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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2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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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렉센은 메이저리그로 돌아갔다… ‘특급 유망주 출신’ 삼성 새 외국인도 그럴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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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크리스 플렉센(30시카고 화이트삭스)은 2020년 시즌을 앞두고 선택의 기로에 섰다. 메이저리그에서는 경력이 정체된 상황이었다. 여기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이적시장이 멈췄다. 그래서 동양 리그 진출을 신중하게 검토하기 시작했다. ‘소문’이 나자 KBO리그 구단들은 물론 일본프로야구 구단들까지 뛰어들었다.

승자는 두산이었다. 플렉센의 거취를 꾸준하게 모니터링한 두산은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렸다. 반면 이를 기다리다 못한 나머지 KBO리그 팀들은 다른 외국인 선수들과 속속 계약한 상황이었고, 결국 일본 구단과 경쟁에서 승리하며 플렉센을 품에 안았다. 부상과 투구 패턴으로 속을 썩인 적도 있었지만 플렉센은 전형적인 ‘상저하고’ 그래프를 그리며 승승장구했다. 2020년 21경기에서 8승4패 평균자책점 3.01로 활약했다. 시즌 막판 구위와 경기력은 대단히 인상적이었다.

플렉센은 두산에 입단할 당시 26세의 젊은 나이였다. 게다가 메이저리그 경력이 세 시즌 있었다. 어느 정도 메이저리그 무대의 감은 잡힌 상태였다. 상황도 호의적이었다. 2020년 메이저리그는 코로나19 사태로 개막이 늦어져 60경기 단축 시즌으로 진행됐다. 갑자기 2021년 풀타임을 뛰어야 하는 투수들의 이닝 관리가 비상이었다. 반면 플렉센은 2020년 KBO리그에서 116⅔이닝을 던졌다. 어깨가 예열된 상태였다.

시애틀은 코로나19 사태로 한국에 스카우트를 파견하지 못했다. 말 그대로 비디오만 보고 플렉센에 베팅했다. 결과는 대박이었다. 플렉센은 지난해 시즌 중반 콜로라도도 트레이드될 때까지 시애틀에서 두 시즌 반 동안 81경기(선발 57경기)에 나가 22승19패 평균자책점 4.13이라는 꽤 유의미한 수치를 남겼다. 특히 2021년은 14승6패 평균자책점 3.61로 활약했다. 2023년 800만 달러 옵션도 따내는 등 부도 거머쥐었다.

비록 자유계약선수(FA) 자격 행사 직전에 부진해 원하는 수준의 계약을 따내지는 못했다. 최근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1년 보장 175만 달러, 인센티브 포함 최대 275만 달러에 계약했다. 그러나 메이저리그 무대에 성공적으로 돌아온 것은 확실했고, 올해 잘 던지면 언제든지 시장에서 다시 대우를 받을 수 있는 30대 초반의 나이다. 한국이 플렉센의 경력에 터닝포인트가 된 것이다.

비슷한 코스를 밟으려는 선수가 있다. 바로 최근 삼성과 총액 80만 달러에 계약한 데니 레이예스(28)가 그 주인공이다. 삼성은 외국인 에이스였던 데이비드 뷰캐넌과 협상이 뜻대로 잘 풀리지 않자 플랜B도 가동하기 시작했다. 뷰캐넌 협상 결렬에 대비한 카드였다. 그중 마지막까지 붙잡은 선수가 바로 레이예스였고, 4일 공식 발표에 이르렀다.

레이예스는 경력 측면에서 플렉센과 비슷한 점이 많다. 도미니카 공화국 출신의 레이예스는 어린 시절 꽤 촉망 받는 유망주였다. 보스턴 팜에서 가장 잠재력이 좋은 투수 유망주 중 하나로 소문이 났을 정도였다. 실제 루키 리그부터 싱글A 수준까지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성적으로 졸업했다. 하지만 한창 뻗어나가야 했던 2020년 코로나19로 마이너리그가 사실상 폐쇄되다시피 하며 흐름이 뚝 끊겼다는 게 현지 언론의 진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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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볼티모어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했고, 지난해는 뉴욕 메츠에서 뛰었다. 메이저리그 12경기(선발 4경기)에서 2패 평균자책점 6.26을 기록한 뒤 메츠에서 방출됐다. ‘선발 유망주’로 뽑혔지만 ‘뉴욕 메츠’에서 방출됐다는 점이 플렉센과 같다. 한편으로는 메이저리그 경력 초기 선발 로테이션을 돌파하지 못하고 좌절했다는 점 또한 같다. 나이도 비슷하다. 선발 유망주답게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할 수 있고 또 실제 그랬다는 점에서도 플렉센과 흡사한 구석이 있다.

메이저리그 이적시장 소식을 주로 다루는 ‘메이저리그 트레이드 루머스’는 6일(한국시간) 레이예스의 삼성행을 전하면서 ‘몇 년 전 그는 보스턴에서 주목할 만한 선발 유망주였다. 팬데믹이 2020년 마이너리그를 전멸시켰고 레이예스의 성적은 그 이후 좋지 않았다’면서 ‘삼성과 레이예스는 환경의 변화가 그를 원래의 궤도로 되돌려 놓을 수 있기를 바라고 있을 것이다. 해외에서 일이 잘 풀린다면 레이예스는 1~2년 내 북미로 돌아갈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젊다. 이는 에릭 페디, 조쉬 린드블럼, 메릴 켈리와 같은 선수들이 선택한 길’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레이예스는 평균 92마일(148㎞) 수준의 패스트볼을 던지며 슬라이더, 커터, 체인지업, 싱커까지 다양한 구종을 구사한다. 2023년 메이저리그 기준으로 구종 분포는 굉장히 고른 편이었다. 포심이 31%, 슬라이더가 22.5%, 커터가 20.3%, 체인지업이 15.1%, 싱커가 11%였다. 슬라이더는 메이저리그에서도 헛스윙을 유도할 수 있는 구종이었고, 지난해 포심 피안타율도 0.143으로 낮았다. 구속이 빠르지는 않지만 익스텐션이 길어 체감 속도는 더 빠르게 느껴질 수 있다.

삼성도 “다양한 변화구를 던지며 로봇심판에 최적화된 투심 또한 수준급으로 구사한다”고 기대를 드러냈다. 싱커가 우타자 낮은 쪽으로 잘 제구가 되는 편이다. KBO리그에서는 굉장히 위협적인 장점이다. 포심을 높은 쪽에 힘 있게 던지는 성향이 있는데 아무래도 평균 구속이 떨어지는 KBO리그에서는 괜찮은 콤보가 될 가능성이 있다. 전반적으로 보더라인을 잘 이용하는 투수인 것은 분명하다.

물론 변수도 있다. 올해 트리플A에서는 볼넷 허용 비율이 꽤 높았고, 여기에 9이닝당 피홈런 개수도 2.4개로 많은 편이었다. 더블A 이후로는 일관적으로 피홈런 비율이 높은 것이 눈에 들어온다. 구장 규모가 크지 않은 라이온즈파크는 뜬공 억제 능력이 중요하다. 레이예스가 이 과제를 잘 해결할지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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