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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 최대어 오타니 쇼헤이가 10일 오전(한국시간) LA 다저스와 이적 합의를 마쳤다고 발표했다. 그는 이날 SNS 인스타그램에 "모든 팬 여러분과 야구계 관계자 여러분께, 결정을 내리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점 사과드립니다. 저는 다음 팀으로 다저스를 선택하기로 했습니다"라고 써 LA 에인절스에서 다저스로 이적한다는 사실을 직접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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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하루 전까지만 해도 '단독 경쟁'이 치열했다.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열렸던 윈터미팅 때는 오타니와 그의 에이전트인 CAA 네즈 발레로가 지나치게 비밀을 유지한다고 비판하는 의견도 나왔다. 오타니의 소속 팀이 정해져야 다른 유력 선수들의 행선지가 정해지는데, 당사자가 입을 닫고 있으니 도무지 스토브리그 얘깃거리가 나오지 않는다는 얘기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다들 입을 다무는데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만 "오타니를 만났다"고 밝혀 화제가 됐다. 로버츠 감독은 지난 6일 "구단이 며칠 전 로스앤젤레스에서 오타니와 2~3시간 만남을 가졌다"며 "오타니는 분명 우리의 최우선 과제"라고 밝혔다. 다저스가 구장 견학 등 외부 일정을 모두 취소한 적이 있는데, 바로 이날이 오타니가 방문한 날이었다.
나머지 팀들은 오타니와 협상 소식에 대한 언급을 거부했다. 컵스 크레이그 카운셀 감독은 "특정 선수와 협상에 대해 얘기할 자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좋은 질문이지만 얘기할 상황이 아니다"라고 답을 피했다. 토론토 존 슈나이더 감독 또한 같은 태도였다. 그는 "우리는 많은 선수를 만난다. 다시 말하지만 나는 이정도까지만 말할 수 있다. 구단에서 맡아서 할 일"이라고 얘기했다. 발레로가 협상 소식을 발설하면 불이익을 주겠다고 했다는 제보가 나오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9일에는 MLB네트워크 존 모로시 기자가 대형 오보를 터트렸다. 오타니가 전세기를 통해 토론토로 이동한다고 썼다.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계약을 암시하는 뉘앙스였다. 이 전세기는 오타니가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때 미국에서 일본으로 넘어갈 때 이용한 개인용 비행기라 모로시의 보도가 설득력 있게 여겨졌다. 그러나 이 비행기에 탄 인물은 오타니가 아닌 캐나다의 한 사업가였다. 모로시는 오보를 인정하고 사과했다.
이름난 기자들이 저마다 각자의 소식통을 활용해 오타니의 계약 소식을 단독 보도하려 했으나 뜻대로 되지 않았다. 오타니가 스스로 다저스와 합의 사실을 발표했고, 그 뒤에 후속 보도가 쏟아졌다. 이렇게 나온 후속 보도에서 드러난 사실은 오타니가 전세계 스포츠 사상 최고 몸값 기록을 경신했다는 점이다. 메이저리그는 물론이고 미국 프로스포츠, 전세계 스포츠를 통틀어도 오타니 만큼 많은 돈을 받는 선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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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 전까지 메이저리그 역대 최대 계약은 전 팀 동료인 마이크 트라웃의 12년 4억 2650만 달러였다. 메이저리그에서 오직 트라웃만이 4억 달러 이상의 계약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어 무키 베츠가 다저스와 12년 3억 3650만 달러에 계약헀다. 그것도 두 선수보다 상대적으로 짧은 10년 계약으로 이 기록을 넘어섰다. 두 선수의 총액을 '합쳐서' 12로 나눈 연평균 금액은 6358만 3333달러다. 오타니의 연평균 금액은 7000만 달러로 그보다 많다.
