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인범, '지구 최강' 맨시티 혼냈다! UCL 데뷔골 쾅!…1골 1AS+최고 평점

(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황인범이 잉글랜드 챔피언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데뷔골을 기록했다.

황인범 소속팀 츠르베나 즈베즈다는 14일(한국시간)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에 위치한 스타디온 츠르베나 즈베즈다에서 열린 2023/24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G조 6차전에서 맨시티에 2-3으로 아쉽게 패했다. 이 경기 패배로 즈베즈다는 1무5패(승점 1)로 조별리그를 마감하게 됐다. 반면 맨시티는 조별리그 6경기 전승을 거두며 조 1위로 16강에 진출했다.

홈팀 즈베즈다는 5-3-2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옴리 글레이저가 골문을 지켰다. 코스타 네델코비치, 나세르 야쿠바 지가, 우로시 스파히치, 알렉산다르 드라고비치, 피터 올라인카가 수비를 구성했다. 겔로르 캉가, 스르잔 미야일로비치, 황인범이 중원에서 호흡을 맞췄다. 오스만 부카리, 셰리프 은디아예가 투톱으로 출전했다.

원정팀 맨시티는 4-2-3-1 포메이션으로 맞섰다. 슈테판 오르테카가 골키퍼 장갑을 꼈고, 세르히오 고메스, 마누엘 아칸지, 존 스톤스, 리코 루이스가 백4를 이뤘다. 마테오 코바치치, 칼빈 필립스가 중원에 섰으며 잭 그릴리시, 마테우스 누네스, 미카 해밀턴이 2선에 위치했다. 최전방 원톱은 오스카 보브가 맡았다.

이날 황인범은 지난 시즌 트레블을 달성한 맨시티를 상대로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챔피언스리그 데뷔골을 포함해 도움 한 개까지 추가하면서 팀이 기록한 2득점에 직접적으로 관여했다.

황인범은 경기 초반부터 가벼운 몸놀림을 선보였다. 전반 15분에는 역습 과정에서 황인범이 날카로운 패스를 시도했다. 부카리를 향해 침투 패스를 넣어줬고, 부카리가 슈팅을 시도해봤지만 수비에게 막혔다. 1분 뒤 황인범은 중원에서 공을 뺏어낸 뒤 곧바로 길게 패스를 보냈다. 이번에는 오르테가 골키퍼에게 막혀 아쉬움을 삼켰다.

먼저 앞서간 쪽은 역시 맨시티였다. 객관적 전력에서 앞서 있는 맨시티는 전반 19분 해밀턴의 선제골로 리드를 잡았다. 해밀턴은 누네스의 패스를 받아 측면에서 단숨에 수비 2명을 무너뜨리는 드리블 돌파를 시도했고, 오른발로 슈팅을 때려 골망을 흔들었다.

즈베즈다도 반격에 나섰다. 패스 플레이를 통해 기회를 만들었다. 네델코비치가 높은 위치까지 올라와 공격에 가담했고, 직접 슈팅까지 시도했다. 하지만 골대를 살짝 벗어났다.

맨시티가 추가골 기회를 놓쳤다. 전반 33분 왼쪽 측면에서 코바치치가 올려준 크로스를 누네스가 받아 마무리했다. 그러나 골대 옆으로 살짝 벗어났다. 결국 추가 득점은 나오지 않았고, 맨시티의 1-0 리드로 전반전이 종료됐다.

후반에는 황인범의 활약이 가장 빛났다. 즈베즈다는 동점골을 위해 기세를 올렸다. 후반 6분 은디아예의 발리 슈팅을 오르테가 골키퍼가 팔을 쭉 뻗어 막아냈다.

하지만 맨시티가 더욱 앞서나갔다. 후반 17분 보브가 수비 3명을 제치고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이 때 황인범이 추격골이자 자신의 챔피언스리그 데뷔골을 터뜨리며 경기를 더 뜨겁게 만들었다. 황인범은 중원에서 공을 잡아 부카리에게 패스를 건넸다. 이후 박스 안으로 쇄도해 들어간 황인범은 부카리의 리턴 패스를 받아 침착하게 왼발로 차 넣었다. 오르테가 골키퍼가 꼼짝도 할 수 없었을 정도로 타이밍, 궤적 모두 훌륭했다.

맨시티는 한 골 더 추가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후반 39분 해밀턴이 박스 안을 돌파하는 과정에서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느린 그림을 통해 봤을 때도 해밀턴의 유니폼을 지가가 노골적으로 잡는 모습이 포착됐다. 맨시티 이적 후 득점이 없었던 필립스가 키커로 나서 득점까지 성공했다.

황인범이 다시 한 번 날아올랐다. 후반 42분 프리킥 상황에서 황인범이 날카로은 킥으로 박스 안으로 공을 투입했고, 슈팅 장면까지 나왔지만 골대를 때렸다. 직전 장면도 오프사이드가 선언되며 아쉬움을 삼켰다.

