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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21 (수)

279경기 만에 첫 우승한 박주영 “아이 재우고 퍼트 연습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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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14년 만에 KLPGA 투어 우승

“연휴 때 잠깐 아이 맡길 수 있는 곳 있었으면…”


한겨레

박주영이 1일 경기도 파주시 서원밸리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대보 하우스디 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티샷을 하고 있다. KLPG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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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우승을 못 해서 영영 못할 줄 알았다.”

그도 그럴 것이 2010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 데뷔해 14년 동안 278번이나 대회에 출전했으나 우승이 단 한 차례도 없었다. 오죽하면 “우승하면 은퇴하겠다”는 마음마저 먹었을까. 더군다나 2021년 결혼해서 작년에 아들을 낳고 1년가량 골프를 쉬다가 올해 4월에야 복귀한 터. KLPGA 투어 279번째 출전만의 데뷔 첫 우승은 박주영(33)에게 그래서 더 특별했다.

박주영은 1일 경기도 파주시 서원밸리 컨트리클럽(파72·6816야드)에서 열린 KLPGA 투어 대보 하우스디 오픈(총상금 10억원) 최종 라운드에서 2언더파 70타를 기록하며 3라운드 합계 7언더파 209타로 정상에 섰다. 2위 김재희(3언더파 213타)를 4타 차이로 여유롭게 제쳤다. 278전 279기. ‘엄마 골퍼’의 승리였다. 우승 상금은 1억8000만원. KLPGA 투어에서 엄마 골퍼 우승은 김순희, 안시현, 홍진주에 이어 박주영이 네 번째다. 올해 투어에서는 유독 생애 첫 우승자가 많은데 박주영이 10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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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영이 1일 경기도 파주시 서원밸리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대보 하우스디 오픈에서 데뷔 첫 우승을 한 뒤 트로피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KLPG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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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영은 경기 뒤 “원래 퍼트가 제일 약했는데, 이번 대회 때는 어떻게 하면 퍼트를 차분하게 할 수 있는지 조금은 알 것 같았다”면서 “그래서 눈을 감고 퍼트 한다는 느낌으로 나를 믿고 스트로크를 하자는 생각이었는데, 이런 마인드가 압박감을 이겨내게 했다”고 밝혔다. 평소에는 “아들을 재워놓고 퍼트 연습을 했다”고도 했다.

우승하면 은퇴하겠다고 생각했기에 그 이후는 생각해보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그만큼 우승은 저만치 멀게만 느껴졌다. 박주영은 “‘내가 살아가면서 우승이라는 게 과연 중요한 것일까’라는 생각마저 하면서 자괴감이 들 때도 있었다. ‘아기만 키우고 골프를 안 하면 어떨까’라는 고민도 했었는데, 이렇게 막상 우승하니깐 내게도 정말 좋은 영향을 미치고, 후배들에게도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을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고 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투어 생활을 오래 해야 해서 둘째를 조심해야 할 것 같다. 첫 우승을 했으니 다음 우승을 하고 싶은 목표가 생기는 것 같다. 두 번째 우승을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무엇을 추가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것은 또 다른 경험일 것 같아서 지루한 내 삶의 원동력이 될 것 같다”며 계속 프로 생활을 이어갈 뜻을 밝혔다.

육아와 투어 생활을 병행하며 어려운 점도 토로했다. 아무래도 대회 기간에는 어린 아들과 떨어져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박주영은 “이번 주는 명절이라서 아기 봐주시는 이모님이 출근하지 않았다. 그래서 1라운드까지는 집에서 왔다 갔다 했다”면서 “이전에는 나만 신경 쓰면 됐지만, 집안일도 해야 하고 아기도 봐야 하고 약간 혼란스럽기도 하다. 연휴 때는 잠깐이라도 아기를 맡겨놓을 수 있는 돌봄 시설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남편에 대한 고마움도 표현했다. 그는 “사실 주 양육자는 남편”이라면서 “내가 운동선수이다 보니 늘 받기만 해서 예민하게 구는 면이 있다. 그래서 가족이라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남편이 역할을 잘 해줘서 그것을 믿고 내 할 일을 해내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박주영은 5일부터 열리는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에 두 살 터울의 언니, 박희영과 함께 출전한다. 박희영은 KLPGA 투어에서 6차례 우승한 베테랑이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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