FA 계약으로는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의 9년 3억 6000만 달러를 넘었고, 연평균 금액으로는 맥스 슈어저(텍사스 레인저스)와 저스틴 벌랜더(휴스턴 애스트로스)가 보유한 4330만 달러를 제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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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로 눈을 돌려도 오타니 만한 계약을 찾아볼 수 없다. MLB.com에 따르면 오타니의 이번 계약은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가 과거 FC 바르셀로나와 2017년부터 2021년까지 맺은 6억 7400만 달러를 뛰어넘는 규모다. 킬리안 음바페(파리생제르맹)가 2018년부터 2025년까지 팀에 머물 경우 받을 수 있는 6억 7900만 달러도 넘어섰다. 연평균 금액은 이들에 못미치지만 총액으로는 오타니가 세계 1위다.
오타니의 10년 7억 달러 위엄은 구단과도 비교할 만하다. AP통신은 오타니의 연평균 금액이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내년 시즌 연봉 총액을 더한 것보다 많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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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오타니의 연봉이 7000만 달러가 되는 것은 아니다. 구체적인 계약 내용이 공개되지는 않았으나 10년 7억 달러 가운데 상당 금액에 사후 지불 조건이 달렸다고 한다. 이는 다저스의 사치세 기준 위반과 향후 선수단 운영에 필요한 자금 여력을 고려한 오타니의 양보이자 배려에 따른 결과다.
사후 지불로 선수의 연봉을 낮추면 구단은 사치세 기준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울 수 있고, 이에 따라 추가 전력 보강이 가능하다. 대신 선수는 손해를 볼 수 있다. 금리를 감안하더라도 현금의 실질적 가치가 오타니가 돈을 받는 시점에서는 더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후 지급분이 크다는 것은 곧 오타니의 양보이자 배려다.
다저스는 이미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에서 적수를 찾기 힘든 강팀이다. 그러나 우승을 장담할 수 있는 상태는 아니다. 당장 올해도 정규시즌에서 100승 62패로 지구 1위를 차지했으나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 디비전시리즈에서 3전 전패로 참패해 챔피언십시리즈 진출에 실패했다. 애리조나는 84승 78패로 와일드카드시리즈를 거쳤으나 선발 싸움에서 다저스를 압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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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현지 언론에서는 다저스가 유력 FA 투수는 물론이고 트레이드 가능성이 있는 딜런 시즈(시카고 화이트삭스)나 코빈 번스(밀워키 브루어스), 타일러 글래스노(탬파베이 레이스) 등을 노리고 있다고 본다. 심지어 오타니 다음으로 FA 최대어가 된 야마모토 요시노부(오릭스 버팔로즈)를 영입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이런 오타니의 행보는 지난 6년간 에인절스에서 보낸 시간과도 연결돼 있다. 에인절스는 전성기의 오타니와 트라웃을 보유하고도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했다. 오타니가 MVP급 선수로 성장한 지난 3년 동안 5할 승률조차 넘기지 못한 채 번번이 기회를 놓쳤다. 오타니는 "이기고 싶다"는 말로 에인절스 전력에 대한 아쉬운 마음을 에둘러 표현했다. 에인절스도 나름의 방법을 강구해봤으나 트라웃과 앤서니 렌던 등 주력 타자들의 부상을 끝내 극복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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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의 계약은 곧 메이저리그가 여전히 경쟁력 있는 프로 스포츠라는 점을 드러낸다는 시각도 있다. 디애슬레틱 베테랑 기자 켄 로젠탈은 10일 칼럼에서 "오타니의 7억 달러 계약은 야구가 무너지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야구라는 스포츠가 르네상스를 향해 나아가는 것처럼 보인다"고 극찬했다.
그는 오타니의 계약으로 메이저리그의 경제 규모가 발전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뻐했다. 또 이렇게 빅마켓 팀과 스몰마켓 팀의 지출 여력 차이가 벌어지더라도 경기는 언제나 예상할 수 없는 결과로 흘러간다는 점에 흥미를 보였다. 이제 최고 몸값 선수를 상대하는 스몰마켓 팀들의 도전이라는 새로운 스토리라인이 생겼기 때문이다.
로젠탈 기자가 궁금해한 또 하나는 바로 오타니의 포스트시즌 데뷔다. 지난 3월 WBC 결승전에서 보여준 '빅게임 플레이어' 면모가 포스트시즌에서도 이어질지 많은 이들이 지켜볼 것이다. 오타니의 데뷔전이 될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서울 시리즈' 한국 개막전 역시 관심이 배가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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