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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나라 위해 트럼프 이기도록 내버려 둘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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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나라 위해 트럼프 이기도록 내버려 둘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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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자들 만나 선거운동 하며 트럼프 맹비난
고령 논란 의식한 듯 "나는 겨우 40세" 농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전임자이자 정적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공개석상에서 ‘내 전임자’ ‘전직 대통령’ 등 표현을 써가며 트럼프의 이름 거론을 피했던 그간의 태도에서 벗어나 대놓고 실명을 불렀다. 역사상 최악의 무능한 대통령이란 취지의 조롱도 서슴지 않았다.

5일(현지시간) 백악관에 따르면 바이든은 이날 오후 매사추세츠주(州) 웨스턴을 찾아 지지자들과 만났다. 대선이 1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선거자금 모금을 위한 일종의 캠페인이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바이든은 지지자들에게 “트럼프는 취임했을 때보다 그가 퇴임할 때 일자리가 더 감소했다”며 “미국의 역대 대통령 가운데 임기 중 일자리가 줄어든 사람은 유일하게 허버트 후버가 떠오른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난 가끔 트럼프를 ‘허버트 후버 트럼프’라고 부른다”고 농담을 던졌다. 후버와 트럼프를 뒤섞은 괴상한 이름에 청중은 폭소를 터뜨렸다.

미국의 제31대 대통령인 후버는 취임 첫해인 1929년 10월 터진 대공황을 수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였다. 하지만 대공황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고, 미국은 1930년대 초까지 극심한 경제난을 겪었다. 미국의 역사학자 및 정치학자들을 상대로 한 조사에서 후버가 늘 역대 최악의 대통령 축에 드는 이유다.

바이든은 자신이 대통령에 당선된 2020년과 비교해 2024년에 민주주의가 훨씬 더 위협을 받게 되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트럼프를 그 원인으로 지목했다. 그는 “트럼프와 그를 지지하는 공화당 내 극단주의자들이 미국 민주주의를 파괴하기로 결심했다”며 “이 말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2020년 대선에서 바이든이 승리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 트럼프는 대선 불복의 의미로 2021년 1월 열린 바이든의 취임식에 불참했다. 바이든은 트럼프를 가리켜 “미국 역사상 대선에 낙선한 후보들 중 유일하게 국민의 뜻을 받아들이지 않은 사람”이라며 “물론 그가 내 취임식에 나타나지 않았다고 해서 내가 실망한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2021년 1월 6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지지자들이 ‘2020년 대선 무효’를 주장하며 연방의회 의사당에 난입한 모습. AFP연합뉴스

2021년 1월 6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지지자들이 ‘2020년 대선 무효’를 주장하며 연방의회 의사당에 난입한 모습. AFP연합뉴스


“이번 대선은 큰일”이라고 단언한 바이든은 “만약 트럼프가 출마하지 않았다면 내가 과연 출마할지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자신이 여당인 민주당 안팎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연임에 도전하는 것은 오로지 트럼프의 재집권을 막기 위해서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바이든은 “나라를 위해 트럼프가 이기도록 내버려둘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바이든은 트럼프를 이길 사람이 자신뿐이라고 믿지만 미국 국민들 중에는 그의 고령(81세)을 들어 재선 출마를 포기해야 한다고 여기는 이도 많다. 그 점을 의식한 듯 바이든은 이날 “나는 고작 40세”(I’m only 40 years)라고 농담을 했다. 얼마 전에는 자신이 아직 60세라고 했는데 이제 스무살이나 젊어져 40세까지 내려간 것이다. 청중 사이에선 또 큰 웃음이 터졌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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