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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택연 혹사논란? 선배님들, 뭐라도 해야 바뀌지 않을까요?[장강훈의 액션피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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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세 이하 청소년 대표팀 이상준, 김택연이 동메달을 따낸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타이베이(대만) | 길성용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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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장강훈기자] 지난해 연말부터 뜻을 함께할 기업을 찾아 다녔다. 일명 ‘60초 레슨’을 국내 언론사가 주최하는 최고 권위 시상식인 ‘스포츠서울 올해의 상’과 연계해 만들어보자는 생각에서였다.

60초 레슨은 현역 KBO리그 선수들이 매주 자신의 노하우 한 가지를 영상으로 제작해 유소년을 비롯한 아마추어 선수들에게 전하자는 취지였다. 똑같은 3할 타자여도 NC 손아섭과 두산 양의지는 전혀 다른 메커니즘을 갖고 있다. KT 고영표는 사이드암 투수이고, 같은 왼손이어도 KIA 양현종과 SSG 김광현은 다른 형태의 투구를 한다. 이들이 어떤 노력을 통해 3할타자, 리그 최고의 투수에 오를 수 있었는지 직접 들어보자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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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KBO 유소년 야수캠프 모습. 사진제공 | K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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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표는 투구 때 자유족을 든 상태에서 잠깐 멈춘다. 그런데도 밸런스를 유지하는 비결은 단단한 하체와 빼어난 균형감이 뒷받침돼야 한다. 이를 위해 어떤 훈련을 했는지를 본인이 직접 설명하고 시범을 보이면, 그 자체로 훌륭한 교재가 된다. 매주 한 명씩 일종의 주간 MVP가 노하우 전수 릴레이를 하면, 한 시즌 25~26개의 교재가 만들어진다.

기술과 성과에 집착하는 아마추어 선수들에게 새로운 지향점을 줄 수 있는 교재가 된다. 가능하다면, 아마추어 코치진에게도 새로운 교습법을 익힐 근거를 만들어줄 수 있다. 저변이 넓지 않은 한국야구의 현실을 고려하면, 선배들이 일종의 재능기부로 아마추어 선수들의 기본기 향상에 도움을 주자는 의도가 담긴 프로젝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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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가 ‘2023 KBO 미래 유소년 지도자 전국 교육대학교 티볼대회’를 개최한다. 사진은 지난해 대회 모습. 사진제공 | K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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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짜리 짧은 영상이어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동영상 채널 쇼츠 등으로 활용하고, 은퇴선수나 현역 코치들이 해당 선수의 노하우를 풀어 설명하는 레슨 프로그램 제작도 가능하다. 이렇게 모은 콘텐츠는 한 시즌이 끝난 뒤 포지션별 카테고리로 묶어 교재로 만들어 활용할 수도 있다.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는 지난 6월부터 구단별 1군 선수들이 참여하는 유소년 야구 클리닉 ‘두드림’을 10주간 매주 월요일마다 치렀다. 초등학생 선수들과 놀이하듯 야구 기본기를 알려주는 행사에 신청이 폭주해 최대 100명까지 참가 인원을 제한할 정도였다고 한다. 프로 선수를 만날 기회가 제한적일뿐더러 현역 KBO리거가 직접 알려주는 원포인트 레슨은 이유를 떠나 강한 신뢰를 얻기 마련이다. 학생선수에게는 KBO리거가 꿈이자 목표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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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학교 스포츠뿐만 아니라 리틀야구도 제대로 된 트레이닝 시스템이 사실상 없다. 성적으로 진학이 결정되는 기형적인 구조여서 일단 운동능력이 좋고 성장이 빠른 학생선수들이 기본기 체득 대신 경기경험을 선택하는 게 일반화한 탓이다. 성장 시기와 연령에 맞는 트레이닝법이 전무한 터라 코치진도 주로 과거의 기억에 의존해 아이들을 지도하는 게 현실이다.

이러다보니 지도자에 대한 신뢰는 바닥에 떨어지고, 프로야구 선수를 흉내내거나 유튜브 등 해외 교습 프로그램으로 독학하는 학생선수가 증가하고 있다. KBO리그 저연차 선수들도 메이저리그나 일본프로야구 스타들의 영상을 돌려보며 자신의 야구관을 정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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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소년 순회 부상 방지 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KBO. 사진제공 | K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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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형적인 구조가 이어지는데,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와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예산·인력부족 등을 이유로 근본적인 개선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단발성 행사는 이어지고 있지만, 기본기 함양을 문화로 만드는 것까지 잇지 못한다. 아마추어 선수에게 필요한 건 기량이 아닌 기본이다.

18세이하 야구월드컵에 출전한 김택연(인천고)은 동메달 획득을 견인하고도 혹사 논란에 휩싸였다. 5연투했다는 게 이유다. 투구수와 휴식일 준수 규정이 있는 국제대회에서 5연투가 가능하다는 게 놀라운 일이다. 단기전으로 치르는 국제대회에서 혹사 운운하는 것은 스포츠인의 사고와 생기를 전혀 모르는 행태다. 그렇더라도 명색이 대표팀인데 투수 김택연뿐이었는지는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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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넥스트-레벨 3차 트레이닝 캠프에 참가한 선수들이 티바를 활용해 타격훈련하고 있다. 사진 | K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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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지고보면 “투수가 없다”는 말은 청소년뿐만 아니라 성인 대표팀에서도 당연하다는 듯 내뱉는 소리다. 교육제도가 문제면 교육부와, 학교체육 시스템이 문제면 문화체육관광부와 싸워서라도 개선해야 할 문제다. 남탓만 하고 앉아있으니 혹사네, 투수가 없네, 코치가 없네 등의 핑곗거리만 쏟아낸다.

이제는 선배들이 나서야 한다. 현역 KBO리거도 아마추어 선수에게는 하늘같은 선배다. 미국과 일본에서는 양산수준으로 쏟아지는 현역 선수들의 노하우 전수 콘텐츠. 한국도 시작해야한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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