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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은 10일(이하 한국시간) 베르너 영입 사실을 공식 발표했다. "베르너를 임대로 데려왔다. 이번 시즌까지 토트넘과 함께한다. 시즌이 끝나면 완전 영입할 수 있는 옵션이 포함됐다"고 밝혔다. 베르너의 등번호는 16번이다.
베르너의 토트넘 입단 소감도 알려졌다.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베르너는 "많은 것들이 날 토트넘에게 반하게 만들었다.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내가 토트넘에 합류해야 하는 이유와 전술 등을 알려줬다. 첼시와 라이프치히에서 토트넘과 대결한 적이 있다. 토트넘 구단 일원이 돼 기쁘다. 토트넘은 모든 게 나에게 딱 적합하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포스테코글루 감독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첼시에 합류했을 때 우승하고 싶다고 말했는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정상을 밟았다. 토트넘에서도 우승을 하기 위해 왔다. 프리미어리그에서 내 스피드가 상대에게 얼마나 큰 위협을 줬는지 알고 있다. 토트넘에서 이런 점들을 보여주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토트넘의 베르너 영입은 이미 며칠 전부터 이야기가 나왔다. 영국 매체 '더 선'은 지난 7일 "베르너는 라이프치히에서 임대로 토트넘에 합류할 것이다. 이 계약엔 완전 영입 조항도 포함됐다. 이적료는 1,300만 파운드(약 217억 원)에서 1,700만 파운드(약 284억 원) 사이가 될 것이다. 베르너는 주말 전에 메디컬 테스트를 받고 토트넘 유니폼을 입는다. 엔제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은 베르너를 즉시 쓸 수 있다"고 알렸다. 또 다른 영국 매체 영국 'BBC'도 같은 날 "토트넘이 베르너와 임대 계약을 체결했다"라 보도했다. 베르너의 토트넘 합류는 시간문제였다.
이번 겨울 이적 시장에서 토트넘의 1호 영입이다. 제일 급한 포지션인 센터백 수비수가 아닌 공격수를 택했다. 게다가 베르너는 과거 첼시 시절 실패한 공격수라는 낙인이 있다. 그럼에도 베르너를 데려온 건 손흥민의 공백을 어떻게든 채워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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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은 2024 카타르 AFC(아시아축구연맹) 아시안컵 참가를 위해 한국 대표팀에 합류했다. 토트넘은 손흥민의 공백을 어떻게 메우느냐가 숙제로 남았다. 한국이 아시안컵 결승에 간다면 토트넘은 2월 중순까지 손흥민 없이 경기를 치러야 한다. 12골 5도움으로 팀 내 공격 포인트에서 압도적인 1위인 손흥민의 빈자리는 쉽게 채우기 어렵다. 토트넘은 손흥민이 없는 사이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서둘러 베르너를 데려왔다.
베르너는 2013년 슈투트가르트를 통해 프로에 데뷔한 뒤 줄곧 오름세를 자랑했다. 특히 2016년 라이프치히로 이적하면서 잠재력을 폭발했다. 입단 첫해부터 21골을 터뜨리며 이목을 끌었고 이후에도 매 시즌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했다. 라이프치히에서 뛴 초반 4시즌 동안 159경기에서 95골을 기록하는 놀라운 골 결정력을 보여줬다.
이를 통해 2020년 해외 진출에도 성공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첼시가 4,750만 파운드(약 795억 원)의 높은 이적료를 투자해 영입했다. 분데스리가를 정복한 공격수였기에 베르너를 향한 기대감이 상당했다. 그런데 베르너는 고작 두 시즌만 뛰고 첼시를 떠났다. 첫 시즌부터 프리미어리그 6골에 그치더니 2021-22시즌에는 주전에서도 밀려났다. 당시 첼시가 로멜루 루카쿠를 큰 금액으로 복귀시킨 탓에 베르너는 경쟁조차 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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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쉽게도 친정에서도 반전을 이뤄내지 못했다. 지난 시즌 분데스리가에서 9골에 그쳐 슈투트가르트 시절이던 2016년 이후 모처럼 단일 시즌 두 자릿수 득점을 달성하지 못했다. 공식전을 따졌을 때는 40경기 16골로 준수해 보이기는 하나 첼시로 떠나기 전 베르너가 보여줬던 이름값에는 턱없이 모자른 수치였다.
