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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증시와 세계경제

고금리·킹달러가 몰아친다…외국인 떠나는 韓 증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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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외국인 '팔자'에 2.41% 내리며 7개월래 최저치

외국인, 코스닥은 10거래일 연속 '팔자'…15년래 최장

변동성 높은 10월에 강달러·고금리 '찬물'

3Q 실적 눈높이도 하락…'어닝서프라이즈 힘들어'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연휴가 끝나자마자 코스피가 수직 하락하며 2400선에 간신히 턱걸이했다. 지난 3월 21일(종가 기준 2388.35) 이후 7개월 만의 최저치다. 외국인은 강(强)달러 속에 신흥국 주식을 내다 팔며 9거래일 연속 코스피를 순매도했다. 시장에서는 미국의 고금리가 장기화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으며 당분간 증시를 둘러싼 하락압력이 확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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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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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강달러에 쓰러진 韓 증시

4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59.38포인트(2.41%) 내린 2405.69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의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로 글로벌 증시가 흔들리던 지난 3월 14일(-2.56%) 이후 최대 낙폭이다.

게다가 외국인은 지난달 18일부터 이날까지 9거래일 연속 코스피 ‘팔자’를 이어갔다. 이 기간 팔아치운 금액은 1조3477억원이다. 지난해 6월 2~15일(9거래일 연속 순매도) 이후 1년 4개월 만에 최장 기간 순매도다. 당시 규모(3조4650억원)보다 금액이 줄어든 것이 그나마 위안거리다.

코스닥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코스닥은 이날 무려 33.62포인트(4.00%) 내려 807.40에 마감했다. 지난 3월 21일(802.53) 이후 최저치로 코스닥 역시 외국인이 10거래일 연속 순매도에 나섰다. 2008년 11월 4~26일(17거래일 연속 순매도) 이후 무려 15년 만의 최장기간 순매도다.

시장에서는 미국 국채 금리가 오르고 달러가 강세로 전환하며 안전자산만으로 수익을 얻기 충분한 상황에서 외국인이 굳이 한국 증시를 투자할 이유가 사라지고 있다고 평가한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363.50원으로 마감하며 하루 만에 연고점을 갈아치웠기 때문이다.

또 미국 국채 10년물은 4일 오전 2시(현지시간 기준) 4.87%까지 오르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인 2007년 8월 이후 16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올해 말 한 차례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있는데다 내년 금리 인하가 두 차례에 머무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며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은 여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게다가 월가 인사들이 연이어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을 언급하며 불안에 기름을 붓고 있다.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정말 7% 금리로 가는 것이냐’란 질문에 “(7% 금리는)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여기에 케빈 매카시 미국 하원의장이 해임되는 예상 밖 사태까지 겹쳤다.

국제금융센터는 “높은 수준의 인플레이션 지속과 이에 따른 고금리 장기화 전망 등으로 채권 시장에서 구조적 변화가 발생하고 있다”면서 “이는 증시에도 영향을 줬다”라고 평가했다.

실적 발표 코앞이지만…기대감은 ‘뚝’

시장에서는 증시의 약세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날처럼 큰 폭의 하락은 추가적으로 나타나기 어렵겠지만, 그렇다 해서 증시가 상승세로 돌아설 모멘텀도 당분간은 보이지 않는 판단이다.

전통적으로 10월은 추석 연휴를 전후로 자금 수요가 급증하며 증시를 이탈하는 자금이 늘어나는 가운데 연말을 앞두고 일부 펀드들이 청산에 나선다. 여기에 11월 대주주들의 양도세 차익 과세 회피 매물도 나온다. 박소연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통상적으로 10월은 변동성이 커지는데 올해는 강달러까지 문제를 더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며 “미국의 11월 FOMC와 새 예산안 통과 등의 이슈가 있는 11월 중순까지는 긴장감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게다가 3분기 실적도 증시 반전으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코스피가 2400선에 걸린 가운데 우리 증시는 삼성전자(005930)를 시작으로 상장사들의 3분기(7~9월) 실적 발표를 시작한다. 퀀트와이즈와 삼성증권에 따르면 3분기 코스피 상장사들의 영업이익은 49조8000억원 수준으로 전년 동기보다 1.8% 증가하며 역성장을 끝낼 전망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최근 한 달간 코스피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1.2% 줄어들었고, 코스닥 영업이익 전망치 역시 같은 기간 4.1% 감소한 만큼 긴장감을 늦춰선 안된다고 지적한다.

이재림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1년간 반복돼 온 이익 전망치 하향 조정 패턴이 3분기에도 나타나고 있다”면서 “특히 IT경기 회복 지연이 우려 요인으로 어닝서프라이즈(깜짝실적)를 기대하긴 힘들 전망”이라고 말했다.

혼란스러운 증시인 만큼, 단기 매매를 통해 수익을 추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변동성을 활용해 주도주를 매수하는 전략이 좋아 보인다”면서 “펀더멘털 안정성이 높은 호텔과 레저, 유통, 미디어 등의 단기 트레이딩이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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