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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서울월드컵경기장, 이현석 기자) 유럽파의 힘을 실감한 한 판이었다. 클린스만호가 이강인의 멀티골과 김민재의 쐐기골, 황의조의 추가골을 묶어 북아프리카 강호 튀니지를 홈에서 4-0으로 대파하고 A매치 2연승을 달렸다.
이강인은 자신의 A메치 15번째 경기에서 A매치 데뷔골과 2호골을 연속으로 터트리며 환호했다.
위르겐 클린스만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1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아프리카 튀니지와의 친선경기에서 후반 10분과 12분 터진 이강인의 연속골과 후반 22분 터진 김민재의 세트피스 헤더골, 황의조 쐐기골에 힘입어 4-0 완승을 거뒀다.
클린스만호는 이날 승리로 지난달 사우디아라비아전에 이어 A매치 두 경기 연속 승리를 거뒀다. 아울러 홈에서 첫 승도 챙기게 됐다. 한국은 이날 활발한 공격에 비해서 소득지 없었으나 이강인이 프리킥과 오픈 플레이로 순식간에 두 골을 쓸어담으면서 서울월드컵경기장 분위기를 띄웠다. 이어 김민재가 공격 가담 때 독일 최고 명문 바이에른 뮌헨에서 뛰는 위력을 선보였다.
두 팀은 지난해 카타르 월드컵 본선에 나란히 출전한 팀이어서 클린스만호의 경쟁력을 점검하기에 좋은 평가전으로 간주됐다. 한국과 튀니지 모두 월드컵에서 1승 1무 1패를 기록했으나 한국은 H조 2위를 차지해 16강에 진출한 반면, 튀니지는 프랑스와 호주에 뒤져 D조 3위로 토너먼트 진출에 실패했다. 하지만 튀니지는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프랑스를 1-0으로 잡는 등 깊은 인상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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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한국과 튀니지는 역대 두 차례 A매치를 치러 한국이 1무 1패로 뒤진 상황이다. 거스 히딩크 감독이 지휘하던 2002년 3월엔 한국이 튀니지 원정을 떠나 0-0으로 비겼다. 2014 브라질 월드컵 직전 출정식 땐 한국이 홈으로 튀니지를 불러들였는데 0-1로 졌다. 한국 입장에선 튀니지전 첫 승을 노렸는데 결실을 맺었다.
클린스만은 이날 4-3-3 포메이션을 꺼내 들었다.
김승규(알 샤바브)가 골문을 지키는 가운데 이기제(수원),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정승현, 설영우(이상 울산)가 백4를 맡았다. 홍현석(헨트), 박용우(알 아인), 이재성(마인츠)이 중원을 구성했다. 황희찬(울버햄프턴)과 조규성(미트윌란), 이강인(PSG)이 최전방 스리톱으로 호흡을 맞췄다.
이날 클린스만호 라인업에선 주장 손흥민(토트넘)이 빠진 것이 눈에 띈다. 손흥민은 최근 사타구니 부상 등으로 소속팀 토트넘에서도 풀타임을 뛰지 못하고 후반 15분 안팎에서 교체아웃되는 경우가 잦다. 이런 몸상태를 염두에 둔 듯 클린스만은 손흥민을 일단 벤치에 집어넣고 후반전을 기약했다.
황인범(즈베즈다)이 선발 라인업에 들었다가 전격 제외된 것도 빼놓을 수 없다. 황인범은 당초 선발로 뛰기로 돼 있었으나 경기 전 워밍업을 하다가 문제가 생겨 홍현석으로 급하게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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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팀 튀니지는 지난해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프랑스를 이기고 덴마크와 비겼던 멤버가 상당수 내한했다.
자국 출신 잘렐 카드리 감독이 이끄는 튀니지는 3-4-3 포메이션으로 맞섰다.
아이멘 다멘(알 하젬)이 골문 앞에 섰다. 알리 아브디(카엔), 몬타사르 탈비(로리앙), 야사네 메리아(에스페랑스)가 백3를 구성했다. 윙백은 알리 말룰(알 아흘리), 와즈디 케츠리다(아트로미토스)로 구성됐다. 중원에선 엘리에스 스키리(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크), 아이사 라이두니(우니온 베를린)가 호흡을 맞췄다. 공격진은 엘리아스 와추리(코펜하겐), 유세프 음사크니(알 아라비), 한니발 메브리(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짜여졌다.
