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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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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어붙은 투심에 증시 '돈맥경화' 우려…개미 돈은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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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고환율 부담에 펀더멘털 훼손 '투심 냉각'

투자자 예탁금 등 증시 주변 자금 계속 감소 추세

최근 CMA 잔고는 7조원가량 급격히 증가

미국 장기 국채금리 급등 등 고금리 장기화 움직임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인 하마스 간 전쟁 격화에 따른 지정학적 불안 등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증시에서 투자자들의 투자심리가 꽁꽁 얼어붙고 있다. 이를 방증하듯 증시 대기자금 성격을 지닌 투자자예탁금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이와 달리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액은 불어났다. 확실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투자자들이 안정적 수익을 확보하면서 신규 투자처를 모색하기 위한 파킹하려는 목적이 강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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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최신 집계일인 16일 기준 증시 주변 자금은 156조5491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11일 기준으로도 153조7225억원에 불과했다. 지난달 25일 기준 증시 주변 자금은 150조9838억원으로 지난 3월31일(148조6097억원) 이후 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고, 10월 들어서도 최저 수준에 머물면서 회복이 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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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주변 자금은 ▲투자자예탁금 ▲파생상품거래 예수금 ▲환매조건부채권(RP) ▲위탁매매 미수금 ▲신용거래융자 잔고 ▲신용대주잔고를 모두 더한 것이다. 특히 투자자예탁금이 투심의 향배를 살펴볼 수 있는 지표로 꼽힌다.

투자자예탁금은 연중 최저점을 향해 가고 있다. 16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47조762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달 첫 거래일인 4일에는 52조2467억원이었다. 6조원 가까운 뭉칫돈이 증시를 빠져나갔다.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10일 46조5389억원으로 3월22일(46조3326억원)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후 다음 날도 46조원대를 유지했다. 현재 46조~47조원을 오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에서 발을 빼는 개인 투자자가 늘어나고 있다고 봤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고금리 장기화 기조에 따른 미국 장기 국채금리 급등과 이에 따른 원·달러 환율 상승 등으로 투심이 급격히 악화한 것이 요인이다. 이에 코스피보다 코스닥 이탈 현상이 더 두드러진다. 이경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개인들은 8월 이후 코스닥에 발길을 끊은 모습"이라면서 "코스닥 지수가 오른 날에 개인들의 코스닥 순매수 강도를 살펴보는 개인들의 코스닥 상승 기여도 수치는 8월10일 이후 단 하루도 플러스(+)를 기록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고금리 장기화와 고유가 전망 등 대외적 리스크에 무역수지 악화, 경제성장률 둔화 등 한국 증시 펀더멘털 약화란 내부적 문제까지 겹치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투심이 쉽게 회복되지 않을 것으로 보는 전문가가 많다. 특히 이·팔 전쟁에 따른 고유가는 개인 투자자들의 불안 요인으로 꼽힌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이 산유국 역할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중동이 원유 공급을 제한할 경우, 고물가로 성장세가 둔화할 수밖에 없었던 글로벌 증시는 또 다시 타격을 받을 수 있다"며 "당장 그런 징후가 보이진 않더라도 잠재적으로 그럴 수 있다는 불안감이 퍼지는 게 투자자들에겐 상당한 부담"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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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투자자예탁금이 줄어드는 것과 달리 최근까지 64조원대에 머물던 증권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액이 순식간에 71조원을 넘어 눈길을 끈다. 13일 하루에만 7조원가량 CMA 잔액이 급증하는 등 확실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개인 투자자들의 안정적 수익을 확보하면서 신규 투자를 모색하기 위한 파킹 목적으로 CMA에 몰려들고 있다. CMA 잔액은 16일 기준 71조1743억원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CMA는 투자자가 맡긴 자금을 증권사가 국고채나 양도성예금증서(CD), 회사채 등에 단기 투자해 수익을 내는 상품이다. 시중은행 입출금 통장 금리보다 높은 3.5% 안팎의 이자율을 적용하는 데다, 하루만 맡겨도 이자를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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