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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 메달도 불안불안… 위기의 한국 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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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2023 아시아남자배구선수권에 출전한 국가대표팀. 사진 아시아배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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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저우 아시안게임에 나서는 남녀 배구대표팀이 메달 사냥에 도전한다. 하지만 전망이 밝진 않다. 금메달은커녕 메달 획득도 자신하기 힘들다.

임도헌 감독이 이끄는 남자 배구 대표팀은 올해 치른 두 번의 대회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AVC 챌린지컵에선 바레인에 발목을 잡혀 3위에 머물렀다. 중국과 일본이 출전하지 않는 대회인만큼 우승을 노렸지만, 결승에도 오르지 못했다.

아시아선수권은 더욱 충격적이었다. 12강에서 인도네시아 상대로 힘겹게 3-2 승리를 거뒀으나, 6강에서 중국에 1-3으로 졌다. 한국은 상근예비역 복무중인 나경복까지 출전했으나, 2진을 낸 중국을 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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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 대표팀에 합류한 베테랑 세터 한선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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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은 결국 대표팀에 뽑지 않았던 베테랑 세터 한선수를 합류시켰다. 군사 훈련 이후 컨디션을 끌어올리지 못한 세터 황택의(상무)를 도와줄 선수가 필요했다. 한선수도 아시안게임 출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준비는 해왔다. 비시즌 기간 몸 상태를 많이 끌어올렸다. 한선수는 "30대 후반에도 태극마크를 다는 건 정말 감사한 일이다. 정말 최선을 다해 뛸 생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금메달은커녕 메달 획득도 장담할 수 없다. 한국은 인도(20일), 캄보디아(21일)와 조별리그를 치른다. 조 1위를 차지하면 일본과 6강에서 만날 가능성이 높다. 일본은 최근 유럽에서 경험을 쌓은 선수들을 주축으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췄다. 2020 도쿄올림픽 8강에 진출했고,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선 3위에 올랐다. 세계랭킹은 5위로 한국(27위)보다 훨씬 높다. 자칫하면 1966년 방콕 대회부터 이어온 14회 연속 메달 행진이 깨질 수 있다.

그래도 선수들은 자존심 회복을 외치고 있다. 한선수는 "배구공은 둥글다. 단판 승부가 이어지는 아시안게임 특성상 이변이 자주 연출된다. 이번에는 우리가 이변의 주인공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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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리볼네이션싀리그에 출전한 여자 배구 대표팀.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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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자르 에르난데스 곤잘레스(스페인) 감독이 이끄는 여자 대표팀은 파리 올림픽 예선에 나서고 있다. 이번 예선은 24개국이 3개 조로 나뉘어 조별 상위 2개 팀이 파리행 티켓을 따낸다. 올림픽행은 사실상 좌절됐다. 이탈리아, 폴란드, 독일에게 3연패를 당했다. 남은 경기를 모두 이겨도 2위 이내 진입이 어렵다. 전력상 2승 이상 거두기도 쉽지 않다. 24일 올림픽 예선을 마친 뒤 대표팀은 중국으로 이동한다. 여자부는 30일부터 조별리그가 시작된다.

여자 대표팀 역시 희망적이진 않다. 지난달 열린 아시아선수권에서 6위에 머물렀다. 대회가 만들어진 뒤 여자 배구가 4위 안에 들지 못한 건 처음이었다. 김연경, 양효진 등 주축 선수들이 태극마크를 반납한 뒤 세대 교체 과정이 길어지고 있다.

곤잘레스 감독 부임 후 국제대회에서 거둔 성적은 5승 31패에 불과하다. 그나마 5승 중 4승을 아시아 팀들에게 거뒀다. 한때 10위였던 세계랭킹은 36위(19일 기준)까지 추락했다. 남자 대표팀처럼 전력 긴급수혈도 없었다. VNL에선 어드바이저로 대표팀을 도왔던 김연경은 V리그 개막이 얼마 남지 않아 중계에만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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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NL에서 어드바이저로 대표팀 훈련을 도운 김연경.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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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연의 상대 베트남도 다시 만난다. 한국은 지난 아시아선수권 조별리그에서 랭킹 40위 베트남에게 졌다. 공교롭게도 이번 대회에서 같은 C조에 배정됐다. 조별리그 성적은 2라운드에도 합산되기 때문에 반드시 이겨야 4강 진출을 노릴 수 있다.

4강에 가더라도 세계적인 수준의 일본과 중국은 넘기 힘들다. 결국 태국을 넘어야만 메달을 기대할 수 있다. 한국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동메달 결정전에서 태국을 꺾었다. 그러나 김연경 은퇴 이후엔 네 번 다 0-3으로 졌다. 자칫하면 최초로 남녀 모두 노메달에 그칠 수 있는 위기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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