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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에 안 들면 다른 감독 찾아" 논란에도 당당했던 클린스만, 사우디 못 이기면 '경질론'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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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박대성 기자] 숱한 논란을 만들어내고 있지만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당당했다. 모든 게 한국 축구를 위해서 하는 일이라며 으름장을 놨다. 하지만 현재까지 결과는 5경기째 무승. 이번에도 못 이기면 경질론을 피할 수 없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13일 새벽(한국시간) 영국 뉴캐슬 세인트 제임스 파크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평가전을 치른다. 그동안 한국에서 홈 경기를 치렀지만 9월에는 유럽 원정을 떠나 두 경기를 준비했다. 앞선 웨일즈와 평가전에선 0-0 무승부였다.

대한축구협회는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이 끝나고 클린스만 감독을 선임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독일 대표팀 시절에 전술적인 역량이 없다는 평가가 있었는데, 미국 대표팀 시절 꽤 좋은 성적을 냈던 안드레아스 헤어초크 감독을 선임했다.

하지만 출발부터 어딘가 심상치 않았다. 파울로 벤투 감독 선임 시절에 김판곤 전 위원장을 중심으로 어떤 축구를 해야할까, 어떤 프로세스로 4년을 준비할까는 고민 끝에 지휘봉을 넘긴 것과 달랐다. 선임 과정부터 물음표가 붙는 일들이 이어졌고, 급하게 전력강화위원장 자리를 넘겨 받은 마이클 뮐러 위원장은 동문서답으로 일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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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음표는 붙었지만, 클린스만 감독의 유려한 인터뷰로 여론은 일단락됐다. 3월에 남미 강호 우루과이와 콜롬비아를 상대로 '센트럴 손'을 꺼내 공격적인 모습도 보였다. 하지만 6월에 페루와 엘 살바도르전에서 색깔없는 모습으로 들쑥날쑥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6월까지 이기지 못한 클린스만 감독은 기자회견을 열어 미디어 앞에 섰다. 짧게는 오는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길게는 2026 북중미 월드컵의 로드맵을 듣는가 싶었지만 코칭 스태프 소개와 그동안 한국 대표팀에서 받은 인상만 나열했다. 어떤 색채를 한국 대표팀에 입힐 거냐는 질문에는 "기다리면 알게될 것"이라며 확답을 회피했다.

일리는 있다. 공개적인 자리에서 향후 구상과 플랜을 모두 공개한다면 자칫 독이 될 수도 있다. 아직 월드컵 예선 단계에 접어들지도 않았고, '허니문' 효과도 남아있기에 기다려 봄직한 일이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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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최근에 행보를 보면, 과연 한국 대표팀 사령탑으로 진정성이 있는지 의문 부호가 붙는다. 그간 외국인 지도자들처럼 한국에 상주해 팀을 꾸리고 고민하는 것처럼 보였지만, 걸핏하면 미국으로 날아가 시간을 보냈다.

최근에는 글로벌 스포츠 매체 'ESPN' 패널로 꽤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손흥민, 김민재 등을 언급하기도 했지만, 리오넬 메시, 해리 케인 등 해외축구 이슈를 열거했다. 더 나아가 프리미어리그 2라운드 토트넘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 승·무·패를 예측하는 모습까지 있었다.

수석코치도 마찬가지다. 헤어초크 코치는 2023-24시즌에 들어가면서 오스트리아 'ESPN' 해설진으로 합류했다. 유럽파를 현지에서 직접 관찰한다는 명분은 있지만, 매주 경기가 있는 해설 준비에 더 많은 시간을 쏟을 수 밖에 없는 그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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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논란에 말문을 열었지만 속 시원한 대답은 아니었다. 한국에 머무는 시간이 많지 않냐는 지적에 "3월과 6월 결과가 아쉬웠지만 긍정적인 부분도 많았다. 능력 있는 코치들과 현대 축구 흐름을 파악하면서 아시안컵을 어떻게 치를지 논의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까지 계획을 이미 세웠다. 9월에 웨일스, 사우디아라비아와 경기하고 10월에는 베트남, 튀니지와 한다. 11월에는 2차 예선, 아시안컵으로 바쁜 일정을 보낼 것이다. 개인적으로 경쟁에서 지는 걸 싫어한다. 이기는 것밖에 생각하지 않는다. 이기고 싶고 결과를 선물하고 싶다"라면서 "한국에서 경기를 많이 봤다. K리그2, U리그, FC서울 U18 오산고 경기도 직접 관전했다. 국내 경기는 차두리, 마이클 김 코치가 보고 유럽에서는 안드레아스 쾨프케, 파울로 스트링가라 코치가 점검한다. 7, 8월은 축구협회와 계약하기 전 합의한 일정들이어서 한국에서 많이 시간을 보내지 못했다. 9월이 지나면 10, 11월은 한국에 머물 것이고 아시안컵 전에 국내파 위주의 훈련도 계획 중이다. 지속적으로 좋은 결과를 고민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고정 관념일 수도 있지만 내가 일하는 방식이 다를 뿐이다. 그래서 오해가 있는 것 같다. 한국에 왜 감독이 없냐는 물음표를 던지고 부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다. 누구의 탓도 하지 않는다. 하지만 난 더 큰 그림에서 생각한다. 차두리, 마이클 김 코치와 많은 통화를 하고 있다. 각 연령별 대표팀 정보도 듣고 있다. 유럽에서 많은 대화를 하고 있다. 현대 축구 흐름, 다른 스포츠의 트렌드까지 익히고 있다. 늘 대표팀에 어떻게 접목하고 발전을 꾀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짚었다.

