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4 (일)

이슈 물가와 GDP

"美 근원물가 높은데 금리인하 먼저?"…한은은 언제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머니투데이

(서울=뉴스1) 사진공동취재단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0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023년 하반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3.12.20/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보다 근원물가가 높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인하 논의를 시사한 가운데 국내 통화정책에 관심이 쏠린다. 한국은행은 적어도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크게 줄면서 국내 금리 정책의 독립성은 커졌다는 입장이다.

시장에선 미국의 물가안정 속도가 상당한 만큼 연준이 내년 1분기 선제적으로 금리인하를 시작할 것으로 본다. 국내 역시 물가 안정세가 뒷받침된다면 상반기 내로 금리를 조정할 여유가 생긴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0일 '물가안정목표 설명회' 기자간담회에서 "내년 (연준이) 금리를 어느 정도 인하할 가능성은 커진 건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국이 추가로 금리를 올리진 않을 것이란 기대로 인해 국제 금융시장이 안정됐고 (우리나라의) 환율 등 (통화정책의) 제약 조건이 풀려 국내외 요인을 봐가며 독립적으로 정책을 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미국의 금리인하 기대를 키운 발언은 지난주에 나왔다. 제롬 파월 의장은 직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금리인하 시기를 위원들과 논의했다"며 "추가 금리 인상은 적절치 않다는 것이 위원들의 관점"이라고 밝혔다.

연준 위원들의 금리 전망 점도표도 금리인하 가능성에 힘을 보탰다. 내년 기준금리 중간값을 4.6%로 예상했는데 현재 금리 수준(5.25~5.5%)에서 세 차례 정도 내려간 수준이다.

이후 시장에선 이르면 내년 3월 연준의 금리 인하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금리인하 시점을 좌우하는 건 미국 물가는 안정세다. 11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3.1% 상승했다. 지난 9월(3.7%), 10월(3.2%)보다 상승폭을 줄였다. 이르면 내년 1분기에 미국 물가가 목표 수준인 2%대 도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선 미국 금리인하 시점이 두드러진다면 한은도 금리인하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한은은 현재까지 물가 목표(2%) 수렴 시기를 내년 말쯤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내년 상반기 말 무렵까진 금리인하가 어렵다고 밝힌 바 있다.

우리나라(11월 기준 3.0%)보다 근원물가가 높은 미국(4.0%)이 금리인하 논의를 먼저 시작한다는 점도 부담이다.

이에 대해 이 총재는 "(미국과 한국은) 변동금리 구조에 차이가 있어서 이펙트(금리 영향)가 다를 수 있다"면서 "내년 말 물가가 안정 수준으로 수렴하는 걸 보면 물가가 내려가는 속도가 더딜 것이고 단순히 또 물가가 낮다고 금리를 내리는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시장에선 내년 초 연준이 금리인하를 시작하면 한은도 명분을 쌓으면서 금리를 낮출 것이란 기대는 여전하다.

이와 직결된 문제가 한-미 금리차다. 그간 한은의 통화정책 결정에 있어 고민은 미국과 역전된 금리였다. 현재 한국(3.5%)과 미국 기준금리는 역대 가장 큰 2%포인트(p) 차이로 벌어져 있다.

양국 간 통화정책 환경이 다르다고 하더라도 한은이 독자적으로 금리를 내려 잡긴 어려운 이유다. 시장은 한-미 금리차 역전폭이 지금보다 더 벌어지는 경우 외국인 투자 자금 이탈이나 환율 상승이 뒤따를 수 있다고 우려한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내년 1분기 연준이 한차례 금리를 내린 상황에서 국내 물가가 안정돼 있다면 한은이 2분기에 금리를 조정할 여유가 생긴다"면서 "가계대출 등 부담 등도 추가로 고려해 금리를 낮출 수 있는 타이밍이 아닐까 예측해본다"고 설명했다.

세종=유재희 기자 ryuj@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