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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는 10월 31일 보도자료를 내고 김원형 감독과 전격적인 계약 해지를 공식 발표했다. 2021년 시즌을 앞두고 만신창이가 된 팀을 맡아 친정에 돌아온 김 감독은 지난해 KBO리그 역사상 첫 ‘와이어 투 와이어’(정규시즌 개막일부터 종료일까지 1위를 유지한 우승)를 이루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3년 총액 22억 원에 전격 재계약하는 등 구단의 신뢰를 과시하기도 한 김 감독은 키움을 꺾고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내달렸다.
하지만 올해는 정규시즌 3위로 순위가 내려앉았고, 여기에 NC와 준플레이오프에서 한 판도 이기지 못하고 ‘업셋’의 비극을 맛봤다. 불과 지난해 통합 우승 감독에 올해도 어쨌든 3위로 포스트시즌에 갔으니 성적이 나쁜 건 아니었다. 하지만 SSG는 시즌을 리뷰하는 과정에서 구단이 추구하는 방향과 김 감독의 스타일이 맞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고, 계약 기간 2년을 남긴 상황에서 전격적인 해지를 통보해 야구계를 새로운 충격으로 몰아넣었다.
이유야 어쨌든 인사권을 가진 건 구단이다. 결정은 돌이킬 수 없다. 이제 SSG는 자신들의 선택이 옳았다는 것을 증명해 보여야 한다. SSG는 구단이 바라는 점진적인 세대교체와 리빌딩으로 청라 시대를 준비할 새로운 지도자를 구해야 한다. 이 지도자는 적어도 이 방향에서는 ‘한국시리즈 우승 감독’이었던 김 감독보다는 확실히 나은 구석이 있어야 한다.
문제는 그러면서도 최소한의 성적은 잡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SSG는 김광현과 최정이라는 불세출의 두 프랜차이즈가 있을 때 달려야 한다. 이제 그 유효 기간이 많이 남지는 않은 상황이다. 여기에 팀 연봉 1위 팀이고, 내년에도 그 타이틀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무턱대로 새로운 선수만 실험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육성과 성적, 어느 하나에 매몰되어서는 안 된다. 고차 방정식이다. SSG가 김 감독을 사실상 경질하며 내세운 구호는, 새 감독 영입이 잘못될 경우 자칫 거대한 부메랑이 될 수도 있다.
SSG도 이를 잘 알고 있고 새 감독 리스트를 추리는 데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31일 오전에야 김 감독과 계약 해지가 최종 결정된 만큼 이전부터 준비한 ‘장바구니’는 없다는 게 SSG의 공식적인 답변이다. 프런트 조직이 계약 해지 통보 시점 이후부터 갑론을박에 들어간 가운데, 너무 늦지는 않게 선임해야 한다는 이중고도 있다.
혼란스러운 리더십을 빨리 정리하는 게 좋은 건 당연하고, 새 감독이 선임되어야 코칭스태프 인선도 마무리된다. 게다가 가고시마 유망주 캠프가 이미 1일부터 시작됐고, 새 감독이 이 선수들을 충분히 지켜볼 시간이 필요한 측면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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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두산 감독처럼 지도자 경력 없이 감독으로 직행한 경우도 있지만 박 위원은 또 다른 케이스다. 이 감독은 KBO리그에서 오랜 뛴 경력이 있고 해설위원으로도 KBO리그를 몇 차례 중계하며 인연을 만들어왔다. 반면 박 위원은 KBO리그 경력이 딱 1년이고, 여기에 평소 프로야구와 접점이 그렇게 많지는 않은 인사다. SSG 팀과 기본적인 리그 구조 파악의 문제가 대두될 여지가 있다. 만약 박 위원이 진짜 감독이 된다면 이는 ‘윗선 개입’의 정황이 확실하다고 풀이할 만하다.
2018년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감독이자 현재는 컨설턴트로 SSG와 인연을 이어 가고 있는 트레이 힐만 전 감독도 역시 후보군에 없다. SSG는 외국인 감독보다는 내국인 감독 위주로 리스트업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인 감독이 육성에 능하다는 인식이 있지만, 막상 KBO리그에서 육성에 대대적인 성과를 낸 감독이 잘 기억나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또한 선동열 김경문 류중일 감독 등으로 대변되는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 감독들 또한 리스트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크다. 일각에서는 선동열 감독이 3년 전 SSG의 감독 후보군에 올랐던 사실을 거론하며 가능성을 점치기도 한다. 실제 선 감독이 후보 중 하나였던 것은 사실이다. 일각에서 “선 감독이 자신의 사단을 대거 데려오길 바랐기 때문에 계약이 틀어졌다”는 것도 사실이 아니다. 선 감독은 이에 대한 특별한 요구가 없었다. 다만 유능한 인사는 맞아도 현재 SSG가 그리는 그림은 아니다. SSG는 어떤 선택을 내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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