최근 폼은 더욱 떨어졌다. 베르너는 이제는 출전 기회조차 부여받지 못할 수준이 됐다. 전반기 동안 분데스리가 8경기 출전에 그쳤고 그마저도 선발은 2회에 불과하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도 4경기 모두 교체 투입이었다. 전반기 총 14경기에서 고작 250분을 뛰었고 2골에 머물러 있다. 베르너는 로이스 오펜다를 비롯해 벤야민 세슈코, 유수프 폴센 등에게 주전 경쟁에서 완전히 밀린 상황이다.
이에 토트넘의 베르너 영입을 놓고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는 팬들도 적지 않다. 첼시에서 부진이 워낙 임펙트가 컸기 때문. 그럼에도 여전히 기대하는 목소리도 있다. 베르너 본인은 부활을 벼르고 있다.
유럽축구 이적 시장에 정통한 전문가인 이탈리아 파브리지오 로마노 기자에 따르면 베르너가 토트넘행에 합의하는 데 걸린 시간은 단 2분이었다. 그만큼 토트넘에 합류하기를 간절히 바랐다는 후문이다. 로마노 기자는 개인 유튜브에서 "베르너는 포스테코글루 감독 아래에서 뛸 수 있는 가능성에 큰 매력을 느끼고 있다"며 "완벽한 시스템이고, 자신이 수행살 수 있는 완벽한 축구라고 믿는다. 베르너를 큰 기회로 믿는 포스테코글루 감독도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베르너와 토트넘의 이해관계까 맞아 떨어졌다. 먼저 베르너는 프리미어리그에서 경험이 있었기에 꽤 많은 팀 러브콜을 받았다. 베르너는 올 시즌 라이프치히에서 고작 8경기 밖에 뛰지 못했다. 이 중에 선발은 두 경기에 불과했고 모든 대회 포함 204분에 그쳤다. 올해 여름 독일에서 열리는 유로2024 최종명단에 뽑히려면 꾸준한 출전 감각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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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은 손흥민이 없는 사이 전력 공백을 최소화 할 선수가 필요했다. 베르너와 계약 형태가 임대이기에 토트넘으로선 부담이 없다. 부진하면 손흥민 복귀 후 주전에서 제외하면 된다. 베르너가 활약한다면 올여름 완전 영입 옵션을 발동해 연장계약 할 수 있다.
영국 현지에선 베르너 합류 후 토트넘의 예상 선발 라인업까지 나왔다. 토트넘의 새로운 스리톱으로 히샬리송이 최전방 공격수, 손흥민이 오른쪽 측면, 베르너가 왼쪽 측면 공격수로 나설 확률이 높다.
토트넘은 다음 영입 타깃으로 라두 드라구신을 노린다. 드라구신은 토트넘 이적이 임박해 있다. '더 선'은 "드라구신은 토트넘으로 이적할 것이다. 토트넘은 미키 판 더 판, 크리스찬 로메로가 부상으로 빠졌다. 그동안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벤 데이비스, 에메르송 로얄에게 의지해야 했다. 새로운 센터백 영입을 위해 열심히 뛰었고 그 결과가 드라구신이다"고 밝혔다.
루마니아 출신의 2002년생 드라구신은 현재 세리에A 제노아의 주전 센터백으로 활약하고 있다. 191cm 탄탄한 체구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수비를 자랑한다. 풀백 소화가 가능할 정도의 스피드도 지녔다. 비교되는 선수가 전 맨유 철벽 수비의 대명사이자 주장이었던 네마냐 비디치다. 그래서 별명이 '제2의 비디치'다.
제노아는 지난 시즌 드라구신을 임대로 데려왔고, 지난 여름 완전 영입에 성공했다. 이적료는 500만 파운드(약 82억 원). 계약 기간은 2027년까지다. 방출 조항이 포함됐다. 바이아웃 액수는 2,600만 파운드(약 430억 원).
그때만 하더라도 꽤 높은 바이아웃 금액이었다. 하지만 이번 시즌 드라구신이 연일 맹활약하며 주가가 폭등했고, 프리미어리그 빅클럽들의 레이더에 들었다. 특히 센터백 자리가 급한 토트넘의 영입 1순위로 올라섰다.
이타쿠라도 최근 토트넘과 연결되어 있다. 과거 맨체스터 시티의 유망주였던 이타쿠라는 일본 출신으로 현재 보루시아 묀헨 글라트바흐에서 뛰고 있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선 정상급 수비수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이타쿠라의 오랜 팬이다. '더 선'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셀틱에 있을 때부터 이타쿠라를 지켜봤다"고 보도했다.