6만여 관중이 들어찬 가운데 두 팀은 전반 10분간 탐색전을 벌였다. 이후 왼쪽 수비수 이기제가 적극적인 오버래핑을 시도하면서 공격의 활로를 뚫었다.
전반 20분이 되면서 서울월드컵경기장 분위기가 뜨거워지기 시작헸다. 김민재가 후방에서 비수 같은 롱패스를 전방에 찔러넣어 황희찬에 페널티지역 왼쪽 단독 찬스를 유도하더니, 이강인이 전방 압박을 통해 상대 볼을 빼앗아 조규성에 패스한 것이다. 조규성이 아크 오른쪽 오른발 슛으로 이날 경기 첫 번째 슈팅을 날렸다.
한국이 기선 제압을 하면서 경기는 태극전사들이 주도권을 쥔 가운데 튀니지를 줄기차게 공략하는 양상으로 전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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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튀니지 선수들은 독일 최고 명문 바이에른 뮌헨에서 뛰는 김민재를 뚫지 못했다. 김민재는 28분 튀니지가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2대1 패스 등을 통해 모처럼 공격할 때 상대 볼줄기 차단한 것은 물론 상대 선수와의 맨마킹에서도 나무랄 데 없는 실력을 선보여 서울월드컵경기장에 모인 관중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한국은 이후 소강 상태를 거쳐 수비형 미드필더 박용우가 전반 33분 아크 앞에서 오른발 중거리슛을 날리는 것으로 공격에 다시 가속도를 붙였다. 튀니지는 전형적인 공격수로 보기 힘든 음사크니를 이른 바 '가짜 9번'처럼 활용하며 역습을 펼쳤으나 패스가 원활하지 않으면서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튀니지의 불안한 연결은 한국의 공격 찬스로 이어졌다.
그런 와중에 한국은 안이한 수비로 한 방 얻어맞을 뻔 했다. 맨유에서 뛰는 메브리가 페널티지역 외곽 오른쪽에서 스키리에 짧은 패스를 내줬고, 스키리가 마치 배구에서 토스를 올리듯이 짧게 다시 내줘 라이두니의 오른발 중거리포를 만들어 준 것이다. 라이두니의 오른발 감아차기가 오른쪽 골포스트를 벗어나면서 클린스만호는 이날 경기 들어 처음으로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후 한국은 다시 빌드업(공격작업)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별다른 찬스 없이 전반전 45분을 보냈다.
팬들 입장에선 손흥민이 없다는 점을 감안해도 프리미어리그에서 이번 시즌 5골을 터트리며 절정의 골 감각을 드러내고 있는 황희찬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등 클린스만의 용병술이 의문을 갖게 하는 45분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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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시간도 1분에 불과하면서 정규시간 끝나고 얼마 되지 않아 바로 전반전 종료 휘슬이 울렸다. 전반전 기대득점(xG)이 한국은 0.11, 튀니지는 0.04에 불과할 정도로 두 팀 모두 겉도는 공격을 펼쳤다.
한국은 클린스만호 출범 뒤 터진 5골 중 3골이 전반 초반 터진 것을 증명하듯 후반 킥오프 휘슬이 울리자마자 활발하게 움직였다. 이강인이 오른쪽 측면에서 활발하게 움직이며 공격 활류를 뚫었고 이후엔 김민재가 왼쪽 측면까지 치고 올라오며 지난 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 나폴리에서 각광 받았던 공격 능력을 펼쳐보였다.
전반전에 고립됐던 황희찬도 달라져 왼쪽 측면을 휘저으며 클린스만호에서의 자신의 첫 골을 노렸다.
결국 한국은 후반 초반 이강인의 기가 막힌 왼발 프리킥 골이 터지면서 환호했다. 이강인은 페널티지역 오른쪽을 헤집으면서 돌파를 하다가 상대 반칙을 유도했고 이를 직접 차 넣으면서 두 팔을 번쩍 치켜들며 환호했다.
