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보 하우스디 오픈 제패…최다 출전 첫 우승 신기록
박주영의 티샷. |
(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 박주영(33)이 14년 동안 미루고 미뤘던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첫 우승을 결혼하고 엄마가 된 지 1년여 만에 이뤄냈다.
박주영은 1일 경기도 파주시 서원밸리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KLPGA 투어 대보 하우스디 오픈(총상금 10억원) 최종 라운드에서 2언더파 70타를 쳐 3라운드 합계 7언더파 209타로 정상에 올랐다.
김재희를 4타 차로 제친 박주영은 무려 279번째 출전 경기만에 생애 첫 우승을 신고했다.
2010년 KLPGA 투어에 데뷔한 박주영은 그동안 5차례 준우승을 차지했을 뿐 한 번도 우승한 적이 없었다.
2008년부터 2년 동안 뛰었던 드림투어와 잠깐 다녀온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도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적이 없었으니 이번 우승은 프로 무대 첫 우승기도 하다.
박주영은 KLPGA 투어에서 최다 출전 첫 우승 기록의 새 주인공이 됐다.
종전 기록은 지난달 KG 오픈에서 260번째 출전해서 우승한 서연정이 갖고 있었다.
박주영은 2021년 결혼해서 작년에 아들을 낳고 1년가량 골프를 쉬다가 지난 4월 복귀했다.
"아들을 재워놓고 나서 퍼팅 연습을 했다"고 할 만큼 육아와 투어를 병행하느라 애를 먹었지만, 박주영은 엄마가 된 뒤에야 그토록 고대하던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KLPGA 투어에서 엄마 골퍼 우승은 김순희, 안시현, 홍진주에 이어 네 번째다.
KLPGA 투어에서는 처음으로 자매가 투어 대회 챔피언에 오르는 진기록도 만들었다.
박주영의 두살 위 언니 박희영은 KLPGA 투어에서 6차례 우승했다.
우승상금 1억8천만원을 받은 박주영은 상금랭킹 21위(3억7천813만원)로 올라섰다.
2타차 선두로 최종 라운드에 나선 박주영은 단단한 그린과 질긴 러프로 무장한 난코스에서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이렇다 할 위기 없이 우승까지 내달렸다.
무리하게 버디를 노리는 대신 안전하게 타수를 지키던 박주영은 비교적 수월한 7번 홀(파5)에서 맞은 6m 버디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3타차로 달아난 박주영은 더 단단한 수비 골프로 잠그기에 들어갔다.
박주영은 대부분 그린 공략 때는 핀보다는 퍼트하기에 가장 편한 곳을 겨냥했다.
박주영은 이날 딱 두 번 버디 퍼트에 성공했지만, 16번의 파퍼트는 한 번도 실패하지 않는 수비 골프의 모범 사례를 보였다.
특히 16번 홀(파5)에서 성공한 2m 가까운 내리막 파퍼트는 사실상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박주영은 마지막 18번 홀(파4)에서 4m 버디 퍼트를 집어넣어 우승을 자축했다.
코스를 응시하는 박주영. |
박주영이 흔들리지 않자 추격하던 선수들이 제풀에 주저앉거나 타수를 줄이지 못하면서 박주영의 우승 길목을 터줬다.
2타차 2위로 최종 라운드에 박주영과 동반 경기에 나선 김재희는 17번 홀까지 버디 2개를 잡아냈지만 보기 2개를 곁들여 1타도 줄이지 못한 끝에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11번 홀까지 4타를 줄이며 2타차 2위로 쫓아온 박결은 13∼15번 홀 3연속 보기로 무너졌다. 박결은 18번 홀(파4)에서 1타를 더 잃은 박결은 공동 5위(1언더파 215타)로 대회를 마쳤다.
부상 치료와 재활로 한동안 코스를 비웠던 임희정은 공동 5위에 올라 복귀 이후 처음 톱10에 입상하면서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이븐파 72타를 친 김민별도 공동 5위에 합류, 신인왕 레이스 1위를 굳게 다졌다.
신인왕을 다투는 방신실은 공동 9위(이븐파 216타)로 뒤를 이었고 황유민은 첫날 몸살로 기권했다.
상금과 대상 포인트 1위 이예원은 컷 탈락했지만, 상금과 대상 포인트 상위권 선수들도 부진해 두 부문 선두는 변하지 않았다.
상금과 대상 부문 2위 박지영은 공동 15위(2오버파 218타)에 그쳤고 박민지와 김수지도 공동 32위(5오버파 221타)에 머물렀다.
kh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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