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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연휘선 기자] '연인'이 파트2를 시작하며 다양한 카메오 열전을 선보이고 있다. 두 주연 배우 남궁민과 안은진의 이별 시퀀스로 애절하기만 했을 드라마가 다채로운 캐릭터를 통해 숨 쉴 곳을 찾아가며 완급조절을 하는 중이다.
MBC 금토드라마 '연인'이 지난 13일 파트2 방송을 시작했다. 이장현(남궁민 분)과 유길채(안은진 분)가 헤어진 뒤 각각 청과 조선에서 각자의 삶을 시작했다. 그 와중에 유길채가 포로로 잡히며 청에서 포로사냥꾼인 척 조선인 포로들에게 자유를 주는 이장현과 재회할 것이 암시됐다.
이 가운데 반가운 얼굴들이 '연인'을 수놓았다. 배우 이수민, 이미도를 비롯해 방송인 유재석과 하하 등이 '연인'에 특별출연한 것이다. 스치듯 잠깐이지만 누구나 얼굴을 기억하고 보자마자 친숙한 인상을 선사하는 카메오들의 장면이 '연인'의 분위기를 환기시켰다.
일각에서는 '연인'의 특별출연, 특히 유재석과 하하의 특별출연을 두고 비판적인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두 사람이 배우가 아닌 데다, MBC 예능 프로그램 '놀면 뭐하니?'와 '연인' 팀의 컬래버레이션을 통한 특별출연이라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방송사에서 자사 드라마에 예능 프로그램 인기 멤버들을 카메오로 활용하는 일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당장 과거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 때만 해도 정통사극이었던 MBC '이산'에 당시 '무한도전' 멤버들이 출연했고, 이에 '놀면 뭐하니?'에서 유재석 또한 이를 자랑스러운 이력으로 언급했다. 심지어 유재석은 MBC 주말드라마 '내 딸, 금사월'에도 특별출연해 분량을 꽉 채운 적도 있을 정도.
오히려 '연인' 시청자들 사이에서 유재석, 하하 등을 본 반응은 '반가움'이 지배적이었다. 초췌한 농민 분장을 한 두 사람이었지만 워낙 유명인사인 만큼 한 눈에 알아봄직 했다. 또한 이야기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정도로 스쳐지나간 단역에 불과했다. 작품성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시청자들에게 눈요기를 선사한 전형적인 카메오 활용의 예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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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재석만 카메오? 이미도·이수민도!
더불어 '연인'의 특별출연에 '놀면 뭐하니?' 팀만 있지 않았다. 당장 파트2만 해도 배우 이미도가 청의 권력자 윤친왕(김정호 분)의 시녀이자 종들을 관리하는 양쓰 출연해 강직한 모습으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수민은 미모의 앳된 소녀 소야 역으로 등장해 량음(김윤우 분) 옆에서 한복 자태와 성숙해진 연기를 뽐내기도 했다.
작품에서 특별출연을 활용하는 사례는 다양하다. 시리즈물의 경우 이전 시즌의 멤버들이 등장해 애청자들의 반가움과 시즌의 연속성을 선사하기도 한다. 최근 방송을 시작한 JTBC 토일드라마 '힘쎈 여자 강남순'에서 이전 시즌 '힘쎈 여자 도봉순'의 두 남여 주인공으로 활약한 배우 박보영, 박형식이 등작한 게 전형이다.
전혀 다른 작품의 배우가 특별출연해 같은 세계관을 공유한다는 암시로 놀라움과 재미를 선사하는 일도 있다. '연인'의 남자 주인공인 배우 남궁민이 전작인 SBS 드라마 '천원짜리 변호사'에서 또 다른 SBS 인기 드라마 '모범택시2'의 주인공인 배우 이제훈과 한 차례씩 특별출연을 주고받았던 것. 두 작품 모두 SBS라는 같은 방송사의 인기 드라마 주연 배우이고 작품을 이끌어가는 타이틀 롤이라는 점에서 연기자로서의 동료의식이 빛을 발해 성사된 경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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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웃긴데 슬플 때 더 슬프다
그렇다고 단순히 특별출연이 작품, 배우, 연관 프로그램의 홍보만 노린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누구보다 작품을 지키고 완성도를 사수하고 싶은 열망은 제작진이 가장 높은 법. 자칫 카메오 활용이 작품을 뛰어넘어 전체적인 이야기의 맥락을 훼손하지 않도록 제작진은 선택과 집중을 시도한다. '연인'도 마찬가지다. 이수민과 이미도 같은 배우들은 이름과 비중이 있고 정통 사극의 결을 훼손하지 않는 역할에, 유재석과 하하는 남궁민과 스치듯 마주쳐 얼굴은 담을 수 있지만 반대로 줄거리에 영향은 주지 않는 단역 수준에 배치한 이유다. 오히려 남은 '놀면 뭐하니?' 멤버 중 배우인 이이경, 박진주 등의 활용은 어떨지 궁금하달까.
이러한 선택과 집중, 캐릭터 안배를 통해 '연인'의 제작진이 노릴 것은 드라마 전반의 긴장감을 조절하는 것. 소위 말해 '텐션'의 완급 조절이다. 어떤 장르물도 시종일관 사건, 사고와 수사의 긴장감만 선사할 수는 없다. 주객이 전도되지만 않으면 된다. 드라마는 매회가 60분 안팎의 '롱폼' 작품이고 시청자들에게도 보는 내내 숨 쉴 구멍은 필요하다. 반가움을 선사하는 카메오들은 딱 그 정도의 쉬는 시간을 선사한다.
더욱이 '연인'은 다소 묵직하고 무거운 감정인 '애절함'을 기반으로 한 멜로 사극를 표방한다. 여기에 파트2는 파트1에서 이장현과 유길채의 이별이라는 슬픈 감정을 기반으로 시작한 상황. 유재석, 하하 등 반갑지만 가벼운 캐릭터들의 활용이 가슴 아프기만 한 상황에 새로운 분위기를 선사했다. 무엇보다 드라마 안에서 감정선에는 '낙차'가 존재한다. 조금이라도 즐거운 감정이 있을 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잊지 못한 슬픔과 그리움의 감정이 더욱 진하게 다가온다. 유재석, 하하를 본 반가운 순간에도 여전히 남아 있는 헤어진 연인 이장현, 유길채의 아픔이 전달되는 것처럼.
'연인' 제작진이 의도하고 '놀면 뭐하니?'가 기여해 시청자에게 전달하려던 즐거움도 그 격차가 아니었을까. 단지 예능인들의 정통 사극 출연이라고 작품성 훼손을 운운하기엔 아까운, 반가웠던 합작품. 여전히 이장현과 유길채의 애절한 멜로 라인은 '연인'에서 살아있다. 한낱 카메오 뿌리기로 흩어지기엔 '연인'의 감정선은 천천히 쌓아올렸던 만큼 상당히 공고한 편이다. / monamie@osen.co.kr
[사진] M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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