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강세에 아시아 각국 환율 방어 '비상'
[그래픽] 미국 국채금리 추이 |
(서울=연합뉴스) 이봉석 기자 = 미국 국채 금리가 1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여파로 4일(현지시간) 아시아 증시가 일제히 급락세를 나타냈다.
달러가 강세를 보이자 자국 환율을 방어하려는 아시아 각국 정부에는 비상이 걸렸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일본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711.06포인트(2.28%) 내린 30,526.88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 5월 이후 약 5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진 것이다.
한국의 코스피는 -2.41%로 하락 폭이 더 컸다.
홍콩에 상장된 중국 본토 기업들로 구성된 홍콩H지수(HSCEI)는 한국시간으로 이날 오후 3시 40분 현재 1.20% 내림세고, 호주 S&P/ASX 200 지수(-0.77%)와 대만 자취안지수(-1.10%)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아시아태평양지수(일본 제외)는 3거래일 연속 내려 지난 7월 연중 고점 대비 10% 넘게 하락했다.
중국 본토 증시는 중추절(추석) 및 국경절 연휴를 맞아 오는 6일까지 휴장한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16년 만에 최고로 올랐다는 소식이 아시아 증시 전반에 찬물을 끼얹었다.
3일(현지시간) 미 전자거래 플랫폼 트레이드웹에 따르면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이날 오후 3시 30분(미 동부시간 기준) 무렵 4.81%까지 올랐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인 2007년 8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일반적으로 안전 자산인 미 국채 금리가 오르면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큰 증시에 대한 투자 매력은 낮아진다.
국채 금리의 고공행진은 고금리가 예상보다 장기화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한 데 따른 것이다.
8월 미국 민간기업 구인 건수는 961만건으로 전월 대비 69만건(7.7%) 증가해 시장 전망치 880만건을 크게 웃돌았다는 노동부의 보고서가 공개된 이후 연준의 12월 금리 인상 관측이 많아졌다.
연준 내 매파(통화 긴축 선호) 인사들이 잇달아 다음달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지지하고 나선 가운데 대표적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인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인플레이션을 목표치인 2%로 되돌리기 위해 오랜 기간 고금리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뿐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 국채에 대한 매도세가 강화돼 일본의 5년 만기 국채 수익률도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 국채 수익률 상승은 또한 강달러를 의미하고, 결국 일본 엔화 등 다른 통화들의 약세를 낳는다.
주요 10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블룸버그 달러 현물환 지수(BBDXY)는 이날 사흘 연속 올라 지난해 11월 이후 최고치로 올랐다.
엔/달러 환율은 장중 한때 일본에서 '심리적 저항선'으로 평가되는 달러당 150엔을 넘은 이후 엔화 가치가 가파르게 상승(엔/달러 환율 하락)했는데, 일본 정부가 개입한 것이라는 의심을 샀다.
대만 중앙은행도 필요하다면 외환 시장에 개입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고 인도네시아 중앙은행도 루피아화 안정을 위해 채권을 매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투자자들이 연준의 통화정책이 장기간 긴축적으로 유지될 것이라는 견해를 갖게 되면서 주식에서 통화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에 대한 투자를 재조정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anfou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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