'더 선'은 두 가지의 또 다른 라인업도 내놨다. 모두 공격진엔 손흥민의 이름이 있다. 하나는 손흥민을 최전방 공격수에, 베르너와 브레넌 존슨을 양쪽 측면 공격수로 쓴다. 나머지는 손흥민과 베르너가 투톱으로 뛴다. '더 선'이 내놓은 3개의 라인업에서 손흥민은 어떻게 해서든 토트넘 공격을 책임지고 있다.
베르너는 빠른 스피드와 돌파 능력을 바탕으로 공격진 전역을 소화할 수 있는 다재다능한 공격수. 게다가 왕성한 활용량으로 압박에도 특화되어 있는 공격수로 손꼽힌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라인을 높게 끌어올려 압박하고 공격진 포지을 고정시키지 않는 비교적 자유로운 전술을 구사한다는 점에서 베르너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영국 TBR풋볼은 "베르너가 갖고 있는 스피드와 공이 없을 때 활동량을 고려하면 포스테코글루 감독 시스템에 잘 맞을 것으로 보인다"며 "베르너는 첼시에서 2년이라는 도전적인 기간을 보낸 뒤 독일 무대를 누비는 게 비교적 쉬웠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프리미어리그에서 실패자라는 인식을 고치기 원한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이런 유형의 선수를 데려오길 원했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토트넘은 최근 손흥민의 존재감을 피부로 느꼈다. 전반기 내내 왼쪽 윙포워드와 중앙 스트라이커를 오가며 실력을 뽐낸 손흥민은 특히 연말 뜨겁게 달아올랐다. 14라운드 맨체스터 시티전에서 1골 1도움을 올린 걸 시작으로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16라운드에서는 1골 2도움의 원맨쇼를 펼쳤다. 호조를 이어가 에버턴전(1골), 브라이튼전(1도움), 본머스전(1골)까지 3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이어갔다.
이런 활약으로 이를 통해 손흥민은 맨체스터 시티전에서 골을 뽑아낸 지오바니 로 셀소, 아스널과 북런던 더비에서 득점한 여자 팀의 마사 토마스를 제치고 12월의 골 주인공이 됐다. 손흥민이 이번 시즌 이달의 골에 선정된 건 세 번째다. 지난해 9월 아스널전, 10월 크리스탈 팰리스전으로 두 달 연속 수상의 기쁨을 안은 바 있다.
대외 평가도 훌륭하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은 손흥민의 불타올랐던 12월을 칭찬하며 이달의 선수 후보에 포함했다. 이달의 선수 후보 중 손흥민이 공격포인트는 가장 많다. 다만 득점에 있어서는 본머스의 공격수 도미닉 솔란케가 6골을 자랑해 위협적이다. 이번 시즌 본머스에서 잠재력을 폭발한 솔란케는 12골로 손흥민과 함께 득점 공동 3위의 상승세를 펼치고 있다. 손흥민과 이달의 선수를 놓고 이파전을 펼칠 전망이다.
사실 토트넘은 이적 시장 초기엔 손흥민 대체 자원으로 이반 토니(브렌트퍼드)를 영입하려고 했다. 이반 토니는 지난해 여름 케인이 바이에른 뮌헨으로 떠났을 때도 토트넘이 노렸던 선수다.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20골로 득점 3위에 올랐던 선수다.
좋은 신체 조건으로 공중볼 다툼에 탁월하며 준수한 결정력을 보유했다. 불법 배팅 이슈로 출전 시간이 줄어 실전 감각이 물음표지만 프리미어리그 상위권 팀 레이더 망에 있었다. 정상 궤도에 올라온다면 충분한 경쟁력이 있기 때문이다. 런던 라이벌 첼시와 아스널도 영입전에 뛰어 들었다. 전방과 후방 보강을 최우선 순위로 꼽았던 토트넘에게도 필요한 선수였다. 하지만 브렌트포드 토마스 트랭크 감독이 다른 팀에 토니를 넘기지 않겠다고 선언해 물거품이 됐다.
베르너는 곧바로 토트넘 전력에 힘을 보탤 전망이다. 입단식을 마치고 팀 훈련에 바로 합류하면서 이르면 오는 15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프리미어리그 21라운드부터 뛸 수 있다. 흥미로운 대결이다. 토트넘의 베르너 이적은 하이재킹으로 알려져 있다. 당초 베르너에게 관심을 보였던 쪽은 토트넘이 아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였다. 이번 시즌 공격진의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마커스 래시포드가 부진하고 새로 영입한 라스무스 회이룬과 경쟁할 카드로 베르너를 유심히 지켜봤다.
토트넘으로선 손흥민 없이 1, 2월을 넘겨야 하는 난제가 남았다. 그 숙제를 풀 열쇠로 토트넘은 베르너를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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