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홍민기 /OSEN 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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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해, 조형래 기자] 명장의 눈에 든 파이어볼러. 아직은 갈 길이 멀다고 스스로 판단하고 있다.
롯데 좌완 홍민기(22)는 8일 김해 상동구장에서 열린 자체 청백전에 선발 등판해 2이닝 1피안타 1볼넷 1사구 2실점(1자책점)의 기록을 남기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이날 청백전은 7이닝까지 진행됐고 선발 출장한 선수들은 경기를 끝까지 소화했다.
김민석을 2루수 땅볼, 김동혁에게는 볼넷, 이정훈은 좌익수 뜬공으로 요리했다. 김동혁에게 2루 도루를 허용한 뒤 한동희는 유격수 땅볼로 유도했지만 유격수 이학주의 실책으로 실점했다. 이후 고승민은 2루수 직선타로 돌려세워 1회를 마쳤다.
2회에는 선두타자 박승욱에게 몸에 맞는 공을 내줬다. 서동욱에게 좌중간 적시 2루타를 허용하며 추가 실점했다. 그러나 김대현은 유격수 땅볼, 이선우도 유격수 땅볼로 돌려세웠다. 그리고 김민석은 투수 땅볼로 잡아내면서 예정된 2이닝을 모두 마쳤다.
투구수는 36개. 최고 148.7km의 패스트볼(31개), 슬라이더(4개), 커브(1개)를 구사했다.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144km를 찍었다.
홍민기는 김태형 감독이 첫 불펜 피칭을 하는 날 눈여겨 본 좌완 파이어볼러다. 김 감독은 당시 이름을 기억하지 못했지만 “좋은 왼손이 하나 있다. 키가 크다...150km 정도는 던지는 것 같더라”라고 말했다. 홍민기를 지칭한 말이었다.
홍민기는 2020년 2차 1라운드 전체 4순위로 지명을 받은 좌완 유망주였다. 2021년 1군 단 1경기만 출장했다.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어깨 팔꿈치 등 재활의 시간이 길었다. 지난 2021년 11월, 1년 후배인 우강훈(21)과 함께 동반입대를 하면서 군 문제를 일단 해결했다.
올해 5월 전역한 홍민기는 올해 9월부터 다시 등판했고 4경기 평균자책점 21.60(3⅓이닝 8자책점)을 기록했다. 4경기에서 볼넷 9개를 내줬다. 그러나 좌완 파이어볼러라는 매력은 무시할 수 없다. 김태형 감은 두산 시절부터 힘으로 상대를 찍어누를 수 있는 구위형 투수를 선호했다. 그렇기에 김태형 감독의 눈에 띌 수밖에 없는 재목이었다.
교육리그에서도 홍민기는 차츰 감각을 찾으면서 김태형 감독을 비롯한 1군 코칭스태프의 눈도장을 찍어 나가고 있다.
홍민기는 "지금은 좋은 날도 있고 안 좋은 날도 있다. 군대를 현역으로 갔다 와서 적응할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라고 현재 상황을 설명했다. 아울러 김태형 감독의 칭찬에 대해 "감독님께서 첫 피칭을 보셨을 때 그날은 컨디션이 좋았다. 운이 좋았다. 앞으로 계속 이런 모습을 보여드려야 감독님께서도 확신이 드시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홍민기는 강원도 인제의 최전방 12사단에서 군 복무를 했다. 부대마다 차이는 있지만 최근에는 이전과 달리 야구 선수들이 현역으로 군 복무를 해도 몸 상태를 유지하는데 큰 문제가 없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홍민기가 한창 군 복무를 하고 있을 때는 북한의 미사일 도발로 남북간의 긴장이 고조됐을 시기였다.
홍민기는 "북한의 도발로 계속 즉각대기를 해서 운동할 시간이 거의 없었고 병장 정도 돼서 조금씩 운동을 할 수 있었다"라면서 "실제 전시 상황처럼 훈련을 하다 보니까 몸에 부담이 가는 부분도 있었다. 완전군장으로 밤새 근무를 서고 행군을 하다 보니까 허리에도 부담이 컸다"라면서 설명했다.
그래도 홍민기는 군 생활을 하면서 증량하면서 마른 체구의 모습에서는 벗어났다. 현재 8kg 정도 증량해서 92kg 정도의 체중을 유지하고 있다. 그는 "제대하고 근육이 많이 붙었고 그래서 구속도 더 많이 찍히기 시작했다. 제구도 조금 잡혔다. 컨디션에 따라서 좋을 때도 있고 안 좋을 때도 있지만 그걸 최대한 줄여야 할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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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아직 부상에 대한 의구심을 완전히 떨쳐내지 못했다. 올해는 이두근 통증으로 5월 전역 이후에도 실전 피칭을 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래도 교육리그에서 존재감을 뽐내면서 점점 나아지고 있다. 과거 왼팔이 길게 나오는 백스윙의 폼도 짧게 나오도록 교정을 하면서 기복이 줄었다.
그는 "여름에 이두근 통증이 심해서 감각을 찾는데 힘들었다. 하지만 교육리그 마지막 3경기 정도에서는 감을 완전히 잡은 상태에서 던졌고 스트라이크 비율도 높아졌다. 통증도 이제는 40~45구 정도 던질 때까지 버틸 수 있을 정도로 많이 좋아졌다"라면서 "투구폼을 바꾸면서 기복이 많이 줄어든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이날 피칭에 대해서는 "몸이 좀 무겁긴 했지만 개인적으로 나쁘지 않았다. 아쉬운 점이 있는데 컨디션이 안 좋은 상황에서도 마운드에 올라가서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되어야 할 것 같다. 그것을 조금 더 연습해야 할 것 같다"라고 강조했다.
주형관 투수코치는 홍민기에게 투구폼과 템포 등에 대해서 조언을 많이 건넨다. 그러나 홍민기는 이를 몸으로 받아들이는 게 아직 힘들다. 그렇기에 조언들을 흡수하고 실행할 수 있는 몸을 만드는 게 앞으로의 목표다. 그는 "주형광 코치님께서 폼에 대해서 많이 말씀을 해주신다. 다 맞는 말씀을 해주신다"라면서도 "그런데 이해하고 노력을 하려고 해도 아직 몸이 잘 안 따라주는 것 같다. 남은 기간 조언들을 더 배우고 생각하면서 채워나가야 하는 게 앞으로의 과제일 것 같다"라고 강조했다.
경기 후 김태형 감독은 "좋은 선수들이 많은데 선수들의 기량을 점검하는 차원의 청백전이었다"라면서 홍민기에 대해서는 "왼손의 140km 후반대의 파이어볼러는 완전 가능성이 있는 투수지 않나. 제구력이나 경기 운영 능력은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라고 평가했다. /jhrae@osen.co.kr
롯데 자이언츠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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