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적인 플레이보다 선수 개인 역량 의존 높아져
위르겐 클린스만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13일 영국 뉴캐슬 세인트 제임스 파크에서 열린 사우디아라비아와 친선경기에서 1-0으로 첫 승리를 거둔 뒤 인터뷰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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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스만호'가 6경기 만에 어렵사리 첫 승을 챙겼지만 안심하기엔 이르다. 정비되지 않은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로 다득점 기회를 살리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조직적 플레이 부족, 선수 개인 역량 의존, 중원 싸움 부재 등 문제점이 해결되지 않은 채 10월 A매치에 나서게 됐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3일(한국시간) 영국 뉴캐슬의 세인트 제임스 파크에서 열린 사우디아라비아와 친선경기에서 전반 32분 조규성(미트윌란)의 선제골을 지켜내 1-0으로 이겼다. 지난 2월 지휘봉을 잡은 클린스만 감독은 앞선 5경기에서 3무 2패 끝에 '무승' 꼬리표를 뗐다. 잦은 외유와 재택근무, 한국 상주 문제, 외부 활동 등 논란의 중심에 선 클린스만 감독은 일단 한숨 돌리게 됐다. 그렇다고 온갖 논란이 무마되는 건 아니다. 첫 승을 일궈내 대표팀 선수들에 사기 진작 효과로 약이 될 수 있지만, 풀어야 할 숙제가 산적해 있다.
한국은 전체 슈팅 13개, 유효슈팅 7개를 기록했지만 세밀함이 부족했다. 웨일스전에 비해 공격진의 움직임이 나아지긴 했지만, 선수 개인 역량에 의존해 해결하려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조규성의 선제골도 조직적으로 만든 게 아닌 사우디의 수비 실책에서 나왔다. 손흥민(토트넘)과 이재성(마인츠)이 페널티 지역과 중원을 넘나들며 폭넓은 활동량을 보였고, 센터백 김민재(바이에른 뮌헨)까지 왼쪽 풀백처럼 드리블 돌파로 공격 기회를 만들었지만 추가골로 연결되지 않았다. 평가전 5연패 중인 사우디는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 부임 두 번째 경기였고, 축구스타들을 영입한 자국 리그에서 설 자리를 잃어 실전 감각이 떨어진 선수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럼에도 한국은 다득점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손흥민이 13일 영국 뉴캐슬의 세인트 제임스 파크에서 열린 사우디아라비아와 친선경기에서 드리블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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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원이 삭제됐다"는 비판에도 공간 커버 및 압박 전술이 부재했다. 박용우(알 아인)와 황인범(즈베즈다)의 중원 커버는 버거워 보였다. 무려 9차례의 코너킥도 단순한 크로스 남발로 상대 골문을 위협하지 못했다.
아울러 클린스만 감독의 보수적인 선수 기용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웨일스전 경기력 부진에 대해 "세대교체 중"이라던 그는 똑같은 선수들을 내보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합류한 홍현석(헨트) 자리에 황희찬(울버햄프턴)만 바뀌었을 뿐이다. 양현준(셀틱) 김주성(FC서울) 김지수(프렌트포드) 김준홍(김천 상무) 등 젊은 피를 적극 활용하지 않았다.
특히 6경기 5골의 성적표는 초라했다. 일본은 독일에 이어 튀르키예전에서도 4골을 몰아치며 A매치 6경기 20골이라는 엄청난 골 결정력을 드러냈다. 빠른 공격 전개와 전방 압박 전술이 통한 덕분이었다. 한 축구계 관계자는 "클린스만 감독이 선진 축구를 한국 축구에 전하겠다며 해외 활동을 정당화하는 인터뷰를 했는데, 정작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등 현대 축구에선 중원을 통한 빌드업 전술이 많다. 도대체 언제 선진 축구를 보여줄 것인가"라고 꼬집었다. 대표팀은 10월 국내에서 A매치 2연전(13일 튀니지, 17일 베트남)을 앞두고 있다.
강은영 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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