹활약을 펼친 마커스 래시포드가 부진하고, 새로 영입한 라스무스 회이룬과 경쟁할 카드로 베르너를 유심히 지켜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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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맨유는 베르너에게 적극적으로 다가서지 않았다. 부실했던 영입 계획 때문이었다. 이적 시장 전문가 파브리지오 로마노 기자는 "맨유가 베르너를 토트넘보다 먼저 영입할 기회를 놓쳤다. 맨유는 베르너를 가능성으로 여겼다. 하지만 '아직 (이적시장에서) 어떤 선수를 원하는지 확실하지 않기 때문에 임대를 진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영입을 고민하다가 눈앞에서 놓치고 말았다는 이야기다.

토트넘이 빠르게 협상에 나섰다. 협상 과정에서 문제도 없었다. 토트넘행을 결정하는 데 걸린 시간은 단 2분이었다. 로마노 기자에 따르면 베르너가 토트넘행에 합의하는 데 걸린 시간은 단 2분이라고 한다. 그만큼 그는 토트넘에 합류하길 간절히 바랐다는 후문이다.

베르너는 토트넘에서 일어서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그는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이미 첼시와 라이프치히 소속으로 토트넘과 경기를 치른 적이 있다. 이 클럽의 일원이 되어서 기쁘다. 많은 것들이 나를 반하게 만들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과 이야기가 좋았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내가 토트넘에 합류해야 하는 이유와 전술, 플레이스타일 등을 알려줬다. 이야기를 듣고 토트넘에 나에게 딱 맞다고 생각했다. 프리미어리그에서 나의 스피드가 상대에게 얼마나 큰 위협이었는지 알 수 있다. 내가 토트넘에서 보여주고 싶은 것이다. 팀에 잘 적응하고 싶다."

베르너는 빠르게 토트넘에 적응할 전망이다. 11일 토트넘 구단이 공개한 유튜브 영상에 베르너가 토트넘 동료들을 언급했다.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관계자로부터 "미키 판 더 펜이 독일에 있을 때 상대해봤겠다"라는 말에 "그렇다"고 답했다. 이어 베르너는 "피에르 에밀 호이비에르, 그리고 손흥민도 같이 뛰었다"며 "손흥민은 함부르크, 레버쿠젠에서 꽤 오래 있지 않았나"라고 돌아봤다.

베르너는 특유의 친화력도 갖고 있다. 베르너는 첼시 시절부터 라커룸에서 가장 인기 있는 선수였다고 한다. '풋볼 런던'은 "라커룸에서 동료들과 잘 지냈다. 당시 동료 태미 에이브러햄은 라커룸에서 가장 재미있는 선수로 베르너를 뽑았다"라고 언급했다. 팀을 하나로 뭉치는 손흥민의 리더십과 베르너 특유의 친화력이 시너지를 낼 수 있다.

실제로 베르너는 첫날부터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토트넘의 홈 유니폼을 처음 입고서는 "흰색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색깔"이라고 웃었다. 모든 부분에 만족하는 눈치였다. 첫 훈련부터 동료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면서 친해지는 모습이었다.

첫 경기에서도 도움을 기록하면서 인상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축구 통계 사이트 '소파스코어'에 따르면 베르너의 데뷔전 기록은 35번의 패스르 시도해 32번 연결시켜 91%의 높은 성공률을 보여줬다. 기회 창출도 한 차례에 달했고, 공격수임에도 리커버리가 4회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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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골 결정력은 다소 아쉬웠다. 5개의 슈팅을 시도하면서 의욕을 보였는데, 유효슈팅은 없었다. 2개는 상대 수비 맞았고, 3번은 골대를 훌쩍 넘겼다.

특히 손흥민이라면 오른발로 감아차 골을 만들어냈을 위치에서 똑같이 시도한 슈팅이 관중석 멀찍이 날아가면서 탄식을 불렀다. 슈팅에 자신감이 떨어졌는지 후반에는 넓은 공간에서 동료들을 활용한 공격을 펼치는 데 무게를 기울였다. 수비수를 가볍게 제치고 크로스를 올리면서 윙어의 움직임에 신경쓰는 모습이었다.

득점을 올리지 못했지만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만족감을 보였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비인스포츠와 인터뷰에서 "베르너는 항상 위협적이었다"며 "이곳에서 축구를 즐길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치켜세웠다.

그러면서 "베르너는 우리와 두 차례 훈련 세션을 가졌다"며 "(라이프치히에선) 오랫동안 선발 출전한 경기가 없었다. 오늘 경기를 보니 우리 경기를 이해하고 훈련 속도에 익숙해지면 우리에게 정말 흥미로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오늘 몇 차례 기회를 확인했을 것이다. 베르너는 항상 위협적이었고 여기에서 축구를 즐길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칭찬했다.

또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더 중요한 것은 오늘 베르너를 선발 출전시키는 것 외엔 선택 여지가 없었다. 베르너는 우리를 돕고 싶어했다. 손을 들고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든 할 것이라고 했다. 그것은 그의 공로였다"고 강조했다.

베르너도 스스로 만족감을 드러냈다. "다시 돌아와서 매우 기쁘다.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는 건 정말 재미있다. 오늘 봤듯이 템포와 경기력 측면에서 최고의 리그다. 난 그것을 매우 즐겼다. 앞으로 며칠 동안 선수들과 더 많이 훈련하고 더 나아질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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