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톰 킴’으로 불리는 김주형은 16일(한국시간) 슈라이너스칠드런스 오픈에서 합계 20언더파 264타로 우승했다. 경쟁자 5명을 밀어내고 대회 2연패에 성공했다. [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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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생 김주형(21)은 곰돌이를 연상시키는 푸근한 외모로 팬들이 많다. 성격도 둥글둥글한 편이다. 미국에서는 ‘톰 킴’이란 이름으로 불린다. 지난해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2000년대 생으로는 처음으로 우승하는 기록을 세웠던 김주형이 또다시 사고를 쳤다.
김주형은 16일(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TPC 서머린에서 열린 슈라이너스칠드런스 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7개와 보기 2개로 5타를 줄인 끝에 합계 20언더파 264타로 우승했다. 경기 후반까지 무려 5명의 경쟁자가 1타 차로 추격했지만, 김주형은 침착함을 잃지 않고 끝까지 리드를 유지한 끝에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이 대회 정상에 올랐다. 통산 3승째를 거둔 김주형은 이날 우승 상금 151만2000달러(약 20억원)를 받았다.
1983년 창설된 이 대회는 한국 선수들과 인연이 깊다. 2021년 임성재(25)가 우승했고, 지난해엔 김주형이 정상을 밟았다. 두 선수 모두 통산 2승째를 거둔 무대가 바로 이 대회다. 김주형은 특히 2년 연속 우승하면서 2021년 데뷔 후 처음으로 타이틀 방어에 성공했다. 이전까지 이 대회 2년 연속 챔피언은 1998~99년 우승한 짐 퓨릭(53·미국)이 유일했다.
김주형은 “슈라이너스 아동재단이 후원하는 행사여서 더욱 뜻깊다. 대회장에서 만난 많은 아이가 내게 영감을 줬는데 우승으로 보답할 수 있어 기쁘다”고 밝혔다. 역시 통산 3승에 도전했던 이경훈(32)은 마지막 날 버디 5개와 보기 2개로 3타를 줄여 합계 17언더파 공동 7위에 올랐다. 올 시즌 4번째 톱10 진입이다.
최종 4라운드는 막판까지 혼전 양상이었다. 합계 15언더파 공동선두로 출발한 김주형은 전반 버디 4개와 보기 2개로 2타를 줄였다. 이어 파4 12번 홀과 파5 13번 홀에서 잇달아 버디를 잡아내면서 선두로 치고 나갔다.
김주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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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형이 승리를 굳힌 건 15번 홀(파4·341야드)이었다. 그는 티샷을 307야드나 날려 그린 근처에 공을 떨어뜨렸다. 이어 깔끔한 어프로치로 온그린했고, 약 4m 거리의 버디 퍼트를 집어넣어 합계 20언더파로 올라섰다.
가장 위협적인 경쟁자는 같은 챔피언조에서 플레이한 애덤 해드윈(36·캐나다)이었다. 해드윈은 15번 홀까지 합계 19언더파를 기록하면서 김주형을 1타 차로 추격했다. 그러나 해드윈은 파5의 16번 홀에서 보기를 하면서 무너졌다. 반면 김주형은 이 홀에서 힘겹게 파세이브에 성공하면서 5명의 2위 그룹과 격차를 2타로 벌렸다.
김주형은 나머지 홀에선 큰 고비 없이 승리를 지켜냈다. 파3의 17번 홀에선 정교한 티샷으로 그린을 공략했다. 버디 퍼트가 짧았지만, 침착하게 파 퍼트를 떨어뜨렸다. 마지막 18번 홀(파4)에서도 안정적으로 파를 잡아 우승을 확정했다. 해드윈은 18번 홀에서 버디를 잡아내면서 합계 19언더파로 단독 2위에 올랐다.
김주형은 “지난해 이 대회에서 정상에 오른 뒤 우승이 없었다. 그동안 좋은 순간도 있었지만, 어려운 순간도 있었다. 그때마다 겸손하게 잘 받아들이면서 계속 발전하자는 생각만 했다. 그래서 이번 3승째가 무척 뜻깊다”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 샷 감각이 좋아서 자신감이 있었다. ‘언젠가 기회가 오면 우승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다. 어제도 우승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 고민이 많았는데 일단 내 경기만 차분하게 하자고 마음먹은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고봉준 기자 ko.bong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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