이날 그의 킥 지점은 지난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홍현석이 중국전 프리킥 지점과 비슷했다. 볼을 앞에 두고 이강인과 홍현석이 상의한 끝에 이강인이 찼는데 상대 골키퍼가 왼손을 뻗었으나 그의 손을 맞고 골망을 출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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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의 골 폭풍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2분 뒤 문전 혼전 중 페널티지역 오른쪽에 떨어진 볼을 이강인이 턴하면서 노마크 찬스를 만들어 왼발로 차 넣은 것이다. 이강인은 A매치 14경기를 치르면서 득점이 없었으나 이번 튀니지전에서 멀티골로 골 가뭄을 한 순간에 해결했다.
이후 당황한 튀니지를 한국은 계속 몰아붙여 세트피스에서 한 골 더 낚았다. 후반 22분 코너킥 때 이기제가 올린 왼팔 킥을 김민재가 헤더 슛으로 연결했고 이게 메리아 맞고 골문을 흔들면서 3번째 골로 완성됐다.
한국이 승기를 굳히자 클린스만은 조규성과 황희찬 등을 빼면서 숨을 골랐고, 튀니지의 공세도 적절히 차단하면서 3-0 스코어를 굳혔다. 그리고 후반 중반 교체로 들어간 황의조가 후반 추가시간 이날 경기 4번째 골을 터트리면서 대미를 장식했다. 이날 경기에선 손흥민이 1분도 뛰지 않았다.
튀니지전을 마친 한국은 오는 1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동남아 베트남과 격돌한다. 한국 축구가 동남아 팀과 홈에서 A매치를 치르기는 지난 1991년 대통령배에서 인도네시아를 초청한 이후 32년 만이다.
한국 축구가 월드컵 본선 10회 연속 진출 등 세계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냄에 따라 월드컵 아시아 예선, 아시안컵 예선을 제외하고는 동남아 국가와 한국에서 A매치 친선 경기를 한 적이 없다. 그런데 지난해 월드컵 16강에 오른 팀이 32년 만에 동남아 팀을 불러 평가전을 하는 이례적인 상황이 나오게 됐다. 2016년 태국와 평가전을 하는 등 원정에선 몇 경기를 했으나 홈 평가전은 4반세기 넘어 처음 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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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7년 박항서 감독이 건너가 동남아 최강은 물론 아시아 신흥 다크호스로 떠오른 베트남은 현재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95위로 28위인 한국과 큰 차이가 난다. 클린스만호 출범 뒤 FIFA 랭킹이 가장 낮은 팀이다.
다만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4위, 같은 해 동남아시아축구연맹(AFF) 선수권대회 우승, 2019년 UAE 아시안컵 8강,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진출 등을 통해 아시아 내 축구 실력이 급부상하는 나라로 꼽히기에 기존의 동남아 팀과의 평가전하고는 분위기가 사뭇 다를 것으로 예상된다.
대표팀은 10월 A매치 뒤엔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 등 3개국이 공동 개최하는 2026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에 돌입한다. 우선 11월16일엔 홈에서 2차예선 C조 1차전을 치르는데 아직 상대국이 결정되지 않았다. 오는 10월12일과 17일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열리는 괌-싱가포르 승자와 붙는데 일단 두 팀간 대결 1차전에서 2-1로 이긴 싱가포르가 유력하다. 이어 11월21일엔 C조 2차전 중국 원정을 한다.
◆ 클린스만호 전적 및 일정
2023년 3월24일 한국 2-2 콜롬비아(울산문수축구경기장) 득점 : 손흥민(2골)
2023년 3월28일 한국 1-2 우루과이(서울월드컵경기장) 득점 : 황인범
2023년 6월16일 한국 0-1 페루(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
2023년 6월20일 한국 1-1 엘살바도르(대전월드컵경기장) 득점 : 황의조
2023년 9월8일 한국 0-0 웨일스(영국 카디프)
2023년 9월13일 한국 1-0 사우디아라비아(영국 뉴캐슬) 득점: 조규성
2023년 10월13일 한국 3-0 튀니지(서울월드컵경기장) 득점 : 이강인(2골) 김민재
2023년 10월17일 한국-베트남(수원월드컵경기장)
2023년 11월16일 한국-싱가포르(혹은 괌)
2023년 11월21일 한국-중국
2024년 1월15일 한국-바레인
2024년 1월20일 한국-요르단
2024년 1월25일 한국-말레이시아
사진=서울월드켭경기장, 김한준 기자
이현석 기자 digh1229@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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