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세 차례 금리 인하 예고…'연준, 비둘기파 변신' 시장 평가
파월, 경제 긍정 평가 속에서도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도 있다" 여지
제롬 파월 연준 의장 |
(뉴욕=연합뉴스) 고일환 특파원 = 올해 마지막으로 소집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에 미국 금융시장은 "연준이 비둘기파로 변신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지금껏 연준은 물가 상승 폭 둔화 등 긍정적인 경제 수치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 재점화 가능성을 우려해 긴축을 선호하는 매파적 성향을 보였지만, 13일(현지시간) FOMC 결과는 통화정책 완화를 선호하는 비둘기파 경향이 뚜렷하다는 것이다.
특히 시장은 연준이 분기마다 내놓는 점도표 변화에 주목했다.
연준이 공개한 점도표에서 내년 말 금리예상치(중간값)는 4.6%로 지난 9월 예상치인 5.1%에서 0.5%포인트나 하락했다.
현재 기준 금리가 5.25~5.50%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내년 중 세 차례의 금리 인하를 단행해야 도달할 수 있는 수치다.
지금까지 시장에서는 연준의 매파적 성향을 감안해 금리 인하 시점이 빨라도 내년 하반기이고, 회수도 2차례 이하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3차례 금리 인하를 단행한다면 금리 인상 시기는 더 빨라질 수 있다.
또한 연준은 오는 2026년에는 2%대 물가상승이라는 정책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팬데믹 기간 풀린 돈과 지난해 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촉발된 글로벌 에너지 위기가 상승작용을 일으키면서 발생한 최악의 인플레이션 위기에서 4년만에 완전히 탈출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다만 연준은 40여년만의 최악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에서 승리를 선언하지는 않았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FOMC가 끝난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실업률이 많이 증가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물가 상승 폭이 둔화한 것은 좋은 소식"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파월 의장은 "현재 물가수준은 여전히 높고, 물가 상승 폭 둔화가 계속되리라는 보장도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기준금리 수준에 대해 "정점에 도달했거나, 정점에 가까운 것으로 보인다. 추가 금리인상은 없을 것 같다"고 말한 뒤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도 있다"고 정정하기도 했다.
또한 그는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에서 승리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선 "누구도 승리를 선언하지 않는다. 그건 성급하다"고 단언했다.
파월 의장이 이처럼 신중한 반응을 보인 데는 물가 상승 둔화 요인에 대한 연준의 분석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파월 의장은 이날 기자들과의 문답에서 경기 침체 없이 물가 상승이 둔화하는 이유에 대해 "이번 인플레이션은 수요 증가에 의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발발 후 공장이 문을 닫고, 글로벌 공급망이 연쇄적으로 타격을 받으면서 물가가 자극을 받았다는 것이다.
이후 팬데믹 사태가 막을 내리고 공급망이 정상화함에 따라 전반적인 가격도 내려갈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다만 파월 의장은 공급만으로는 인플레이션을 완전히 잡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공급 정상화의 약효가 떨어지면 결국 수요 쪽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연준이 긴축정책의 목표로 제시했던 것처럼 노동 시장에서 수요 과잉 현상이 진정되고, 가계와 기업도 지출을 줄여야 완전하게 물가를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쇼핑객 |
한편 현지 언론들은 이날 기자회견에 대해 "역시 파월 의장답다"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모호한 답변으로 유명한 파월 의장답게 시장이 이날 FOMC 결과를 '비둘기파로의 변신'으로 해석하면서 환호하는 상황에서도 최대한 여지를 남겨놨다는 것이다. ko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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