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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26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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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호·하주석 매 맞는 거 못 봤나…음주운전 근절 이리도 힘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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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선수 여러분께 당부드린다. 절대 해서는 안 되는 4不 (음주운전, 승부조작, 성 범죄, 약물복용)을 금지 사항으로 특별히 지켜주기 바란다."

허구연 KBO 총재는 지난해 3월 취임식을 앞두고 사건·사고 근절을 최우선 목표로 삼았다. 당시 강정호(은퇴)가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일으켰던 과거를 반성한다며 KBO 복귀를 추진하고 있었다. 키움 히어로즈는 강정호와 최저 연봉 3000만원에 2022년 시즌 선수 계약을 체결하고, KBO에 강정호에 대한 임의 해지 복귀 신청을 요청한 상태였다. 허 총재는 고심 끝에 강정호의 임의해지 복귀는 허가했지만, 키움과 강정호가 체결한 선수 계약은 승인하지 않았다.

당시 KBO는 "KBO 규약 제44조 제4항은 '총재는 리그의 발전과 KBO의 권익 보호를 저해할 우려가 있는 선수와의 선수계약을 승인하지 않을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고 거절 사유를 밝혔다.

강정호는 히어로즈 구단 소속이던 2009년과 2011년 두 차례 음주운전으로 각 벌금 100만원, 벌금 300만원의 형사처벌을 받았으며, 메이저리그 소속 선수였던 2016년에도 서울 강남에서 음주운전 및 도로시설물 파손 사고를 내 삼진아웃제를 적용받아 운전면허가 취소됐다.

KBO는 "강정호가 세 차례에 걸쳐 음주운전을 하여 처벌받은 점, 세 번째 음주운전 당시 교통사고를 일으켰음에도 사고 현장에서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도주하는 등 죄질이 나쁜 점, 스포츠 단체는 '페어플레이' 정신을 토대로 하므로 윤리적, 도덕적 가치를 무엇보다 중시해야 한다는 점, KBO 리그가 사회 전반에 큰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그 사회적 소명을 다해야 한다는 점 등의 여러 측면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엄중한 결정이 필요하다고 판단, 강정호와 히어로즈 구단 간 선수계약을 승인할 경우 KBO 리그의 발전을 저해한다고 보아 해당 선수계약을 승인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KBO는 강정호 사태를 겪은 이후 음주운전 처벌 규정을 따로 만들어 선수들이 더 경각심을 갖게 했다. 면허정지 최초 적발은 70경기 출장 정지, 면허취소 최초 적발은 1년 실격이고, 회 음주운전은 5년 실격, 3회 이상은 영구 실격이라는 규정을 마련해 적용하고 있다.

강정호는 KBO리그는 물론, 메이저리그에서도 호평받는 정상급 내야수였다. 유격수와 3루수 모두 수준급인 수비를 펼쳤고,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소속이었던 2016년에는 21홈런을 치면서 거포 본능까지 뽐냈다. 음주운전만 아니었다면, 강정호는 지금도 메이저리그를 누비며 김하성(샌디에이고) 이전에 아시아 내야수 최초 기록을 잔뜩 써 내려갔을 수도 있다. 강정호의 재능이 아깝다는 데는 누구도 이견이 없었으나 똑같은 잘못을 반복한 대가는 치러야 했다. 그렇게 천재 야구선수의 커리어는 불명예스럽게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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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가 '강정호'라는 본보기를 보여준 뒤로도 음주운전 소식은 끊이질 않고 있다. 한화 이글스 주전 유격수였던 하주석은 지난해 11월 음주운전이 적발됐다. 하주석의 혈중 알코올 농도는 0.078%로 면허정지 처분을 받았다. 면허취소 기준(0.080%)에 살짝 못 미치는 수치였다. 한화는 KBO 클린베이스볼센터에 신고했고, 규정에 따라 70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

NC 다이노스 외야수였던 김기환 역시 지난해 11월 음주운전이 적발됐다. 김기환은 자택에서 홀로 술을 마시고 다음 날 아침 출근길에 접촉사고를 냈는데, 음주 측정에서 혈중알코올농도 0.041%가 나와 면허정지가 됐다. 당시 모범 구단으로 팀 쇄신을 준비하던 NC는 김기환을 자비 없이 퇴단 조치했고, KBO는 별도로 상벌위원회를 열어 접촉사고를 일으킨 점을 고려해 90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내렸다.

올해는 롯데 자이언츠 내야수였던 배영빈과 두산 베어스 포수 박유연이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일으켰다. 배영빈은 지난 10월 음주운전에 적발된 사실을 구단에 숨겨 뭇매를 맞았다. 대리운전 기사를 부른 뒤 직접 차량을 골목에서 빼다가 경찰 단속에 걸렸다. 혈중알코올 농도는 면허취소 수준이었고, KBO는 1년 실격과 사회봉사활동 80시간 징계를 내렸다. 롯데는 구단에 숨긴 괘씸죄를 적용해 배영빈을 방출 조치했다.

박유연은 지난 9월 음주운전으로 면허정지 처분을 받고도 3개월 넘게 구단에 사실을 숨기다 적발됐다. 구단에 익명의 제보자가 박유연의 음주운전 사실을 알렸고, 구단은 자체 전수조사 끝에 박유연의 자백을 받아냈다. 음주한 다음 날 오전 운전대를 잡은 게 문제였다. 두산은 늦게나마 KBO 클린베이스볼센터에 신고했고, 다음 주 초쯤 구단 자체 징계위원회를 열 준비를 하고 있다. 징계 수위는 고심 중이다.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일으킨 선수들은 회복이 어렵기도 하다. 하주석은 올해 70경기 출전 정지를 마치고 팀에 복귀했으나 이도윤에 밀려 백업 신세를 면치 못했다. 25경기에서 타율 0.114(35타수 4안타)에 그치는 등 크게 고전했다. 징계 여파로 시즌 준비를 잘 못하기도 했겠지만, 스스로 위축된 플레이를 보여줬다. 김기환은 그라운드로 돌아올 기회조차 잡지 못했고, 배영빈도 당분간 유니폼을 다시 입을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배영빈과 박유연은 나이 20대 초중반인 유망주들이었는데 한순간에 꿈을 접을 위기에 놓였다.

선수 생명에 치명상을 입히는 일인데도 야구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음주운전 소식이 반복되고 있다. 음주 다음 날이라고 해서 음주운전 혐의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면 선수들 스스로 더 조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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