여기에 "일본은 유럽에서 많이 활동하고 있다. 독일에 일본축구협회 사무실을 두고 있을 정도다. 대한축구협회와도 이런 부분을 고민하고 있다. 내가 보이지 않는다고 쉬는 게 아니다. 난 일을 하고 있다. 외부 스태프 운영도 고민하고 있다. 난 워커홀릭이다. 한국 사람들도 일에 미쳐 있지만 나도 일을 많이 한다. 국제적인 경향을 수용해 어떻게 운영할지 고민하고 있다. 상대팀 분석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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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스만 감독은 "최근에 한국에서 팀 K리그 경기를 관전하고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들과 2차 예선 조 추첨 논의를 하고 미국에 왔다. 일주일 동안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일정이 있었다. 한국 대표팀 감독직을 수락하기 전에 잡혔던 일정이다. 더블린에 간 김에 토트넘 홋스퍼 개막전을 봤고, 김지수(브렌트포드)와 대화를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 대표팀에 완벽하게 집중하지 않았다. 클린스만 감독은 "지금은 다시 LA로 돌아왔다. 유럽축구연맹(UEFA) 풋볼 보드라 유럽으로 일찍 가야 한다. 챔피언스리그 조 추첨식을 보고 유럽파 경기를 볼 예정이다. 프랑스 리옹에서 파리 생제르맹의 경기가 있어 이강인을 지켜볼 수도 있다. 내부적으로 더 논의하고 웨일스 카디프에 합류하겠다"고 설명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6월 A매치가 끝나고 코칭 스태프와 함께 기자 회견을 했고, 앞선 최근에 줌 인터뷰로 자신의 의견을 말했다. 하지만 정작 9월 A매치 명단 발표 기자회견은 없었다. 훈련장과 현장에서 설명을 하면 된다는 게 클린스만 감독 주장이었다. 대한축구협회는 클린스만 감독 의견을 수용했고 "남자 A대표팀의 9월 원정 친선경기 소집선수 명단발표 관련하여 28일 오후 1시경 보도자료 배포 예정"이라고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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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명단 발표 기자회견을 보도자료로만 대신한 건 특수한 상황 뿐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대면이 불가능했을 때 뿐이다. 하지만 그때도 파울로 벤투 감독은 유튜브 라이브를 통해 미디어와 소통하고 의견을 주고 받았다. 이번에는 온라인으로도 9월 명단에 관한 설명을 하지 않았다.

웨일즈전에 이기면 그나마 분위기를 반전할 수 있었지만 현실은 아니었다. 클린스만 감독은 손흥민을 프리롤로 두고 조규성을 최전방에 둔 전술을 썼다. 홍현석과 이재성을 측면에 배치했는데 장점을 전혀 활용하지 못했다. 답답한 공격에 약속되지 않은 무의미한 전방 압박이 계속됐다. 분위기가 좋지 않은 웨일즈를 상대로 오히려 고전하면서 겨우 0-0 무승부를 했다.

한국인 감독 중에 최초로 부임 후 5경기 동안 이기지 못한 불명예 기록을 썼다. 하지만 클린스만 감독은 화려한 언변으로 경기를 포장했다. 웨일즈는 월드컵에 나왔던 팀이었고 잘했다는 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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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에 나온 인터뷰는 논란을 더 가중시켰다. 재택 근무 등 다양한 이슈에 대해 직접 말문을 열었는데, 한국에서 특별하게 할 일이 없고 되려 유럽에 돌아다니는 게 더 생산적일 거라는 궤변이었다. 급기야 "내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른 감독을 찾으면 된다"라며 적반하장식 멘트를 쏟아냈다.

클린스만 감독은 2024년 1월에 모든 걸 제대로 평가할 수 있을 거라고 주장했다. 부임부터 "아시안컵 우승"을 외쳤고 5경기 동안 승리가 없는 지금까지 확신은 변하지 않았다.

하지만 5경기 동안 경기력을 뜯어보면 전혀 납득할 수 없다. 카타르 월드컵 위주로 꾸려졌던 3월 평가전 이후 꾸준히 내리막을 걷고 있다. 9월 평가전 직전, 해트트릭을 했던 주장 손흥민을 포함해 각자 팀에서 맹활약한 황희찬, 조규성, 김민재, 이재성 등은 무기력한 전술 속에서 방황했다. 사우디아라비아전까지 이기지 못한다면 비판을 넘어 경질론까지 불가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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