경기 종료 직전이었던 후반 추가시간에는 도움 한 개를 적립하는 데 성공했다. 오른발로 정확하게 올린 코너킥을 교체 투입된 알렉산다르 카타이가 머리로 받아넣었다. 한 골 차로 따라붙었지만 동점이나 역전을 노리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 결국 2-3으로 패했다.

팀은 패배했지만 최강 맨시티를 상대로 보여준 모습은 박수 받아 마땅할 경기력이었다. 축구 통계 전문업체 풋몹에 따르면 황인범은 이날 90분 풀타임을 뛰는 동안 볼 터치 48회, 패스 성공률 80%, 키패스 5회, 크로스 2회, 롱패스 5회, 기회 창출 1회 등을 기록했다. 수비에서도 볼 경합 3회, 가로채기 1회, 태클 2회 등을 기록하며 탄탄한 경기력을 뽐냈다.

평점도 가장 높았다. 풋몹은 황인범에게 8.8점을 부여하며 양 팀 최고점을 부여했다. 부카리는 7.2점이었지만 나머지 즈베즈다 선수들 평점이 6점대 중반부터 5점대까지 다양했을 정도로 팀 전체적으로는 그리 좋은 경기가 아니었다. 또 다른 통계 매체 소파스코어 또한 8.4점으로 양 팀 최고 평점을 줬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그리스 올림피아코스를 떠나 세르비아 즈베즈나에 둥지를 튼 황인범은 점점 팀 내 입지를 늘려가고 있다. 황인범은 지난 9월부터 즈베즈다 유니폼을 입고 뛰었다. 즈베즈다는 구단 역사상 최고 이적료인 550만 유로(약 78억원)를 올림피아코스에 3년간 나눠 지불하는 조건으로 황인범을 품었다. 그만큼 황인범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있다는 의미였다.

황인범은 입단 기자회견에서 "레드 스타 베오그라드(즈베즈나)에 와서 환상적인 팬들 앞에서 경기를 할 수 있어 신난다"라며 "나를 영입해 이렇게 큰 클럽에서 경기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준 즈베즈다 사람들에게 감사하다"라며 "베오그라드(세르비아 수도)에 도착했는데 정말 기뻤다. 내 아내도 이 도시를 좋아할 거 같다. 이 자리에 있게 돼 정말 기쁘다"라며 기대감을 전했다.

즈베즈다 팀 역사에 대한 질문에 황인범은 "즈베즈다는 세르비아에서 가장 큰 클럽일 뿐만 아니라 유럽에서도 빅클럽 중 하나로 알고 있다"라며 "1991년에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한 클럽인데, 유럽에서 이를 자랑할 수 있는 클럽을 많지 않다"라며 클럽 역사에 존경심을 보였다.

또한 "난 즈베즈다 팬들이 올림피아코스만큼이나 열정적이라는 것을 알고 있으며, 이는 그라운드에서 많은 동기를 부여한다"라며 "앞으로 더 나아질 거라고 믿고, 그 점에서 내가 도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챔피언스리그에 참가하게 된 것에 대해서는 "챔피언스리그는 내가 여기에 있는 큰 이유다. 우리 모두 세계 최고의 대회에서 뛰고 싶어 한다"라며 "난 팬들에게 날 소개하기 위해 동료들과 함께 즈베즈다에서 뛸 준비가 돼 있다"라고 주장했다.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서 상대할 팀들에 대해선 "챔피언스리그에서 쉬운 그룹은 없다. 우리는 좋은 팀이고, 맨시티 같은 유럽의 빅클럽들과 경기하게 돼 기쁘다"라며 "난 그 경기를 기대하고 있으며, 우리는 누구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내 생각엔 우리는 G조에서 누구든 이길 수 있을 거 같다"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황인범은 맨시티에 대해서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 중인 손흥민(토트넘 홋스퍼)과 황희찬(울버햄프턴 원더러스)한테 물어봤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그는 "맨시티에 대해 물어보니 모두 90분 동안 쉬지 않고 달릴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쉴 새 없이 달려야 하는데 우리가 90분 동안 수비를 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는 상대가 맨시티이든 라이프치히든 간에 골을 넣어야 승리할 수 있다"라며 "챔피언스리그에서 이겨야 하고, 수비를 통해 무승부를 위해 경기를 해야 한다. 난 팀을 도울 준비가 돼 있으며, 개처럼 뛸 준비가 돼 있다"라고 각오를 드러냈다.

"개처럼 뛰겠다"라는 말처럼 황인범은 이번 시즌 챔피언스리그 6경기를 모두 선발 출전하며 주전으로 활약했다. 지난 10일에는 리그 경기를 통해 데뷔골을 터뜨렸다. 믈라도스트 루카니와의 2023/24시즌 세르비아 수페르리가 17라운드 홈 경기에서 2-1로 앞서던 후반 43분 박스 안 돌파에 이은 오른발 강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이어 맨시티전에서도 득점에 성공하며 공식전 2경기 연속골을 기록했다. 또한 챔피언스리그에서 첫 골을 기록하는 등 의미있는 날을 보냈다.

사진=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