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에 사과한 권순우. 장진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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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테니스의 간판 권순우(26)가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불거진 '비매너 논란'에 대해 해명하고 사과했다.
권순우는 26일 자필 사과문을 통해 "아시안게임 테니스 단식 2회전 카시디트 삼레즈 선수와의 경기가 종료된 직후에 국가대표 선수로서 하지 말았어야 할 경솔한 행동을 하였습니다. 국가대표팀 경기를 응원하시는 모든 국민 여러분과 경기장에 계셨던 관중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죄송합니다. 저의 무례한 행동으로 불쾌했을 삼레즈 선수에게도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경기 후에 보인 행동들에 대해 진심으로 후회하며 반성하고 있습니다. 나라를 대표하는 국가대표 선수로서 태극마크의 무게를 깊게 생각하고 책임감 있는 선수가 될 수 있도록 성찰하며 모든 행동에 신중을 기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스포츠를 사랑해주시는 모든 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고 전했다.
권순우의 자필 사과문. 사진 대한체육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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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우는 지난 25일 열린 대회 남자 단식 2회전에서 카시디트 삼레즈(태국)에 1-2(3-6 7-5 4-6)로 패해 탈락하자 라켓을 코트 바닥에 내리치고 상대 선수와 악수를 거부했다. 라켓은 형체도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산산조각이 났다. 삼레즈는 세계랭킹 636위로 권순우(세계 112위)보다 500계단 이상 낮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노리던 권순우는 무명 선수에게 져 조기 탈락하자 분을 참지 못한 것이다. 권순우는 삼레즈가 다가가 악수하기 위해 기다렸는데도 돌아서서 짐 정리만 했다. 머쓱해진 삼레즈는 결국 관중석을 향해 돌아서서 인사했다.
권순우가 삼레즈에 패한 뒤 라켓을 6차례나 내리치는 장면은 26일 중국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빠르게 퍼졌다. 영상을 본 대부분의 팬들은 권순우의 행동을 비판했다. 경기에 패한 선수가 라켓으로 분풀이하는 장면은 메이저급 프로 테니스대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이다. 노박 조코비치(세계랭킹 1위·세르비아) 같은 세계적인 선수들도 경기가 안 풀릴 때 라켓을 부수기도 한다. 하지만 상대 선수의 악수를 거부한 것은 스포츠맨십에 어긋나는 행동이라는 비판을 받는다. 경기 뒤 양 선수가 악수하며 축하와 격려를 주고받는 것은 테니스의 '매너'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피아니스트가 손가락을 사랑하고 사진작가가 눈을 사랑하고 군인이 총을 사랑하는 것처럼 선수는 라켓을 사랑해야 한다. 이런 사람(권순우)이 지는 건 당연하다. 테니스를 무시하는 이런 사람은 평생 자격정지 징계를 내려야 한다"고 비판한 한 네티즌의 글을 인용해 보도했다.
태국 대표팀에 사과한 권순우. 사진 태국테니스협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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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테니스협회 따르면 권순우는 이날 오전 태국 선수단 훈련장을 찾아가 삼레즈와 코치진에 직접 사과했다. 태국테니스협회는 SNS를 통해 "태국 남녀 대표팀 감독들과 수석 코치, 태국 대표선수들은 사과를 받아들였다. 태국 대표팀은 사건을 감정적으로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다. 한국과 태국은 앞으로도 좋은 관계를 유지할 것"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권순우와 삼레즈도 악수하며 우정을 보여줬다"고 전했다. 태국테니스협회는 권순우와 삼레즈가 악수하는 장면 등을 담은 사진도 함께 게시했다. 권순우는 27일 홍성찬(세종시청)과 조를 이룬 남자 복식에서 금메달 도전을 이어간다. 이번엔 실력으로 논란을 돌파하겠다는 각오다.
한편 대한체육회는 "권순우의 비신사적인 행동에 대하여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이번 사안에 대해서는 대회 종료 후 종합적인 검토를 통해 상황에 맞는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을 약속드리며, 다시 한 번 이번 일로 실망하셨을 국민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항저우에서 한국 선수들을 격려 중인 올림픽 역도 여자 금메달리스트 출신 장미란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은 "상당히 유감"이라는 입장을 알렸다.
항저우=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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